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진 은퇴작·정영두의'푸가'등.. 가을은 무용 세상

이재훈 2015. 9. 29.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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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핑 톰'의 '아 루에(À louer)'(사진=Herman Sorgeloos)
정영두, 현대무용가(사진=LG아트센터)
장영규, 국립무용단 '완월' 연출 겸 음악감독(사진=국립극장)
김주원·차진엽·장윤나, '2015 스파프-제5회 솔로이스트 '여무' 주인공들(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센터)
강수진·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오네긴'(사진=Bernd Weissbrod)

스파프·시댄스 통한 내한공연 러시
김지운 등 영화계 스타들 무용연출 데뷔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9월말부터 11월초까지 가을의 서울 일대는 무용세상이다. '플라멩코 명가'의 첫 내한공연부터 스타 현대무용수들의 창작물, 영화계 스타들의 무용 연출 도전, 한국을 대표하는 발레스타의 현역 은퇴작 등 상차림이 풍성하다.

◇눈에 띄는 내한공연과 합작공연

▲'이미지들-스페인 국립 안달루시아 플라멩코 발레단 20주년 기념 공연'

국제무용협회(CID-UNESCO)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제18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2015·시댄스2015)의 개막작. 플라멩코의 심장으로 불리는 국립 안달루시아 플라멩코 발레단의 첫 내한무대. 이 발레단의 대표 레퍼토리 다섯개 작품을 선별해 보여준다. 서울세계무용축제 사무국. 30일~10월1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3만~10만원. 02-3216-1185

▲벨기에 무용단 '피핑 톰(Peeping Tom)'의 '아 루에(À louer)'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명진) 산하 공연예술센터가 주최하는 행사로 올해 15회째를 맞는 '2015 서울국제공연예술제'(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SPAF·스파프)의 개막작. 피핑톰은 현대무용 강국인 벨기에의 대표적인 무용단이다. 엠넷 '댄싱9' 등을 통해 현대무용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김설진과 무용수 정훈목이 출연해 눈길을 끈다. 불에 타버린 극장을 배경으로 피핑 톰 특유의 애크러바틱한 안무와 초현실적인 시각 효과가 더해진다. 10월 2~3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센터. 3만~7만원. 02-3668-0082

▲서울발레시어터 '무브즈(MOVES)'

서울발레시어터(단장 김인희·예술감독 제임스 전)와 스위스를 대표하는 바젤발레단과 합동공연. 서울발레시어터 창단20주년기념 문화교류 프로젝트의 하나다. 스위스 바젤발레단과 공동으로 기획했다. 1995년 바젤발레단 내한 합동공연 이후 20년만이다. 공연은 '동서양의 만남'을 주제로 내세운다. 바젤발레단 단장 겸 상임안무가인 리처드 월락(Richard Wherlock), 서울발레시어터 상임안무가 제임스 전이 각 6명의 상대발레단 무용수와 함께 창작한 3개의 단막 작품으로 구성됐다. 10월 1~2일 오후 8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서울발레시어터. 02-3442-2637

◇새로운 도전…정영두·장영규·김지운

▲현대무용 프로젝트 '푸가'

스타 안무가 정영두가 LG아트센터(대표 정창훈)·안산문화예술의전당과 손잡고 선보이는 작품. 다성음악인 '푸가(fugue)'를 테마로 한다. 푸가는 하나의 주제가 성부 또는 악기에 지속적으로 모방반복되면서 특정한 법칙이 만들어지는 악곡이다. 반복과 변화가 마지막에 가서 하나의 커다란 형식으로 마무리된다. 정영두 안무가는 이번 공연에서 '푸가' 음악에서 받은 영감과 이미지로 만든 움직임을 스타 무용수들의 몸을 통해 확장시킨다.

국내 양대 발레단 스타 수석무용수인 김지영(국립발레단)·엄재용(유니버설발레단)이 토슈즈를 벗는 것을 비롯해 엠넷 '댄싱9'으로 이름을 알린 발레리노 윤전일, 국립현대무용단 출신의 무용수 최용승, 정영두 안무가가 이끄는 두 댄스 씨어터의 핵심 무용수인 김지혜와 하미라, 국립현대무용단에서 활약한 도황주 등 총 무용수 7명이 참여한다.

