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은 죽음의 일터..토요휴무는 집배원의 인권"

양새롬 기자 2015. 10. 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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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전국 집배원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영풍문고 앞에서 열린 전국 집배원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집배원노동자들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토요근무 반대, 우정노조 지도부 퇴진, 장시간 노동 철폐, 인력충원 등을 촉구했다. 2015.10.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올해 초 우정사업본부가 구조조정을 통해 현장인력을 1023명 감축한 데 이어 집배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근 토요근무까지 재추진하자 전국 집배원노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장시간 중노동을 철폐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집배원 장시간-중노동 없애기 운동본부는 3일 오후 1시쯤 서울 종로구 종각역 부근에서 집배원노동자 600명(주최측 추산·경찰 추산 4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전국집배원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살인적인 장시간노동을 철폐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대한민국에 우체국이 도입된 120년 동안 집배원은 묵묵히 일만 해왔다"며 "안 그래도 엄청난 초과노동에 시달리는 집배원들에게 토요근무를 더 하라는 것은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과 비교해 인구와 세대수는 2배 적은데 집배원 종사원수는 10배 이상 적다"며 "우편물이 감소하고 있다지만, 세대수와 신도시가 증가해 집배원이 배달할 곳은 더 많아져 노동강도가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공개한 노동자운동연구소의 보고서(2013)에 따르면, 집배원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64.6시간으로 이는 일반 노동자 정규직 평균 근로시간인 42.7시간을 20시간이나 웃돈다.

특히 설이나 추석, 선거기간 등에는 하루 15.3시간, 주 85.9시간 근무하는 등 장시간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살인적인 장시간노동에 지난 5년 동안 집배원노동자가 26명이 사망했고, 전체 집배원노동자의 75%가 근골격계에 걸려있다"며 "집배원노동자는 온몸에 골병이 들었고, 우체국은 죽음의 일터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정사업본부는 우편사업이 적자라며 집배원들이 희생해야 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1년에 수천억원의 흑자를 내고 있음이 밝혀졌다"며 "우정사업본부 경영진은 고통분담 없이 하위직에만 희생을 전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문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회 노동위원장은 연대사에서 "집배업무는 이 사회를 유지하는 토대이자 사람 사이의 관계를 연결해주는 힘줄"이라며 "전국 집배원노동자들이 나서서 인간다운 노동의 기준을 잡아야 전국 민간택배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도 보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토요근무 즉각 철회 ▲절대부족인력 충원 ▲장시간노동 철폐 ▲근로조건 교섭위원 14인과 우정사업본부 경영진 퇴진 ▲토요근무반대투쟁 탄압 철회 등을 요구했다.

집회 뒤 이들은 오후 2시30분쯤부터 인근 광화문우체국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flyhighr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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