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예쁘니 누드모델 해라?..度 넘은 교내 성희롱

입력 2015. 10. 1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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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1. 2010년 A 중학교의 미술실. 온풍기 앞에 서 있는 한 여학생에게 남자 미술교사가 다가와 “넌 왜 명찰이 없냐”며 손가락으로 가슴을 꾹 눌렀다. 학생은 충격으로 다음 날부터 학교에 나가지 못했고 끝내 국가인권위원회에 이 교사를 제소했다. 조사가 들어가자 교사는 자신의 부주의 행동에 대한 유감을 표했고 학생 측도 이를 받아들여 사건은 합의 종결됐다.

#2. 2013년 B 고등학교. 이 학교의 교장은 아침 교문 지도를 하면서 지각한 여학생에게 “치마를 벗고 엉덩이 한대 맞으면 봐주겠다”고 말했다. 심각한 성적 수치심을 느낀 이 학생은 이후 사과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며 부모와 상의 끝에 인권위에 제소하기에 이른다. 결국 교장은 학생에게 사과를 했고, 학생 부모도 추가 조사를 원치 않아 이듬해 사건이 마무리됐다.

올해 서울의 한 공립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집단 성추행으로 교사들의 성희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난 10여년간 인권위에 제소된 교내 성희롱 사건들을 살펴보면 이 문제는 비단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었단 점을 알 수 있다.

사건 내용을 들여다보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정도로 낯 뜨거운 상황들이 많아 올해 터진 사건은 이미 곪을대로 곪은 교내 성희롱 문제 중 하나가 터진 것뿐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수연 인권위 여성인권팀장이 최근 ‘학교 성희롱 실태 및 대책방안 토론회’에서 발표한 ‘인권위 진정사건을 통해 본 학교 성희롱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1년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학교에서 벌어진 성추행 진정 사건은 총 210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학교 성희롱 사건은 국가기관, 자치단체, 공공기관, 기업체 등 전체 기관 중에서 11.5%를 차지했다.

인권위가 밝힌 성희롱 사건들을 보면 교사의 기본 자질을 의심케 하는 만드는 것을 넘어 이 시대의 실추된 교권에 대해 남탓 할 상황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2013년 C 중학교에선 교무실 앞에서 학생주임 교사가 2학년 여학생의 옆에서“노브라네?”라고 했다.

그러곤 등까지 만지면서 “진짜 안했네?”라며 성적 모욕감을 주는 일이 있었다.

2013년 D 고등학교에선 3명의 여학생이 운동장 스탠드에 앉아 있다 지나가던 남 교사에게 “선생님 배 나오셨네요. 운동하셔야죠”라고 말했다. 이에 교사는 “운동해야지. 근데 여자들도 가슴 크게 하려면 운동해야돼”라고 되받아쳤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당황한 학생들의 얼굴과 가슴을 번갈아 보며 한 학생의 머리를 손으로 내려친 뒤 “여자는 가슴만 크면 안돼. 모양이 이뻐야지”라는 말까지 서슴없이 내뱉었다.

사건이 커지자 교사가 학생들에게 공개 사과하는 것으로 무마가 됐지만, 아이들이 받은 충격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남학생이 여교사로부터 받은 성추행도 있었다.

2012년 E 고등학교의 한 여교사는 해외 체험학습을 나간 자리에서 한 남학생에게 “손을 잡아주면 5달러를 주겠다. 뽀뽀를 해주면 10달러”라고 말했다. 이 교사는 수업시간에도 학생들에게 성기 운운하는 말도 자주 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2009년 F 중학교에선 교장이 수학여행 버스 안에서 한 여학생에게 “백화점에서 옷 한 벌 해줄테니 나랑 남아서 데이트하자”고 말한 일이 있었다. 또 이 교장은 가출했다 돌아온 여학생에게 “가슴 크다. 남자랑 잤지?”라는 말도 했다. 심지어 교장실을 청소하던 다른 여학생에겐 “얼마나 컸나 안아보자”라며 추행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한 고등학교 교사가 여학생들에게 “몸이 예쁘니 누드모델 하면 되겠다”란 말을 한 사건도 있었고, 모 중학교에선 한 여학생을 반바지가 짧다는 이유로 학생부실로 불러 상의를 들추며 속옷이 보이도록 하는 등 비분강개할 갖가지 추태들이 교사에 의해 자행되고 있었다.

한 중학교에선 교사가 음악 실기 점수가 낮다며 학생들의 성기를 단소로 때리는 일도 벌어졌다.

이수연 팀장은 “학교 내 성희롱 사건은 자체적으로 제대로 처리되기가 구조적으로 무척 어렵다”며 “엄정한 조사와 처리를 위해 교육부나 지방교육청 차원에서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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