정영두 안무가는 최근 '푸가' 간담회에서 "우리나라 환경에서 개인적인 고민이 늘 있었어요. 이념이나 이슈가 많아 작품의 메시지가 억압으로 느껴지기도 하죠"라며 "그것을 벗어나 개개인의 시간을 담아내는, 시각적인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그게 푸가와 비슷해요"라고 말했다. 10월 9~11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초연한 뒤 같은 달 23~24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된다. 3만~6만원. LG아트센터. 02-2005-0114

▲국립무용단 '완월'(玩月·달을 즐기다)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 내 국립무용단의 신작. 영화 '도둑들'·'암살' 등 1000만 영화 음악감독이자 전방위 음악가인 장영규의 무용 연출 데뷔작이다. 그와 약 20년전부터 호흡을 맞춘 전방위 아티스트 라삐율이 '시노그래피(Scenography)'로 힘을 보탠다. 무대미술의 시각적 부분 뿐 아니라 협업하는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 무용수들의 움직임, 드라마투르기적인 모색 등 여러 갈래의 일을 맡는다.

장영규는 전위적인 음악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그룹 '어어부 프로젝트' 멤버, 국악 기반의 음악그룹 '비빙'의 리더이기도 하다. 지난해 소치동계올림픽 국제아트페스티벌에서 비빙이 국립무용단에 이어 공연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장영규가 이 무용단의 강강술래에 영감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국립무용단에 강강술래의 음악을 바꿔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한 것이다.

국립무용단이 그에게 무용 연출까지 의뢰하면서 프로젝트가 본격화됐다. 지난해 독일 마인츠에서 라삐율이 선보인 설치 작업을 기록 영상으로 보고 관심을 갖고 있던 장영규는 그녀에게 협업을 제안했다. 선풍기에 빛이 투사되고 유리벽 등에 다시 그게 투영되면서 그것이 달 또는 눈동자로 보이는 작업이었다. '완월'은 기하학적인 구조를 반복하는 것 같으면서 확장되는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영규는 인터뷰에서 "강갈술래의 실체를 보여주는 기회가 돼 그 원형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이 생겼으면 해요"라고 바랐다. 10월 9~11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의상 전우연, 안무 구성 김기범·문창숙. 러닝타임 60분. 3만~4만원. 국립극장 02-2280-4114

▲국립현대무용단 '어린왕자'

영화 '장화홍련'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김지운 감독이 연출을 맡아 눈길을 끄는 작품. 국립현대무용단 안애순 예술감독과 전방위 뮤지션 정재일이 힘을 보탠다.

각 장르에서 실험적인 예술가들인 모인 만큼 평범치않은 가족극이 나올 거라는 기대다. 국립현대무용단 창단 5주년 작이다.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동명 동화가 원작이다.

사막처럼 황량한 현실을 삶의 전부라 여기는 어른과 그런 사막에도 어딘가에는 오아시스가 있다고 상상하는 아이가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 함께 떠나는 여행을 그린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감성 테크놀로지 가족공연'으로 전환 중인 만큼 다양한 영상 작업도 곁들여진다.

안애순 예술감독은 인터뷰에서 "어렵고 추상적이고 난해하다는 이야기가 먼저 나오는 현대무용을 처음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됐으면 해요"라고 바랐다. 10월 9~1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영상 박훈규·서광은(뷰직)·모젼스랩, 의상 임선옥, 조명 류백희. 출연. 이준욱 등 국립현대무용단의 무용수들. 2만~5만원. 02-3472-1420

◇스타 여성무용수들의 무대…'제5회 솔로이스트 - 여무(女舞)'

공연예술센터가 '2015 스파프'에서 선보이는 제작 공연. 유니버설발레단 객원 수석무용수인 발레리나 김주원(성신여대 무용예술학과 교수), 스타 현대무용가인 콜렉티브에이 차진엽 예술감독, 국립무용단의 스타무용수 장윤나로 이어지는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김주원은 스타 현대무용가 김설진이 안무한 무대인 '지젤', 차진엽은 시각예술가 빠키와 함께 아일랜드 출신의 실험적인 작가 제임스 조이스의 '피네간의 경야'(Finnegan's Wake)에서 모티브를 따온 '리버런 : 달리는 강의 현기증', 장윤나는 엠넷 '댄싱9'으로 인기를 얻은 현대무용수 이선태의 안무로 무대에 선다.

