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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수입 경유차 배출가스 장치조작 3년전 알고도 방치

[국감초점] 배출기준 최대 10배 초과였는데도 법적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방치
"올 6월에도 경유차 질소산화물 과다배출 인지..배출가스 장치 조작은 생각못해"

(세종=뉴스1) 이은지 기자 | 2015-10-07 19:53 송고 | 2015-10-09 15:07 최종수정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News1 박지혜 기자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News1 박지혜 기자


환경부가 2012년 수입 경유차 일부 차량에서 배출가스재순환장치(EGR)를 조작해 배출가스 인증기준보다 최대 10배 이상 초과하는 것을 알았음에도 법적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7일 열린 환경부 종합국정감사에서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환경부 소속기관인) 국립환경과학원은 2012년 실시한 경유차 배출특성 조사연구를 통해 유로-5가 적용된 일부 차량에서 EGR을 조작해 배출허용기준을 최대 10배 이상 초과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이때 리콜을 시행했지만 수입차 업체들이 따르지 않았고 환경부는 손놓고 있었다"고 질타했다.

이어 한 의원은 "이미 조사결과가 다 있는데 미국 환경보호청이 지난 9월 폭스바겐 문제를 적발해내자 환경부는 또다시 배출가스 검사를 하겠다고 하는데 또 검사를 해야하냐"고 따져물었다.

국내차와 수입차의 역차별 문제도 제기됐다. 2012년 당시 현대차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는 질소산화물이 인증 기준대비 20% 가량 초과배출하는 것으로 조사돼 리콜 명령이 내려졌고, 국내차 업체는 이를 따랐다. 수입차 업체에도 똑같이 리콜 명령이 내려졌지만 수입차 업체들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한 의원은 "우리나라 자동차만 리콜했고, 수입 차량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데 역차별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규정은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에 역차별이라 볼 수 없다"며 "폭스바겐아우디코리아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리콜 명령 시행 기한을 명시하도록 법을 개정하는 후속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다.
환경부는 경유차가 실험실 조건에서보다 실제 운전조건에서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약 2.8배 많아 수도권 전체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기존 산정결과보다 13%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추정 결과도 2012년 내놓았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5년 6월, 환경부는 또다시 경유차가 실도로조건에서 질소산화물을 배출허용기준 대비 최대 9.6배까지 과다 배출하고, 배출가스 인증기준이 2배 더 강화된 유로-6 기준의 경유차량도 배출허용기준을 최대 2.8배 초과한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환경부가 초과 배출 사실을 인지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사이 수도권 대기질 개선을 위해 수 조원을 쏟아붓고도 질소산화물 농도는 별차이가 없다. 한 의원은 "환경부는 수도권 대기질 개선을 위해 2004년부터 2014년까지 4조원을 집행했는데 경유차 배출가스가 원인인 질소산화물 농도는 지난 10년간 별차이가 없다"며 "늘어나는 경유차에 대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환경부는 지난 6일부터 실도로조건에서 폭스바겐 6차종의 배출가스량을 검사하고 있지만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임의조작했는지를 밝혀내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점도 시인했다.

이인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폭스바겐은 유로-6 기준 적용 차량에 대해서는 소프트웨어 조작여부를 시인하지 않고 있는데 환경부가 이번 검사를 통해 임의설정을 밝혀낼 기술력이 있냐"고 묻자 윤 장관은 "상당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말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에둘러 표현했다. 

이어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이 "그렇다면 폭스바겐을 상대로 행정조치가 불가능하냐"고 묻자 윤 장관은 "미국처럼 조사결과가 나오고 폭스바겐이 임의조작 프로그램을 심었다고 인정하면 행정조치는 가능하다"고 답했다. 수년간 거짓을 일삼은 폭스바겐의 양심고백만 기대하고 있는 형국이다.


le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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