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다일이 노래하는 이유 (인터뷰)

박수정 2015. 10. 1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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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박수정 기자]

양다일

양다일은 당황할 정도로 솔직했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꿈도, 어린 시절 가난한 집안으로 열등감 생겼다는 고백도, 사랑보다 이별 이야기를 더 노래하고 싶다는 말도, 틀에 갇히지 않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했다. 그래서인지 양다일의 노래는 진심이 느껴진다. 양다일은 이제 ‘널’이라는 데뷔곡을 발표한 신인 가수이지만, 소속사 브랜뉴뮤직이 자신하는 실력파. 지난 해 프로듀서 정키의 정규앨범 수록곡 ‘잊혀지다’와 ‘이토록 뜨거운 순간’으로 화제를 모았던 양다일은 올해 가수로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지난 3월 정키와 함께한 싱글 ‘우린 알아’, 5월 강민희(미스에스), 산이와 함께한 ‘놀이’를 발표했다. 이제 양다일은 피처링이나 프로젝트 싱글이 아닌 진짜 자신만의 목소리를 담은 ‘널’을 시작으로 자신의 감성을 전한다. 솔직한 양다일의 말을 곰곰이 듣고 있노라면, 이 남자가 노래하는 이유가 와 닿는다.

Q. ‘널’은 양다일 혼자서 내는 진짜 데뷔 싱글이다. 컴백 소감이 어떤가?
양다일 : 여태까지 다른 아티스트나 피처링으로 나왔을 때도 설레고 기뻤는데 이번에는 덤덤했다. 후련했다. 기쁘거나 설렌 느낌이 없었다.

Q. 덤덤했다니 의외다.
양다일 : 의외다. 사실 전에 나왔던 곡들 중에 작업한 곡들이 있었는데 항상 정키 형이나 같이 했던 적이 많았다. 이번에는 온전히 제 자식같은 작품이다 보니까 아끼던 곡이었고, 준비를 많이 했다. 그래서 그런지 후련한 느낌이 들었다. 준비하자마자 바로 나왔으면 벅차고 설렜을 텐데 언제 나오나 싶었던 곡이어서 후련했다.

Q. 데뷔곡으로 ‘널’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양다일 : 사실 정규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다. 정규 앨범 전에 선공개로 내고 정규를 발표하려고 했다. 그런데 너무 섣부르게 판단을 해왔던 것 같아 정규 앨범을 엎었다. 정규 앨범에 들어갈 12곡 중 1번 트랙이 ‘널’이었다. ‘널’을 시작으로 스토리를 맞추려고 했다. 싱글 준비를 하다보니까 ‘널’이 그냥 1번 트랙으로 들어가기엔 아까웠다. 새로운 곡을 가을 무대에 맞게 뽑아내기보다 ‘널’을 먼저 내고 싶었다.

Q. ‘널’이란 곡을 상당히 좋아하는 것 같다.
양다일 : 스스로 혼자 듣고 울 정도로 아꼈던 곡이다. 실제 이야기를 담았다.

Q. 사랑보다 이별 이야기를 더 잘 쓴다고 들었다.
양다일 : 사랑 이야기를 안 써봤다. 개인적으로 사람들이 기쁜 기억보다 누군가에게 상처받거나 힘들고 아팠던 기억 자체가 많이 남는다. 그 기억은 평생 없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저뿐만이 아닌 대중이 갖고 있는 아픔을 음악으로 같이 공유하고 싶은 느낌이다. 그렇게 나도 아파봤고, 아픈 것을 다른 사람들도 공감할 거라 생각했다.

Q. 그렇다면 잘 기억하지 못하는 기쁜 기억을 노래로 남겨놓는 것은 어떤가.
양다일 : 그런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달달한 이야기를 쓰기에는 그런 기분도 안 들고, 연애 안 한지도 오래 됐고, 엄청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쓰게 될지도 모르겠다.

Q. 이별 경험이 생생한가.
양다일 : 이별 경험은 돌이켜보면 아직도 생생한다. 속상하거나 힘들었던 마음은 없어졌어도 돌이켜봤을 때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졌던 순간만큼은 생생하다. 영화 같은 것만 봐도 이입도 잘 되고 그런 것에서 테마를 많이 얻는다. 테마를 정해놓고 작업을 할 때 꽂혀 있는 멜로디 어절에 맞게 문장을 만들고 이런 식으로 작업한다.

