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바다 앞 산고개를 굽이굽이 '환상의 산복도로'

입력 2015. 10. 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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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만 있는 특별한 길..6·25전쟁·공업화 거치며 자연스레 만들어져

부산만 있는 특별한 길…6·25전쟁·공업화 거치며 자연스레 만들어져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의 원도심에는 '산만디'를 굽이굽이 돌아가는 산복도로가 있다.

산만디는 '산고개'를 뜻하는 경상도 사투리다.

산복도로는 6·25전쟁과 부산의 공업화를 거치며 만들어진 부산만의 독특한 길이다.

그곳에는 피란민의 안식처, 경제성장기 이주민의 정착지 역할을 한 달동네가 겉모습을 바꾼 채 자리 잡고 있다.

산복도로의 관광거점과 명소를 순환하는 '만디버스'를 타면 부산의 역사를 느끼고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산만디에서 이름을 딴 산복도로 투어버스 '만디버스'는 올해 초부터 준비를 거쳐 9월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

지역 주민, 관광업 종사자, 운수업 종사자 등 다양한 계층의 조합원 544명이 참여한 협동조합이 결성돼 지역 활성화와 관광 수익을 꾀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협동조합은 허가권이 있는 부산시와 함께 시범 운영을 거쳐 9월부터 만디버스를 본격 운행하고 있다.

최대 탑승인원이 18명으로 크게 순환형 코스와 테마형 코스로 나뉘어 부산역 광장에서 탑승한다.

순환형 코스는 매주 목, 금, 토, 일 하루 8회씩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부산역을 출발, 까꼬막∼이바구공작소∼금수현의 음악살롱∼닥밭골 행복마을∼동아대 석당박물관∼비석마을∼감천문화마을∼보수동 책방골목으로 갔다가 되돌아온다.

테마형 코스는 금, 토, 일요일에 오전 10시, 오후 2시, 오후 6시 세 차례 운행하는데, 해설사가 탑승해 지역 명소를 돌아보며 숨은 이력이나 명소와 관련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특히 만디버스가 운행하는 구간은 동구와 중구, 서구, 사하구까지 바다와 도심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어 짧은 시간 부산을 느끼고 싶은 관광객에게 제격이다.

만디버스 요금은 1인당 1만원이다.

만디버스의 주요 운행코스인 산복도로를 찾은 관광객은 그 매력에 빠져 다시 찾는 경우가 많다.

동구가 산복도로를 방문한 관광객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64%가 '다시 오겠다'고 답했다.

재방문 이유로는 '경치·경관이 좋다'는 답변이 41.9%였다.

만디버스를 타면 가슴이 뻥 뚫리는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산복도로의 여러 명소를 두루 돌아볼 수 있다.

동구에는 시 '기다리는 마음'으로 유명한 김민부 시인을 기린 '김민부 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북항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해방부터 6·25전쟁, 월남 파병까지 부산의 역사와 산복도로 자료를 수집한 '이바구 공작소'도 눈길을 끈다.

만디버스 코스에서 조금 벗어나지만 평생 가난한 이웃에게 의술을 펼친 장기려 박사의 유품 등을 모아놓은 '더 나눔' 기념관도 돌아볼 만하다.

경남여고 교장을 지낸 시인 유치환의 이름을 본떠 만든 '유치환의 우체통'은 시원스런 풍광과 함께 편지를 부치면 1년 뒤에 도착하는 우체통이 있어 한번쯤 잊고 있던 이들에게 편지를 적어보는 것도 좋겠다.

당일치기가 아닌 체류형 관광을 즐기고 싶은 이들은 동구 게스트하우스 '까꼬막'을 이용할 수 있다. 예약(☎070-7333-9195)은 필수다.

배가 출출할 땐 '168 도시락(초량동 영초길 189)'이나 '625 막걸리(초량동 영초윗길 21)에 들러 각각 옛날도시락·시락국밥이나 막걸리·파전 등을 먹을 수 있다.

중구에는 금수현의 음악살롱, 역사의 디오라마, 민주공원, 영주동 모노레일 등이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

지역 공동체 거점 역할을 하는 금수현의 음악살롱에는 수시로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며 남항, 북항, 영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일품이다.

민주공원 입구에 있는 역사의 디오라마에서 전망을 즐기며 잠시 쉬어가도 좋겠다.

가파른 계단을 대신해 주민의 이동수단으로 만든 영주동 모노레일도 한번쯤 타볼 만하다.

사하구에는 최근 몇년 간 부산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감천문화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감천문화마을 주민과 예술가, 지자체가 손잡고 재건축, 재개발이 아닌 도시를 재생한 사례로 손꼽힌다.

산비탈에 다닥다닥 붙은 집들과 알록달록 슬래브 지붕으로 독특한 풍광이 눈길을 사로잡으며 구석구석 숨은 예술작품을 찾아가는 것도 재미다.

감천문화마을을 들르면 인근 비석문화마을에 가보기를 권한다.

일제강점기 시절에 조성된 공동묘지가 있었던 이곳은 집집마다 묘비가 있고 사진작가 최민식 갤러리, 전망대가 있다.

만디버스는 이동거리가 만만치 않아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산복도로의 관광명소를 실핏줄처럼 이어주고 있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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