이들은 최근 간담회에서 "저는 안무를 해본 적이 없고, 관심도 없다. 안무가의 언어를 몸으로 표현하는 무용수인데 김설진 안무가를 만나 표현하게 돼 기대된다"(김주원), "결국 작품에는 인생의 삶과 죽음, 우주에서의 인간의 삶 등을 주제로 담죠. 강(river) 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어디에서 흘러오는지 모르는 강을 따라가다보면 혼란을 느끼게 될 것 같았고 거기서 현기증, 구토 증세가 오지 않을까 여겼죠"(차진엽), "작년에 남편(한국무용수 김재승)이 솔리스트를 통해서 공연을 올렸을 때 당시 오선명 PD님과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야죠라는 말이 현실이 됐다. 출산한 지 5개월 밖에 안 됐지만 도전을 하고픈 마음이 있었다"(장윤나)라고 각자 공연을 소개했다. 10월 23~25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3만~5만원. 공연예술센터. 02-3668-0007

◇거물 무용수들의 최고 무대…강수진·김인회

▲강수진·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오네긴'

현역 발레리나이기도 한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2016년 7월22일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은퇴를 예고했다. 내년은 강수진이 1986년 19세의 나이로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최연소 무용수로 입단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그녀는 이 발레단의 종신 단원이다.

강수진이 슈투트가르트 발레단과 함께하는 현역 은퇴작 '오네긴'을 한국에서 먼저 만난다. 20세기 최고의 드라마 발레로 통하는 '오네긴'은 자유 분방하고 오만한 남자 '오네긴'과 순진한 소녀 '타티아나'의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다.

러시아 문호 푸시킨의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이 원작이다. '녹턴' '사계'와 같은 차이콥스키 음악으로 발레에 서정성을 더했다. 드라마 발레의 창시자 존 크랑코가 3막6장의 발레로 재탄생시켰다.

'까멜리아 레이디' '로미오와 줄리엣'과 함께 강수진 드라마 발레를 대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녀의 타티아나는 연기와 기술 면에서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 강수진의 '오네긴'이 국내에 선보이는 건 2004년 이후 11년 만이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주역 무용수로 뛰어난 기술과 연기력을 갖췄다고 평가 받는 제이슨 레일리가 3회 공연 모두 강수진과 함께한다. 11월 6~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5만~28만원. 크레디아 클럽 발코니. 1577-5266

▲서울발레시어터 창단 20주년 기념 페스티벌 '갈라 & 비잉(Gala & Being)'

서울발레시어터(SBT)는 1995년 국내 최초의 민간직업발레단으로 깃발을 올린 이래 국립발레단·유니버설발레단과 함께 국내 3대 발레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상임안무가인 제임스 전(전상헌)과 단장인 김인희는 이 발레단의 상징이다.

두 사람은 올해 창단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공연과 행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창단 20주년 기념 페스티벌 '갈라 & 비잉'이 정점이다. 올해 춤 인생 40년을 맞기도 한 김 단장은 10여 년 전부터 무대에 오르지 않았지만 무용수로서 공식적인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

1995년 창단 공연인 '비잉'에 출연했던 김 단장은 이날 무대에 오른 뒤 무용수로서 마지막 인사를 할 예정이다. 공연에 앞서 10월15일 예술의전당에서 서울발레시어터 사례로 본 민간예술단체의 운영성과와 발전과제라는 타이틀로 심포지움도 연다. 10월 22~2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만~10만원.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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