양다일

Q. 언제부터 노래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나?
양다일 : 고등학교 3학년 때 노래를 시작했다. 그전에는 친구들과 노래방을 가도 가창을 뽐내는 노래를 부르지도 않았고, 그냥 애들 놀 듯이 아이돌 노래를 즐겁게 많이 불렀다. 친구들도 내가 노래를 잘하는 줄 몰랐다. 나도 몰랐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알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진로를 선택할 때 공부로는 대학을 못갈 것 같아서 어렸을 때 오래 쳤던 클래식 피아노를 생각해 음악을 하자고 했다. 실용음악학원에서 재즈 피아노를 쳤다. 피아노를 배우던 중 선생님께서 내 피아노로는 대학을 못 간다고 하더라. 하하. 난 재수, 삼수는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그럼 뭘 해야 하냐고 물으니 선생님이 그냥 흘러가는 말투로 남자니까 보컬이나 드럼을 해보라고 하더라. 선생님은 그냥 던졌는데 크게 와 닿았다. 어린 마음에 혹했다. 어렸을 때 꿈꿔볼 수 있는 로망이니까 노래를 해볼까하는 마음에 전공을 옮겼다. 막상 옮기고 나서 보니까 학원 내에서 모의고사를 봐도 1등도 하고, 노래에 소질이 있다고 느꼈다. 그해 수시에 운 좋게 붙어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오게 됐다.

Q. 1등도 했으니, 자신의 가능성을 많이 느꼈겠다.
양다일 : 그때 모의고사를 보면 항상 1등을 했다. 어려서 머리가 너무 커졌다. 좋은 학교도 수시로 붙어버리니 머리가 컸다. 그때 당시에는 내가 대학 진학해서 바로 떠서 가수가 되고 유명해질 줄 알았다. 막상 대학교를 오니 동기, 형들이나 누나들이 다 노래를 너무 잘한다. 대학교를 가서 현실의 벽을 봤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때 정키 형, 임세준 형이랑 친해졌다. 학교에 노래 잘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기회가 잘 안 닿는다.

Q. 대학 진학 후 20대 초반에 고생을 많이 했다고.
양다일 : 누구나 자기 자신은 다 힘들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 안에서 고생했다는 걸 말하는 것뿐이다. 난 선천적으로 열등감이 있다. 집안 형편이 많이 안 좋아서 어렸을 때부터 누리고자 했던 것을 못 누리고 자랐다. 마음껏 못 먹고 자랐다. 항상 그런 부분에 열등감을 생기게 했던 가정환경이었다. 부모님을 원망하는 건 절대 아니다. 열등감을 갖고 자라다보니까 열등감이 독기로 변하고, 독기가 원천이 돼 만약 무산이 되면 어떻게든 성공해야지 하는 마음 하나로 돌아다녔다.

Q. 스스로 열등감이 있다고 말했다.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양다일 : 완벽하게는 몰라도, 어느 정도는 내가 나를 볼 수 있는 시야는 생긴 것 같다. 노래를 발표하면서 다시 한 번 느꼈다.

Q. 열등감 말고 양다일의 장점은 뭔가.
양다일 : 음…….. 장점인지는 모르겠는데 사랑을 하거나 이별을 하거나 나는 그 감정선이 깊은 것 같다. 사랑을 할 때 푹 빠질 수 있고, 이별을 할 때 그 아픔을 크게 느끼는 것에 감사하면서 산다. 그 부분이 제가 노래를 하든 곡을 쓰든 가사를 쓰든 장점이 되는 것 같다.

Q. 양다일 보컬의 매력은?
양다일 : 저를 아는 분들은 양다일이라는 보컬이 노래를 잘한다고 안다. 고음도, 기교도 잘 한다고. 특히 남자들이 그렇게 생각을 한다. 사실 나는 고음을 안 좋아한다. 고음을 싫어할 정도로 안 좋아한다. 나보다 노래를 잘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다. 그중에서 제 장점을 꼽자면, 내가 쓴 가사에 있어서 전달력은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가사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 방해 요소를 없애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어떻게 하면 이 가사가 극대화돼 와 닿게 들을 수 있을까. 노래도 그런 식으로 연습을 많이 한다. 노래에 담긴 메시지를 전달에 노력한다.

양다일

Q. 학창시절 축구선수였다가 고3 때 노래의 길을 선택했다. 진정으로 노래를 자신의 길이라고 생각한 순간이 있나?
양다일 : 노래말고는 내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냥 길을 생각지도 못하게 나는 내 삶을 걸어왔다. ‘노래가 내 길이구나’ 생각하지 않았다. 고뇌 같은 것을 잘 안한다. 내 감정에만 충실하고 감정선에서만 조금 솔직해지려고 했다. 인생에 대한 설계를 하지 않는다. 정신 차리고 보니 정키 형이랑 친해지고, 정키 형과 노래를 불렀고, SNS에서 화제가 되고, 브랜뉴뮤직에 왔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지금이다.

Q. 본인한테 솔직한 스타일 같다.
양다일 : 나 자신한테라도 솔직해야지. 살면서 거짓말도 많이 하고 사는데.

Q. 작곡은 언제부터 했나?
양다일 : 작곡은 피아노를 치면서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노래를 들으면서 피아노를 혼자 치면서 시작됐다. 가장 처음 작곡한 게 3월에 나온 ‘우린 알아’다. 2012년에 썼던 곡인데 그때 나오게 됐다. 지금 하드디스크에는 50곡이 있다. 그중에서 쓸만한 게 많지 않다. 하하.

