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강소형 마켓 꿈꾼다..'중국시장 관문으로'

2015. 10. 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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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 아시안필름마켓..아시아 영화인 협업, 공동제작 논의 활발

10회 아시안필름마켓…아시아 영화인 협업, 공동제작 논의 활발

(부산=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우위썬(吳宇森) 감독의 '태평륜2'에 출연한 나가사와 마사미, 중국에서 10년간 거주한 '은교'·'차이나타운'의 김고은, 대만-프랑스 혼혈 배우 상드린 피나.

뤼크 베송 감독의 '워리어스 게이트'에 출연한 자오요우팅(趙又廷), 세계적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한 만화를 영화화한 '바람의 검심'의 사토 다케루, 중화권에서 인기를 얻은 드라마 '상속자들'로 한류스타로 떠오른 김우빈.

남자 셋·여자 셋, 한국·중국·일본의 떠오르는 별 여섯 명이 5일 오후 함께 해운대구 벡스코에 마련된 무대에 올랐다.

마켓에 모인 전 세계 영화 관계자들과 언론에 글로벌 캐스팅이 유망한 배우를 소개하는 '캐스팅 보드' 자리에서 이들은 "예술에는 거리가 없다"며 자기 PR에 나섰다.

바로 전날 오후 이준익 감독, 필리핀의 라브 디아즈 감독, 중국의 왕빙(王兵) 감독 등 아시아 명감독들도 이곳에 올라 '동주', '슬픈 미스터리를 위한 자장가', '타앙'(가제) 등 한창 제작 중인 최신작을 가장 먼저 소개하는 시간을 보냈다.

에드워드 청 텅쉰(텐센트)픽처스 대표, 정태성 CJ엔터테인먼트 영화사업부문 대표, 최재원 워너브라더스픽처스 인터내셔널 한국제작총괄 등 업계를 이끄는 인사들도 이곳에 한데 모여 엔터테인먼트 지적재산권 문제를 논의했다.

이곳은 영화산업이 유통되는 최전선인 필름마켓이다. 부산국제영화제의 한쪽에서 열리고 있는 제10회 아시안필름마켓(AFM)은 지난 3일 개막해 폐막을 하루 앞두고 이날 절정을 달리고 있다.

올해 마켓에서는 부산만의 색깔을 담으려는 노력과 함께 아시아권 국제 공동제작의 더 뜨거워진 기류가 흘렀다.

◇ 원천 소스까지 사고판다…"강소형 마켓으로"

올해 스무 살 성년이 되면서 아시아 최고 권위를 인정받은 부산영화제와 달리 열살짜리 아시안필름마켓의 위치는 그리 안정적이지 않다.

문화와 달리 산업은 규모의 힘이 무엇보다 강력하기에 홍콩필름마켓 등 중화권 시장이 버티고 선 틈을 뚫고 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만 하더라도 마켓 참가등록을 시작한 시기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터졌고 중국 경제성장 둔화의 영향도 이어지자 몇몇 중국 업체들은 비슷한 시기에 열리지만, 부산보다 규모 면에서 앞서는 토론토에만 가는 것을 택했다. 규모로 이길 수 없다면 차별화로 승부를 띄워야 한다. 열 살짜리 마켓은 성인으로의 도약을 위해 올해 자신만의 색에 한껏 채도를 높이기로 했다.

첫 번째 선택은 언젠가 영화의 가장 밑바탕이 될 수 있는 독창적인 원천 소스가 넘치는 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마켓 안의 마켓으로 마련된 '엔터테인먼트 지적재산권 마켓(E-IP)'은 기존의 소설, 만화, 뮤지컬, 연극, 영화 리메이크권 등 전통적인 지적재산권을 넘어 웹툰, 웹드라마, TV예능프로그램, 모바일게임, 캐릭터 등 이야기의 형태가 있는 모든 저작권물을 거래하는 공간이다.

4일 열린 'E-IP 피칭' 행사에서 네이버는 웹소설 '제국스캔들', 투유엔터테인먼트는 웹툰 '통', KBS미디어는 웹툰 '멜로홀릭', 기린제작사는 웹드라마 '모모살롱', iHQ는 시나리오 '악몽선생', 오돌또기는 애니메이션 프로젝트 '언더독'을 소개했다.

