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먹기 힘들어지나..전주시 단속 '고심'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붕어빵·어묵·호떡….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길거리 간식들이다.
골목의 포장마차에서 파는 '붕어빵'은 대게 빵에 들어가는 단팥의 적고 많음이나 쇠틀에 굽는 시간 차이 등에 따라 맛이 제각각이다.
그럼에도 약속이나 한 듯 동네마다 꼭 한두 군데의 소문난 곳은 줄을 서서 기다리는 '대박집'도 있기 마련이다.
요즘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이들 '서민 간식'이 제철을 맞았다.
모락모락 나는 김을 쫓아 포장마차에 들어서는 것은 아이 손을 잡고 산책 나온 동네 아주머니뿐이 아니다.
수업 후 집으로 가는 출출한 학생에서부터 점심을 놓친 직장인, 술 한잔 걸친 아저씨들까지 늦은 오후부터 밤까지 들락거린다.
그렇게 하나 둘 발길이 몰려드는 포장마차는 잠시 떠들썩한 사랑방이 되기도 한다.
뜨거워야 제맛인 붕어빵을 '호 호' 불어가며 한 입 베어 물고 종이컵에 든 간간한 어묵 국물로 목을 축이면 몸과 맘이 저절로 푸근해진다.
이처럼 '서민 간식'은 해마다 길거리 곳곳에서 동네 사람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전북 전주시는 우후죽순 증가하는 이들 포장마차에 제동을 걸었다.
인도를 무단 점유해 보행자에 불편을 주고 도시 미관을 해치기 때문에 단속에 나선 것이다.
이달 중순부터 8명을 투입해 우선 자진 철수를 유도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계속 버티면 과태료를 물리거나 포장마차를 강제 철거시키는 행정대집행 등을 한다는 방침이다.
전주시가 단속에 나선 것은 꼭 '도시미관 저해'나 '통행 불편' 같은 이유만은 아니다.
철거나 단속을 요청하는 이웃의 '민원'이나 다른 점포 주인들의 '신고'가 단속에 나서는 주된 배경이라고 시는 귀띔한다.
"붕어빵 포장마차 때문에 분식이 혹은 빵이 안 팔린다"는 포장마차 앞의 분식집이나 제과점 업주들의 신고나, "자전거를 타던 아이가 인도를 점령한 포장마차를 피하느라 넘어졌다"는 아이 엄마의 신고가 그것들이다.
지금껏 '생계형 포장마차'를 사실상 눈감아준 전주시는 신고나 민원이 들어오면 단속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는 무허가인 이들 불법 포장마차를 규정대로 강력하게 단속하면 대부분의 포장마차 업주들이 갑작스러운 생활고를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침체로 포장마차가 늘어나는 올해 가을, 전주시가 고민에 빠진 것이다.
민선식 전주시 기획조정국장은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생계형 포장마차를 무차별적으로 단속하면 마찰은 물론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조만간 실무자들과 함께 단속의 범위나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ic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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