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이름으로"..도로공사 하혜진이 쏜다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여자 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의 새 시즌은 2년 차 공격수 하혜진(19)에게 달렸다. 이호 감독(42)은 "득점력과 높이를 겸비해 주축 선수로 성장할 잠재력이 크다. 지난 시즌보다 출전 기회를 많이 줘 팀의 공격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은 이미 마쳤다. 하혜진은 지난 7월 끝난 한국배구연맹(KOVO)컵 대회에서 두 경기 여덟 세트를 뛰며 24점을 올렸다. 팀에서 중앙 공격수 정대영(34·25점) 다음으로 득점이 많았다. 공격 성공률은 38.6%. 그는 "동료들과 역할 분담을 하고 경기 흐름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왼쪽 공격이 주 임무인 그는 키가 181㎝로 같은 자리에서 경쟁하는 공격수 중 가장 크다. 팔을 뻗으면 높이가 235㎝나 된다. 네트(높이 224㎝)위로 손이 불쑥 올라간다. 중앙 공격수인 김예지(20·237㎝)에 이어 두 번째다. 타점 높은 공격은 물론 네트 앞에서 가로막기를 하는데 경쟁력이 있다.
그는 지난해 V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도로공사에 입단했다. 출전 기록은 높은 순위에 걸맞지 않았다. 챔피언결정전을 포함 일곱 경기, 열한 세트를 뛰었고, 그나마 교체 선수로 나왔다. 총 득점은 16점. 왼쪽 공격수 자리에 경쟁 선수가 즐비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은 상황이 다르다. 팀 전체 득점(2546점)의 약 35%(896점)를 책임진 주포 니콜 포셋(29·미국)이 팀을 떠났고, 서브와 리시브가 뛰어난 문정원(23)마저 오른쪽 무릎을 다쳐 복귀 시점이 불투명하다. 정규리그 우승 팀인 도로공사가 하위권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다. 공격을 이끌 마땅한 득점원이 없어 하혜진의 활약이 중요해졌다.
공격력만큼 왼쪽 공격수의 주 임무인 서브 리시브도 하혜진이 책임져야 할 숙제다. 그는 "공을 받는 훈련과 세밀한 동작을 다듬는데 주력한다"고 했다. 하혜진은 1990년대 실업배구 현대자동차서비스와 국가대표팀에서 주전 공격수로 이름을 날린 하종화 진주동명고 감독(46)의 둘째 딸이다. 포지션도 아버지와 같다. 물려받은 힘과 높이, 감각을 코트에서 증명할 기회다. 등번호도 16번에서 하 감독이 현역시절 사용한 1번으로 바꾸면서 각오를 새롭게 했다. 하혜진은 "번호를 고른 뒤 어머니를 통해 얘기를 들었다. 묘하게 아버지의 힘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떳떳하고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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