이들은 해외 협업을 노리고 영어로 피칭을 하는가 하면 하나의 소스를 다양한 플랫폼으로 내보내는 '원소스멀티유스'(OSMU)를 할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아시아 아티스트 캐스팅의 허브'가 되겠다는 다짐도 올해 마켓의 주된 특징이다.

이날 열린 '캐스팅 보드'를 비롯해 매니지먼트 세일즈 부스 등을 통해 글로벌 캐스팅을 통한 국제 공동제작과 실질적인 비즈니스로 연결한다는 것이다.

전양준 아시안필름마켓 운영위원장은 "가장 좋은 아시아 영화들이 상영되는 영화제는 칸일지 몰라도, 가장 새로운 아시아 영화가 다량으로 상영되는 곳은 부산"이라며 "이 강점을 살려서 작고 강한 마켓을 만들어 나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작년보다도 반응이 뜨겁다"며 "주 행사가 열리는 이벤트홀이 별달리 노력하지 않아도 꽉 차고 있으며 E-IP 행사가 많았던 어제는 하루짜리 참석권인 '데일리 패스'가 매진됐다"고 강조했다.

◇ "중국으로 향하는 관문"

작지만 강한 '강소형 마켓'을 노리는 아시안필름마켓이 잡은 개념은 '중국으로 향하는 관문'이라는 것이다.

올해 중국 참가사 수가 살짝 줄었다고 하더라도 영화산업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력이 조금이라도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차이나머니'는 여전히 세계로 나아가고 있고 콘텐츠의 질도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의 영화시장을 장악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예측은 끊임없이 나온다.

강제규 감독은 지난 2일 열린 영화제의 한 대담 행사에서 "5년 후면 한국 영화 시장의 20%를 중국 영화가 차지하는 등 재편이 있을 것 같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아시안필름마켓이 노리는 것은 세계 영화산업 전체가 중국의 힘을 피할 수 없을 때 그 중국의 심장부로 향하는 관문역할을 함으로써 위치를 확고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위원장은 "기존의 영화 거래 방식을 추구하더라도, 나날이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하는 중국 시장으로 향하는 관문 기능을 충실하고 다양하게 해야 한다"며 "E-IP마켓과 아시아캐스팅마켓이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시장으로의 문을 뚫고 자리를 잡기 위해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는 방식은 공동제작이다.

강제규 감독이 "우리 시장이 축소되는 것은 영화인 입장에서는 매우 불행한 일이지만 이를 극복하려면 중국 시장의 점유율을 가져와야 한다"며 "중국의 시장질서와 작업과정을 이해하는 역할을 한중합작이 할 것"이라고 말한 대로다.

아시아권에서 일어나는 영화 공동제작은 예전의 '맛보기' 수준이 아니라 이미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올해 부산영화제 상영작만 봐도 아시아 공동제작이 얼마나 활발한지 알 수 있다.

'나쁜놈은 반드시 죽는다'는 각각 '한국의 스필버그', '중국의 스필버그'라 불린 강제규·펑샤오강(馮小剛) 감독이 공동 제작한 한중 합작영화고 올해 베니스영화제에도 초청됐던 '내 마음의 복제'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합작이다.

싱가포르 에릭 쿠 감독의 '호텔룸'에 최우식, 김꽃비가 출연했고 후쿠시마 원전을 다룬 김기덕 감독의 '스톱'에 다케다 히로미쓰, 나카에 쓰바사가 출연한 것처럼 감독과 영화배우가 국경을 넘나드는 것은 이미 소소한 사례들이다.

한국과 같은 대중문화 측면에서 앞서고 있는 곳에서 원천 소스부터 완성품까지 공격적으로 콘텐츠를 흡수하고 있는 차이나머니도 공동 작업에 대해 긍정적이다.

중국의 거대 인터넷 기업 알리바바 그룹의 영화사인 알리바바픽처스의 장창(張强) 대표는 이번에 한국 영화인들을 만나려 마켓을 찾았다. 알리바바는 얼마 전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을 공동제작 하는 등 적극적으로 영화사업을 벌이고 있다.

장 대표는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한국, 일본의 우수한 인재들과 함께 훌륭한 지적재산권을 가지고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블록버스터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정재와 정혼렁(鍾漢良)이 주연을 맡은 한중 합작 '역전의 날'을 만들고 있는 중국 제작사 베이징하이룬픽처스는 영화제가 가장 주목받는 개막 다음날 밤에 '하이룬의 밤'이라는 성대한 파티를 열어 세계 영화인들을 초청하기도 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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