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있어요' 백지원 "요즘 진리화 되고 있다" [인터뷰]

신상민 기자 2015. 10. 2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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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있어요 인터뷰 백지원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식상하지만 ‘혜성처럼 등장한’이라는 말이 백지원에게 어울린다. 2014년 ‘밀회’를 시작으로 ‘떴다 패밀리’ ‘풍문으로 들었소’에 이어 ‘애인있어요’까지 끊임없이 시청자들을 찾는 배우다. 더구나 적지 않은 시간을 연극배우로 내공을 쌓은, 내실이 튼튼한 배우가 바로 그다.

‘애인있어요’는 기억을 잃은 여자가 죽도록 증오했던 남편과 다시 사랑에 빠지는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와 절망의 끝에서 운명적으로 재회한 극과 극 쌍둥이 자매의 파란만장 인생 리셋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극중 백지원이 연기한 최진리는 최진언(지진희)의 배다른 누나다. 전처 소생인 그는 미스코리아 출신 새 엄마와 서로 후계자 자리를 놓고 암중모색을 하는 인물이다. 무엇보다 빠른 말에 남의 기분 따위 안중에도 없는 막말을 일삼는다.

진리라는 캐릭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백지원은 되도록이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은 채 연기를 하기로 다짐했다. 그가 바라본 진리는 남을 배려하는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생각나는 대로 말하는 인물”이라고 느껴졌다. 물론 나름의 배려를 한다. 하지만 “마치 배려하는 듯 보이지만 일반 사람과 다른 방식으로 자기 나름의 배려”이기 때문에 자기 중심적인 모습을 보인다.

진리라는 캐릭터는 흐름과 상관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할할 때 많다. 연기도 결국은 흐름이다. 배우와 배우가 서로 주고 받는 맛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런 부분이 어렵다고 고백을 했다. 또한 흐흡을 깨는 대사가 많아 대사를 외우기도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더불어 “한 번 말을 하면 보통 대본에서 4줄 이상 이야기를 해 외우기가 어렵다”며 “다행히 작가님이 리듬감 있게 써주셔서 잘 살려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심히 외우기 위해서 쓰기도 하고 녹음을 해서 듣기도 하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털어놨다.

무엇보다 그는 자신이 “진리화 되고 있다”고 말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극 중 진리와 배우 백지원은 비슷한 점이 많다. 그는 격이 없이 오래 지낸 친구를 만나면 진리처럼 말할 때 톤이 높아진다. 또한 빠르게 말하는 진리처럼 친한 친구만 만나면 평소 느긋했던 말투가 빨라진다. 그렇기에 그는 “이런 부분들은 나에게서 가져온 것들이다”고 했다. 반면 꼭 하나 가지고 가려는 부분도 있었다. 바로 사람을 위에서 아래로 보는 시선이다. 모든 사람을 깔보는 진리의 태도가 바로 백지원의 이런 설정에서 탄생한 것이다.

분명 진리의 행동을 보면 ‘밉상’이다 하지만 때로는 그 누구도 던지지 못하는 돌직구를 서슴없이 내뱉는 그이기에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준다. 백지원 역시 “대놓고 이야기한 인물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시청자들이 진리를 통해 통쾌함을 느끼는 이유를 설명했다.

진리는 “무서울 것도 없고 겁날 것도 없는 인물”이다. 자신 앞을 가로 막으면 수를 써서라도 치우면 되는 그런 사람이다. 그렇기에 백지원은 “누구에게든 막하기 때문에 설리에게는 속이 시원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 못 되게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진리는 속 시원한 성격이면서도 밉상인 셈이다. 다만 속 시원한 성격이 “나쁜 부분을 중화시켜주는 느낌”이다.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백지원 역시 진리처럼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경우에 따라서 직설적으로 말을 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특히 일을 하는 부분, 공연을 할 때는 직설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편이다.

“불필요한 배려라고 생각해요. 상대방을 배려하기 위해서 돌려 말하는 순간 잘못 전달 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편이에요. 답이 확실히 올 수 있게 선명하게 말을 해요.”

드라마 속 인물들은 각자의 사연으로 인해 마냥 나쁘다고 할 수 없다. 그렇기에 백지원은 “대본을 볼 때, 연기할 때, 배우 입장일 때, 시청자 입장일 때 네 단계로 나눠서 드라마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설리(박한별)라는 인물도 각자의 가치를 향해 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과정이고 진원(지진희)과 해강(김현주) 역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설리 뿐 아니라 모든 인물이 지키려는 것뿐”이라고 전했다. 자신의 것을 지키려는 욕망이 각 캐릭터마다 사랑이라는 조건으로, 물질, 명예, 비밀 등으로 주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물론 소재 자체는 누가 봐도 '막장' 그 두 단어로 표현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는 “진리가 말한 대사 중에 ‘내가 하면 사랑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라고 한다”며 “어떤 인물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사랑이다 아니다가 아니라 동의할 수 있는지 아닌지가 결정되는 드라마인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더불어 “그런 의미로 불륜 드라마다 아니다가 보다는 이런 점들을 중점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사랑이라는 게 어떤 사람 입장에서 행복한 일인데 사실 지옥과 천국이 같이 와요. 사랑을 하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 때 오는 지옥, 사랑하는 이가 떠날 때 오는 지옥을 마주해요. 하지만 누구나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그런 과정을 겪으며 인생을 살아가요. ‘애인있어요’는 그런 부분을 미세하게 열어서 보여줘요.”

백지원이 맡은 캐릭터들은 결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결국 욕망에 집중하는 인물들이다. 이에 대해 그는 “욕망이 없는 인간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단지 사람이 욕망을 이루고자 할 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배우 백지원의 욕망은 오랫동안 연기를 하는 것이다. 그는 “드라마 경력이 많지 않은데 앞으로도 다양한 걸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그렇기에 오랜 연극 생활을 했음에도 과감히 드라마에 도전을 했다. 과감한 도전 안에는 백지원의 연기에 대한 욕망이 잠재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결코 급하지 않다. "빠르게 가는 배우보다는 느리게 천천히 가는 배우"가 되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여러 작품을 하기 보다는 한 작품에 모든 것을 쏟아 부으며 한걸음씩 내딛는 중이다.

끝으로 “지금처럼 양념이 많은 연기가 아니더라도 많이 봐주고 응원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리고 “좋은 배우가 많으니까 시간이 되면 공연도 많이 봐주면 좋겠다”고 오랜 시간 자신이 몸 담았던 연극계를 챙기는 살뜰함을 보이기도 했다.

“앞으로가 궁금해지는 드라마라는 생각이 되요. 어떤 사람 입장에서 인물을 보느냐에 따라서 내가 느껴지는 부분 많기 때문에 그런 부분 중점으로 보면 섬세한 감정의 결을 느낄 거에요. 동조를 못하지만 이해되는 부분 있을 거라 생각해요. 채널 돌리지 말고 봐주세요.”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사진=SBS]

백지원 | 애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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