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주완으로 농후해지고 싶어요"(인터뷰)

2015. 10. 1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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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수염과 상투를 내려놓으니 '화정' 속 강인우와 상반된 느낌을 풍겼다. 드라마가 종영한 뒤 부족한 잠도 자고 미뤘던 청소도 하고 주말에 친구들도 만났단다. 이연희, 공명과 함께 엄효섭 주연의 '엄사장은 살아 있다'도 관람했다며 일상 얘기를 터놓았다. 묵직했던 인우는 오간데 없고 자유분방한 남자로 돌아왔다. 배우 한주완 이야기다.

한주완은 지난달 29일 종영한 MBC '화정'에서 강인우와 한몸이 돼 연기했다. 세도가의 아들로 장안의 여인네들이 흠모하는 상미남이지만, 나름의 아픔을 간직한 인물이었다. 정명공주를 연모했지만 이뤄질 수 없었고, 대의를 위해 부자간의 천륜도 버려야 했다. 광해, 인조, 효종까지 역사적 인물이 즐비한 사극에서 아버지 강주선(조성하)과 함께 가상 인물로 등장했다.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실존 인물이 꾸려가는 전개 속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야 한다는 부담도 들 법 했다.

"정명에 대한 사랑을 얻지 못할 뿐 아니라 아버지의 삶을 부정하면서 자란 탓에 혼란스러워 해요. 마음이 왜곡돼 뜻에 반하는 행동을 하게 되는데 그 부분이 연기하기 가장 어려웠어요. 가상인물이어서 어떤 측면에서는 자유로웠지만 어떤 면에서는 풀지 못한 부분이 있었죠. 초반부터 아버지와 대립하다가 중후반부터 아버지와 뜻을 함께하기로 비쳤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심리를 쫓아가기 어려웠던 것 같아요."

가상인물이든 아니든 경험해 보지 못한 삶을 표현해내야 한다는 것. 모두 어렵기는 매한가지지만 오히려 허구의 인물이어서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었다고 했다. 기구한 운명을 겪은 강인우는 분명 연기하기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홍주원(서강준)을 대신해 아버지가 쏜 총에 맞아 죽음을 맞은 마지막 장면까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대본이 나오기 전까지는 아예 몰랐어요. 죽는 순간 몸을 평온하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죽기 직전의 사람인 만큼 몸과 마음을 자유롭게 하려고 했죠. 아직도 인생의 한이 있는 것처럼 죽으면 안 되니까요. 강준 씨와 연희 씨가 리액션을 잘해줘서 평온하게 있어야 하는데 순간 울컥하긴 하더라고요."

한주완은 연기에 대해 시종 아쉬움을 내비쳤다. 물론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는 배우는 손에 꼽을 정도일 테지만, 50부작의 대장정 속 호연을 보여준 것치고는 겸손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50부작의 긴 호흡을 소화한다는 건 지구력을 요구하는 일이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아쉬웠어요. 체력적으로 소모되다 보니 정신적으로도 힘들었어요. 만족하는 장면도 있고 불만족스러운 정면도 있고 반반이에요. 그래서 아쉽고. 한편으로는 개선해야 할 점을 발견하곤 해요. 다시 강인우로 돌아간다면 좀 더 자유롭게 연기하고 싶어요."

한주완은 KBS '왕가네 식구들'(2013)로 브라운관에 정식 데뷔했다. 안방극장에 발을 들인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사극 경험만 3번째다. '조선총잡이', '간서치열전', '화정' 모두 서자 역할만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내가 불쌍해 보이나 보다"며 웃음 지었다.

"하다 보니 연달아 3번이나 하게 됐네요. 특별히 사극을 더 선호해서가 아니라 좋은 이야기에 호감을 느낄 뿐이에요. 그때그때 이야기에 매력을 느껴서 하다 보니 3번이나 하게 됐죠. 강인우는 멋있고 매력 있고 섹슈얼한 매력도 있어서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고 서자로서의 페이소스가 저를 독하게 했어요. 세 드라마 모두 서자였는데 불쌍해 보이나 봐요. 차기작은 현대물을 찍고 싶어요."

한주완은 학생이던 28살 때 단편 영화와 독립 영화에 출연했고 서른 살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안방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시청률 50%에 육박한 '왕가네 식구들'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는 굵직한 작품을 거치며 탄탄대로의 길을 걷고 있다. 데뷔는 늦은 편이지만, 비교적 빨리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하고 싶은 역도 많고, 앞으로 할 역할도 많은 한주완의 목표가 궁금해졌다.

"인기를 위해 연기를 하는 건 아니에요. 늘 좋은 작품을 하는 게 바람이죠. 목표가 있다면 배우 한주완으로 농후해지고 싶어요. 시청자와 관객이 배우 한주완을 찾아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겠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고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찾아서 봐주시면 난리 나는 일일 것 같아요. 그게 제 목표예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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