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두려운 부부들②]게임男-바가지女..'추석 부부잔혹사'

2015. 9. 2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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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양대근ㆍ강승연 기자] #1.서울 동작구에 사는 주부 대학원생 A씨(33ㆍ여)는 추석 생각에 머리가 지끈거린다. 결혼 6년째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인 남편 B씨(34)가 얼마전 “친정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평소 A씨의 부모님은 육아와 살림은 딸에게 맡겨 놓고 PC방에 다니며 게임만 하는 사위를 탐탁지 않게 여겼고, 이에 B씨도 더 이상 눈칫밥을 먹기 싫다고 나섰다. 

A씨도 시부모님께 내조가 부족하다고 한 소리를 들을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A씨는 추석 때 남편과 친정, 시댁 사이에서 치일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면 “차라리 이혼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2.‘기러기 아빠’이자 중견기업 부장인 C씨(45)는 이번 명절이 어느 때보다 쓸쓸하다. 얼마 전 가정법원에서 이혼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아내의 과도한 생활비 요구가 주요 이혼 사유였다.두 자녀와 함께 2008년부터 미국에서 생활한 아내는 “나도 공부하고 싶다”며 미국 대학원 입학을 준비했다. 월급의 대부분인 300여만원을 매달 송금했지만 생활비 감당이 갈수록 힘들어졌고 결국 갈등만 커졌다. 

전처와 법적갈등은 이번에 마무리됐지만 C씨는 가족을 위해 희생한 지난 7년의 시간은 보상받지 못했다. 

[사진=헤럴드DB]

추석이나 설을 앞두고 명절증후군을 호소하는 부부들이 늘어나고 있다. 장시간의 귀성ㆍ귀경길을 소화하고 명절음식 준비 등을 준비하다보면 시댁ㆍ친정 가족과의 사소한 마찰에도 서로간의 우울감이나 짜증이 증폭된다. 때문에 추석 명절이 지난 난 뒤 갈라서는 가정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 곪아있던 가족문제가 ‘명절 이혼’의 불씨로=추석 스트레스가 쌓일 대로 쌓인 아내들에겐 가족들이 하는 덕담이나 충고도 자칫 잔소리로 들리기 십상이다. 남편 역시 그동안 아내에게 쌓였던 불만이 명절 때 사소한 계기 하나로 한번에 폭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2006년 중학교 선배와 결혼한 채모(39ㆍ여)씨의 결혼생활은 신혼 초부터 흔들렸다. 산후풍과 산후우울증을 앓고나서 집안일을 어려워하는 자신에게 “전업주부가 가사에 소홀하다”고 면박을 주는 남편에게 큰 실망을 하면서다.

잦은 다툼에도 꾹 참고 살던 채씨는 2013년 추석 고향인 완도에 내려갔다가 이혼을 결심했다. 연휴 마지막날 들른 친정집에서 시동생 집들이 참석 문제로 싸운 남편은 자신과 딸을 두고 혼자 상경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이를 꾸짖는 장인과도 서로 언성을 높이며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채씨 부부는 다음달부터 별거에 들어갔고 결국 지난 4월 이혼 도장을 찍었다.

가전 디자이너였던 김모(44)씨는 2011년 다니던 회사를 퇴사한 이후 아내와 불화가 늘어났다. 처음엔 빵집을 여는 등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계속 사업이 실패하면서 스트레스가 쌓이고 화를 내는 경우가 잦아졌다. 

결국 작년 추석 아내와의 사소한 말다툼이 발단이 되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결국 올해 6월에 최종 이혼을 결정됐다. 

추석 이후 부부 이혼 10~20% 급증…이혼 사유 1위는 경제적 문제= 추석 이후 이혼 증가는 통계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대법원에 따르면 추석 연휴 이후 법원에 이혼 접수를 신청하는 부부는 평소보다 10~20% 가까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은 9월 이혼 신청은 1만3314건이었지만 10월 들어 1만5957건으로 전달보다 19.8% 늘어났고, 지난해 역시 10% 넘게 증가했다.

이혼 증가의 중요 원인으로는 경제적 문제가 꼽힌다. 지난해 전체 이혼 건수 11만5510건 중 경제 문제로 인한 이혼은 1만3060건으로, 성격차이(5만1538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적 이유의 비중이 크게 높아진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기적인 경기불황이 이혼과 가정 해체 속도를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경천 가사전문 변호사는 “배우자 간 쌓였던 불만이 추석이나 설처럼 명절을 뇌관으로 폭발해 이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명절 때만 잘하려고 하지 말고 평소부터 부부 사이에 ‘신뢰의 마일리지’를 쌓아 놓아야 이러한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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