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간 문재인 "대구 시민들이 막아주면 대통령도 국정교과서 포기할 것"

2015. 10. 2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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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대구지역 역사학자들과도 간담회…“국정화 추진 말도 안돼” 한목소리

“대구 시민들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안된다고 하면 박근혜 대통령도 포기할 것이다. 그래서 저는 영남지역 여론이 중요하다고 본다. 저희도 총력을 다해서 막겠다. 대구 시민들도 함께 막아주셔야 한다.”

23일 오후 3시30분 대구 중구 동성로 야외무대 앞에 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말했다. 동성로 야외무대 주변에는 대구시민 200여명이 모여 있었다. 대학생들로 보이는 젊은 청년들이 길을 가다 문 대표를 보고 신기한 듯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문 대표는 잠시동안 사람들과 악수를 하며 국정교과서 도입 반대 서명을 직접 받았다.

앞서 문 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구 중구 서성로의 한 커피숍에서 대구지역 역사학자들과 간담회를 했다. 이병휴 임병훈 경북대 사학과 명예교수, 김무진 계명대 사학과 교수가 참석했고, 사회는 이정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명예교수가 맡았다. 새정치연합 대구 수성갑 지역위원장인 김부겸 전 의원, 조기석 새정치연합 대구시당 위원장 등 대구시 새정치연합 관계자들이 함께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대구지역 사학과 교수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병휴 교수는 영국의 세계적 역사학자인 에드워드 카의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한국사 교과서를 한 개로 통합한다는 것은 다양한 역사 사관을 하나로 묶겠다는 것이다. 결국 북한처럼 (교과서 국정화를) 하겠다는 것인데 상식과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아이들에게 패배주의를 가르치면 안 된다는 말도 하는데 역사는 밝은 전망과 훌륭한 것만 가르쳐서는 안 된다. 장밋빛 미래뿐만 아니라 패배도 가르쳐야 한다. 과거를 거울삼아 현재를 바꿔 나가야 하는 것이 역사다”라고 강조했다.

임병훈 교수는 “국가가 역사에 대한 교육과 인식을 일괄적으로 통제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제시대나 유신정부 시절에나 하던 일이다. 교과서 국정화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했다.

김무진 교수는 “지금 사람들은 기존의 한국사 검인정 교과서가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도 모르고 있고 마치 허상과 싸우고 있다. 새정치연합에서 전문가를 모아놓고 기존 검인정 교과서를 분석해서 (정부의 논리가 맞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는 “다행히 국정교과서에 대한 반대 여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역사학자들의 반대 목소리와 집필 거부가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대구도 원래 찬성 여론이 높았지만 점점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부겸 전 의원은 “대구도 박 대통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한다고 하니까 (처음에는) 일단은 고개를 끄덕이고 있지만, 지금은 (대구가) ‘정말 먹고살기 힘든 도시인데 이런 의미 없는 일을 해야 하냐’는 이야기도 많이 듣고 있다. 세 분의 역사학자가 이야기했듯이 역사를 하나의 잣대로 보는 것은 안된다”고 지적했다.

글·사진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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