[FA컵 결승]'독수리' 최용수-'폭격기' 김도훈 "내가 더 절박하다"

윤태석 2015. 10. 2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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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윤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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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말과 표정은 심리를 비추는 거울이다.

빅경기를 앞두고 열리는 기자회견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전략과 전술을 공개할 사령탑은 없다. 하지만 말과 표정에서 사령탑 심리는 살짝 드러나기 마련이다.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가 오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5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을 벌인다. 27일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울 최용수, 인천 김도훈 감독은 신중했다. 최대한 자신의 '패'는 숨기면서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내가 더 절박하다최용수 감독은 비장했다. "작년과 같은 짓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짓'이라는 표현을 썼다.

서울은 작년 FA컵 결승에서 성남FC에 승부차기 끝에 졌다. 최 감독은 "내 판단 미스였다. 많은 팬들을 안방에 불러놓고 소극적으로 했다. 올해는 실수하지 않을 것이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사실 최 감독은 아주 '성공한' 지도자다. 감독 부임 첫해인 2012년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을 거둬 AFC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다. 하지만 작년 FA컵 패배는 큰 아픔이었다. 장소가 홈이었고 상대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지는 성남이었다. 모든 면이 서울에 유리했지만 실패했다. 올해도 비슷하다. 장소가 안방이고 역시 지원이 열악한 인천과 맞붙는다. 올해도 우승컵을 못 들면 결승 트라우마가 생긴다.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인터뷰 금지령을 내리고 조용히 결전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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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더 절박하다` 절박한 두 감독은 과거 대표팀에서도 주전 경쟁을 펼치는 사이였다
사진=중앙 포토DB
김도훈 감독의 절박함도 못지 않다.

김 감독은 최 감독보다 1년 선배지만 감독 데뷔는 늦었다. 올해 처음 지휘봉을 잡았다. 그 과정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인천에 오기 전 그는 챌린지 모 구단 사령탑으로 내정됐다. 하지만 인천이 다급하게 김 감독에게 'SOS'를 쳤다. 당시 인천은 김봉길(49) 전 감독을 석연찮게 내보내고 후임으로 영입했던 이임생 감독(44·현 선전 루비 감독)마저 거부하면서 대혼란에 빠진 상황이었다. 김도훈 감독은 난파 위기에 몰린 인천을 맡으며 지도자 인생을 걸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강등 후보 1순위였던 인천은 승승장구했다. 아깝게 상위스플릿에 오르지 못했지만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FA컵은 다시 오지 않을 기회다. 인천은 구단 역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김 감독은 "우리는 미생으로 시작했다. 결승에서는 완생으로 끝나겠다"고 열망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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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후배 우정은 잠시 접고

김도훈, 최용수 감독은 현역시절 한 시대를 풍미한 특급 스트라이커였다. 최 감독은 '독수리', 김 감독은 '폭격기'로 불렸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는 주전 경쟁을 펼치는 사이였다.
둘은 연세대 선후배다. 김 감독이 89학번, 최 감독이 90학번이다. 최 감독이 1학년, 김 감독이 2학년 때는 룸메이트였다. 김 감독은 "최용수 감독은 선수 때도 확실한 특징이 있어서 대성할 거라 봤다. 지도자로도 배울 점이 많다"고 칭찬했다. 최 감독도 "김 감독님과는 친형제처럼 지냈다. 지도자가 된 뒤 지도 철학도 자주 공유한다. 인천의 악조건을 이렇게 잘 헤쳐나올 줄 몰랐다"며 엄지를 들었다. 우승컵 앞에 우정은 잠시 접어뒀다. 두 감독은 "우승은 양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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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기자회견장에서는 연세대 시절 둘을 가르친 김호곤 협회 부회장도 있었다. 김 부회장은 "좋은 지도자로 성장한 제자들을 보니 기쁘다"며 흐뭇해했다. 누가 이길 것 같냐는 짓궂은 질문에는 "할 말이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ACL 티켓은 누구 손에

FA컵 우승 상금은 2억원이다. 한해 운영비로 100~200억을 쓰는 프로구단들에게 큰 돈이 아니다.

하지만 다른 메리트가 있다. FA컵 우승팀과 K리그 클래식 1~3위 팀에는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진다. 서울은 현재 클래식에서 4위(승점 58)다. 2위 포항(62), 3위 수원(61)과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FA컵 정상에 오르면 클래식의 남은 레이스를 마음 편히 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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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작년 성남의 사례를 보며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 성남은 작년 FA컵 우승 뒤 시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잇따르며 성공한 시민구단의 모델로 자리잡았다. 인천도 FA컵 우승으로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윤태석 기자 yoon.taeseok@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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