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가다 죽고 매 맞아서 죽기도.." 선감학원 생존자들 '섬의 비극' 증언

2015. 10. 2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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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경기도의원·안산 부시장 현장조사

1982년 전까지 부랑아들 보호시설
경찰이 부모 있는 10대도 강제납치
인권유린 등 피해 탈출하다 죽기도
생존자 “묘역 정리·추모공원” 호소

“국가와 경기도가 할 일을 왜 이분들이 하는가….”

22일 오전 10시 경기도 안산시 선감동 경기창작센터 1층에서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대운 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광명2)이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라며 옛 선감학원 생존자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정 위원장 등 경기도의회 예결위 소속 여야 의원 5명과 이진찬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장, 최원호 안산부시장 등이 ‘담장 없는 감옥’으로 알려진 선감도 선감학원(<한겨레> 10월5일치 19면) 현장 조사 및 생존자와 주민들 의견 청취(사진)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류규석 선감학원 원생 출신 생존자회 회장을 비롯해 생존자 6명과 최병호(59) 선감18동 통장 등 선감도 주민들도 참석했다.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 부랑아 보호시설로 운영됐다. 해방 이후인 1954년 경기도로 이관 운영되다 1982년 폐쇄됐다. 이사이 ‘부모 등의 연고자가 있는데도 경찰에 의해 강제 납치된 10대 청소년들이 인권유린과 배고픔을 피해 섬을 탈출하다 숨진 사실’이 최근 생존자들 증언으로 비로소, 그리고 낱낱이 드러났다.

정 위원장은 “아픈 역사의 현장이 이렇게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 깊은 상처를 안고 있는 생존자들이 동료들의 무덤을 관리하도록 경기도는 무엇을 했나. 지나온 역사를 바로잡지 않으면 미래도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들은 이어 1㎞ 떨어진 선감학원 원생들의 공동묘지로 이동해 현장을 둘러봤다. 예결위 여당 간사인 남경순 도의원(새누리당·수원1)은 “문화유산으로 보존해 역사에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선감학원 일부 생존자들은 울먹이며 “죽은 동료들의 방치된 묘역 관리와 함께 이들을 돌볼 생존자들의 쉼터라도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선감도 어촌계장인 주민 장국순(52)씨는 “친구 애들도 도망가다 죽고, 매 맞아서 죽기도 했다. 묘역을 정리하고 이를 기억할 공원을 조성했으면 하는데 혐오감을 줄 수 있는 납골당은 주민들이 반대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우선 사실조사를 한 뒤 묘역을 정비해 위령탑을 세우고 선감도의 자연환경에 맞춰 이를 기억할 수 있는 문화적 공간 조성이 가능한지를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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