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갔다 시댁가요"..당찬 며느리와 쿨한 시어머니의 명절新풍속도

입력 2015. 9. 2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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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경제=서지혜ㆍ이지웅 기자] #1.여의도에 살고 있는 안모(32ㆍ여) 씨는 지난 설에 이어 이번 추석에도 시댁보다는 친정을 먼저 찾을 예정이다. 친정 식구들과 나흘간의 명절 연휴 중 이틀간 근교로 여행을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 설 명절 때는 출산을 한 직후라 지방에 계신 시댁 식구들이 서울로 ‘역귀성’했다. 안씨는 “명절에 꼭 시댁을 먼저 방문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시댁에서 배려한만큼 다음 설에는 좀 더 시댁에 신경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2. 결혼 3년차인 김모(31ㆍ여) 씨는 몇 해전 돌아가신 친정아버지 제사를 위해 결혼 이후 계속 명절 당일은 친정에서 보내고 있다. 시댁은 종교적 문제로 제사를 지내지 않기 때문에 남편과 함께 내린 결정이다. 대신 제사를 지낸 후에는 곧장 시댁으로 달려가 시댁식구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 김씨는 “자칫 갈등이 될까 걱정도 했지만 시댁에서 의외로 흔쾌히 허락해주셨다”고 말했다. 

명절을 친정에서만 보내거나 ‘친정을 먼저’ 방문하는 ‘당돌한’(?) 며느리들이 늘고 있다. 변화는 며느리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뜻밖에도 이러한 변화에 동참하는 ‘시어머니’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한민국 며느리들은 반드시 시댁을 먼저 방문한후 친정으로 가는 것이 명절 공식 루트처럼 관행화돼있었다. 친정엔 아예 가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최근 여성인구가 남성을 앞지르고, 여아 출산율이 높아지는 등 ‘여초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같은 상황은 부부간 갈등의 단골메뉴가 돼버렸다.

이같은 갈등은 결국 이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명절 전후인 2월~3월과 10월~11월의 이혼건수는 직전 달보다 평균 11.5%가 늘어나는 등 여성들이 ‘남성 중심’의 명절 문화에 반기를 들기 시작한 것.

결혼 3년차인 주부 이모(34ㆍ여) 씨는 “외동딸이기 때문에 우리 부모님도 명절 당일에 딸을 기다리신다”며 “친정을 한 번쯤 먼저 방문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은 없다”고 말했다.

본지가 포털사이트의 지역 육아커뮤니티의 게시글과 40여 명의 ‘며느리’들을 통해 파악한 결과, 상당수의 며느리들은 ‘명절에 시댁을 반드시 먼저가야 한다’는 공식에 동의하지 않았다.

아직은 시댁에 먼저 가는 며느리가 많지만, ‘상황에 맞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수였다.

대형 육아커뮤니티인 ‘맘스홀릭’의 아이디 dwxxxx 는 “시댁이 걸어서 15분 거리라 자주 가기 때문에 명절 전날 시댁에 가서 음식을 하고 명절날 새벽에는 친정에 간다”며 “차가 막히기 때문에 오히려 시부모님이 차례 지내지 말고 친정에 가라고 하신다”고 말했다.

2년 전 아들과 딸을 모두 결혼시킨 한모(63ㆍ여) 씨 역시 “시집간 딸이 명절에 하루도 오지 못하는 것보다는 하루쯤은 와서 다 함께 밥이라도 먹었으면 한다”며 “며느리의 부모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모든 이런 변화가 모든 가정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대다수의 가정에서는 남성중심적인 명절문화가 유지되고 있다.

어느 쪽을 먼저 방문하느냐에 대한 논의는 커녕, 가사노동마저도 여성에게 집중되는 경우도 많다.

안이환 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는 “남편 위주 혹은 아내 위주 결혼생활은 건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부부가 함께 방문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각자의 가족에 대한 부담감이 크면 부부가 각자 명절에 자신의 가족을 만나러 가는 것도 새로운 대안”이라며 “최근에는 친가족과의 관계도 소원해진만큼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게 좋다”고 제안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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