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석의 리플레이] 삼성의 190일 우승 여정, 4가지 원동력

이형석 2015. 10. 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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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이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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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목동 삼성-넥센전. 삼성이 1-0으로 승리하며 우승 매직넘버 1을 만들었다. 그 시각, 인천에선 NC-SK전이 한창이었다. 삼성 선수단 버스는 광주 원정을 준비하기 위해 목동구장 인근 숙소로 이동했다. 버스가 숙소에 도착했다. 류중일(52) 삼성 감독은 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인천 경기를 지켜봤다. NC가 SK에 3-4로 졌다. 삼성의 KBO리그 최초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 확정 순간. 류중일 감독은 고함을 한 번 내질렀다. 그만큼 힘든 190일 간의 여정이었다.
2010년대 프로야구는 삼성 천하다. 류중일 감독 부임 후 2011~2015년까지 정규시즌 우승을 휩쓸었다. 그 동안 삼성 외에는 정규시즌 3연패를 달성한 팀도 없다. '최초', '전인미답' 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삼성의 2015시즌 우승 과정을 돌아보면 그 의미는 더 값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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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류중일의 믿음과 인내

삼성은 올 시즌 베스트 라인업을 제대로 꾸린 적이 별로 없다. 개막전부터 채태인이 부상으로 빠졌고, 이후 박한이가 다쳤다. 박석민과 김상수도 전반기 막판 부상 제외됐다. 장원삼은 부진으로 한 동안 전력에서 이탈했다. 또 피가로가 어깨 피로 누적, 클로이드는 출산 휴가로 빠졌다. 시즌 막판에는 이승엽과 구자욱이 다쳤다. 시즌 도중 최소 두 차례 이상 부상으로 2군에 다녀온 주축 선수만 이승엽·구자욱·채태인·박한이·피가로 등 5명이나 된다. 최근 5년간 부상 선수가 가장 많았다.

좋은 전력을 갖추고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부상 선수가 발생하면 무리하지 않았다.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고 밝힌 선수들도 충분한 휴식으로 컨디션을 회복해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은 "다른 선수들이 잘 메워주면서 잘 버틴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 눈 앞의 1승에 급급하기 보다 마지막을 생각하며 좀 멀리 보는 편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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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빅 매치 스타일

삼성은 큰 경기에 강하다. 올 시즌 2~4위팀을 상대로 승률 0.646을 기록했다. 2위 NC와 3위 두산에 각각 11승(5패)씩을 거뒀다. 또 4위 넥센에 9승7패를 올렸다. 4일 현재 시즌 승률 0.608 보다 훨씬 높다. 특히 전반기 막판부터 상위팀을 꺾고 선두를 지켰다. 삼성은 7월14~16일 넥센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전반기를 1위로 마감했다. 특히 무섭게 쫓아오던 NC의 추격을 뿌리친 게 컸다. 7월28일~30일 NC전, 9월1~2일, 9월22일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또 NC에 1경기차로 추격당한 지난 3일 넥센전에서 1-0 영봉승을 거뒀다. 큰 경기에서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해 상대를 물리쳤고, 쫓길수록 한 발 더 달아났다. 주장 박석민은 "중요한 일전일 때 경기 막판 뒤져 있어도 '해보자'는 무언가의 힘이 느껴졌다. 뭔가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에게 기를 전해주는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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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이승엽, 박해민, 구자욱
③베테랑과 신예의 조화

삼성은 신구조화과 뛰어나다. '국민타자' 이승엽은 122경기에서 타율 0.332-26홈런-90타점으로 베테랑의 힘을 과시했다. 임창용은 54경기에서 5승 2패 32세이브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 최고령 구원왕을 확정했다. 박한이는 부상에도 불구하고 15년 연속 세 자릿 수 안타를 기록했다.

신예의 약진도 두드려졌다. 삼성은 2005년 이후 외부 FA를 영입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최근 몇 년간 늘 상위권에 오르면서 드래프트 후순위로 밀렸다. 대신 2~3군, BB아크를 통해 내부 육성으로 전력을 강화했다. 육성선수 출신의 이지영과 박해민이 성장했다. 주전 포수 이지영은 타율 0.305를 기록했다. 전 경기 출장한 박해민은 도루왕(60개)을 차지했다.

특히 올해는 구자욱이 돋보였다. 선배들의 연이은 부상 공백을 메우며 무려 5개의 포지션을 소화했다. 1번타자 고민을 해결하며 타율 0.349-11홈런-57타점을 기록, 신인왕 후보 0순위로 꼽힌다. 류중일 감독은 팀내 MVP로 구자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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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회복 탄력성과 FA 성공

삼성의 내부 FA 잡기에만 주력한다. 구단 관계자는 "현재까지 성적 뿐만 아니라 향후 가능성을 내다본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지난해 윤성환과 4년 총 80억원, 안지만과 4년 총 65억원에 FA 계약했다. 당시에는 '계약 규모가 너무 높은 거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둘은 실력으로 주변의 우려를 쏙 들어가게 만들었다. 윤성환은 시즌 17승 8패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다. 안지만은 KBO리그 개인 한 시즌 최다 홀드 신기록(36개)을 작성했다.

투수의 어깨는 쓰면 쓸수록 닳는다고 한다. 그런데 삼성 마운드는 내구성과 회복 탄력성이 뛰어나다. 최근 몇 년간 부상으로 마운드를 떠난 선수가 거의 없다. 견고한 마운드를 통해 타선의 힘이 더 돋보일 수 있었고, 짜임새 있는 수비도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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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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