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5일 만에 두 자리 득점, 이승준도 SK도 웃다

손동환 2015. 10. 1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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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4 SK 이승준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이승준도 SK도 웃었다.

서울 SK는 지난 1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에서 창원 LG를 80-68로 격파했다. SK는 이날 승리로 6승 6패를 기록했다. LG(2승 10패)를 7연패의 늪으로 몰아넣었다.

데이비드 사이먼(205cm, 센터)이 골밑을 장악했다. 사이먼은 31분 27초 동안 29점 4리바운드 2스틸에 2개의 블록슛을 기록했다. 드워릭 스펜서(188cm, 가드)는 3쿼터에만 12점 4어시스트 3리바운드를 기록해 SK의 주도권에 보탬이 됐다.

SK는 이날 걱정을 안고 경기를 치러야 했다. 김민수(200cm, 포워드)의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기 때문. 김민수는 지난 11일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목을 다쳤다. 정밀검사 결과 큰 이상은 없었으나, LG전에서 100%의 경기력을 장담할 수 없었다.

문경은(44) SK 감독은 이승준(205cm, 포워드)을 선발 파워포워드로 보냈다. 이승준은 사이먼과 호흡을 맞추는데 주력했다. 이승준은 탑이나 하이 포스트에서 사이먼에게 쏠린 수비를 분산했다. 사이먼이 자신에게 볼을 주자, 이승준은 3점포로 첫 득점을 만들었다.

이어, 이승준은 탑에서 페인트 존으로 볼을 넣었다. 사이먼은 이승준의 볼을 받아 훅슛으로 마무리했다. 이승준에게 감사의 손짓을 전했다. 박승리(198cm, 포워드)가 포스트업을 실패했으나, 이승준은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득점으로 박승리의 야투 실패를 덮었다.

이승준은 1쿼터 6분 6초 동안 6점 3리바운드(공격 리바운드 2)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공격 외에도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 등 궂은 일에도 힘을 쏟았다. 소임을 다하고 김민수에게 바통을 넘겼다. 문경은 감독은 이승준을 박수로 맞이했다.

이승준은 2쿼터 시작 1분 38초 만에 나왔다. 김민수와 함께 페인트 존을 지켰다. 파워포워드와 센터를 번갈아 소화한 이승준은 스펜서에게 스크린을 계속 갔다. 스펜서와 2대2를 통해 쉬운 공격 패턴을 만들었다. 2쿼터에는 5분 56초 동안 6점 2리바운드(공격 리바운드 2)를 기록했다. 전반전에 이미 두 자리 득점(12점)을 달성했다.

3쿼터에는 25초만 코트에 나왔다. 3쿼터에도 3분 4초만 코트를 밟았다. 그러나 이승준의 역할은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이승준의 이날 역할은 김민수의 부담을 더는 것. 김민수는 이승준 덕분에 마음 놓고 30분 이상을 소화했다.

이승준은 이날 15분 31초 동안 12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014년 1월 17일(vs. 안양 KGC인삼공사 : 20점 12리바운드 2스틸) 이후 635일 만에 두 자리 득점을 기록했다. 부상 복귀 후 처음 두 자리 득점이기도 했다.

2014년 1월 17일은 이승준의 부상일이기도 하다. 이승준은 경기 종료 5분 44초 전 백코트하다 갑자기 쓰러졌다. 아킬레스건 파열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그 날부터 2014~2015 시즌까지 한 번도 코트에 나오지 못했다.

이승준은 원주 동부에서 방출됐다. 그러나 이승준의 가치는 높았다. 205cm의 장신에 뛰어난 운동 능력을 지녔기 때문. SK는 계약 기간 1년에 보수 총액 3억 6,200만 원의 조건으로 이승준을 잡았다.

이승준은 의지를 불태웠다. ‘동생’ 이동준(200cm, 포워드)과의 호흡도 기대했다. 하지만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았다. 1년 넘게 실전을 치르지 못했고, 이로 인해 실전 체력과 경기 감각이 떨어졌기 때문. SK 농구에도 쉽게 녹아들지 못했다.

하지만 문경은 감독은 조급하지 않았다. 문경은 감독은 “1년 반 동안 쉬었는데, 어떻게 갑자기 잘 하기를 바라겠느냐. 지금 어중간하게 뛰는 것은 본인한테 손해다. 뛰는 농구가 강점이기 때문에, (김)선형이가 돌아왔을 때 같이 뛰게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며 이승준의 활용 방안을 이야기했다.

이승준의 역할은 한정적이다. 그러나 한정적인 역할을 소화하는 것도 쉽지 않다. 문경은 감독이 말한 것과 비슷한 이유다. 하지만 이승준은 코트에 있는 시간 동안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635일 만에 두 자리 득점을 기록했다. 열심히 뛴 이승준은 웃었고, SK 역시 열심히 뛴 이승준의 활약에 웃을 수 있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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