Q. 싱글에는 캔들과 함께 부른 ‘스테이 위드 유(Stay with you)’도 수록됐다.
양다일 : 캔들 형이랑 회사 내에서 좀 친한데 자주 어울렸다. 그 형도 앨범을 준비 중에 있다. ‘스테이 위드 유’는 원래 크러쉬랑 캔들 형이 했던 곡이다. 크러쉬가 부른 버전을 듣고 되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그 곡이 앨범 색깔을 고려해 앨범에 못 싣게 됐다고 하더라. 형한테 이 아까운 곡을 버릴 것이냐고 달라고 했다. 형이 알았다고 대신 랩은 자기가 하겠다고 해서 탄생됐다. ‘널’ 이라는 노래만 내기에는 상반되면서 무드는 엇나가지 않는 곡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둘을 놓고 보니 맞더라. 내 이미지에 있어서도 오히려 좋은 그림이 되겠다 싶었다.

Q. 많은 노래 장르 중에 알앤비에 대한 적성은 어떻게 찾았나?
양다일 : 어렸을 때부터 그런 음악을 좋아했다. 알앤비도 종류가 되게 많은데 완전 어렸을 때, 중고등학교 때부터 팝을 많이 들었다. 90년대 블랙 가스펠이라고 해도 될 장르를 좋아했다. 브라이언 맥나잇, 에릭 베넷 등 팝 알앤비도 좋아했다. 리듬 있는 알앤비를 좋아하고, 뮤직 소울 차일드라는 가수의 노래를 듣고 연습을 많이 했다. 많이 불렀다.

Q. 최근에 꽂힌 가수는 누구인가.
양다일 : 지금 현재는 크리스 브라운 또 크러쉬, 바빌론 형님, 범키 형 좋아한다. 범키 형은 브랜뉴뮤직을 오게 된 이유다. 브랜뉴뮤직에 나 좀 써달라고 메일을 보냈다.

Q. 브랜뉴뮤직이 왜 좋나.
양다일 : 브랜뉴뮤직의 매력은 회사 내 분위기가 자유롭다. 나는 다른 회사에 있는 친구들도 많고, 아티스트 친구들도 있고, 연습생 생활도 했었는데 브랜뉴뮤직이 모든 곳을 통틀어서 제일 편한 곳이다. 제약이 많이 아예 없다.

Q. 회사 내에서 보고 배운 사람이 있나.
양다일 : 따로 만나 배웠다기보다 회사에 와서 회사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많이 들었다. 혼자 음악을 들으면서 느낀 부분이 많다. 버벌진트 형, 산이 형, 범키 형님한테서도 느꼈다. 제 정규앨범에 형님들 도움을 받는 것이 소망이다.

Q. 정규앨범은 언제로 계획 중인가.
양다일 : 내년을 생각하고 있다. 섣부른 것 같아서 그 전에 미니앨범을 내려고 하고 있다.

양다일

Q. 궁극적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나.
양다일 : 한국에서는 힙합, 알앤비 장르 자체가 예전보다 많이 주목받고 있다. 주목받게끔 이끌어나가는 아티스트도 많다. 알앤비 장르에도 종류가 많고, 크러쉬도 있고 포티, 정키 형 등 장르별로 다양하다. ‘이런 스타일의 이런 노래는 양다일이지’라는 말을 듣고 싶다. 어느 쪽에 속하지 않은 양다일 스타일을 만드는 것이 내 꿈이다. 아직 많이 남았다.

Q. 사람으로서는?
양다일 : 사람으로서 꿈은 부자다. 하하. 내 꿈은 내 자식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내가 너무 가난하게 살아서 내 자식이 금수저 물게 하고 싶다.

Q. 어렸을 때 경험이 지금 가수에 도움이 된 것이 있나.
양다일 : 내 음악 성향이나 내가 좋아하는 가사 어휘라든지 이런 것을 영화를 보면서 많이 느꼈다. 영화, 만화를 많이 본다. 오글거리는 말들, 허세 같은 대사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예를 들면 영화 ‘바닐라 스카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 ‘이터널 선샤인’ ‘이토록 뜨거운 순간’ 등의 영화를 좋아한다. 한 번 볼 때 10번씩 본다. 대사를 매순간 기억할 수가 없어서 이 장면에서 이 배우가 어떤 대사를 했는지 알고 싶어서 또 본다. 그 순간에는 공감할 수 없었던 장면들이 시간이 지나서 어떤 사랑을 하고 나면 공감되는 부분이 생기더라. 보면 볼수록 받아들여지는 게 다르구나.

Q. ‘널’로는 어떤 활동을 계획 중인가.
양다일 : 방송 활동은 안할 것 같다. ‘널’ 음원만 내고 다음 것을 준비하겠다는 생각이다. 기회가 된다면 미니앨범을 내고 나서 지금보다는 활동이 생기지 않을까. 이번 것은 일종의 선전포고다.

Q. 아직 양다일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에게, ‘널’을 듣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양다일 : ‘널’이라는 내 자식 같은 노래가 재조명을 받기 위해서라도, 이 노래가 다시 재조명될 때까지 이 곡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할 것이다. 실망시켜 드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열심히 할 것이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브랜뉴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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