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분마다 치매환자 1명씩 발생.. 예방 집중땐 절반 줄일수 있다
매년 9월 21일은 '치매 극복의 날'이다. 이 날은 치매 예방 및 조기관리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제정됐다. 치매는 환자는 물론 가족들에게도 정신적, 경제적 어려움을 주는 등 사회 전반에 막대한 비용 부담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문정림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치매환자 실종 사례가 2011년 7604건에서 2014년 8207건으로 매년 증가해 4년간 총 3만1444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동안 실종환자 미 발견 사례가 78건에 달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24년 국내 치매환자 101만명 예측=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치매 환자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지난 2012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치매 환자는 약 3560만명(2012년 기준)이며, 오는 2030년 6570만명, 2050년 1억1540만명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치매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국무회의에 보고한 ‘생활속 치매대응전략’에 의하면 국내 치매환자는 2013년 57만명에서 2024년 101만명으로 늘고, 노인인구에서 치매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치매 유병률도 2013년 9.4%에서 2024년에는 10.2%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1년 치매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치매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2013년 11조7000억원에서 2020년 21조1000억원, 2030년 43조6000억원으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최근 국내에서 매 12분마다 치매 환자가 1명씩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한지원 교수팀이 도시 및 농촌 4개 지역의 65세 이상 노인 460명을 대상으로 평균 3.5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노인인구 1000명당 7.9명의 새로운 치매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인 인구 600만명을 감안하면 매 12분마다 1명씩 새로운 치매 환자가 계속 발생한다는 의미다.
◇치매는 어떤 질환=치매는 정상적으로 활동하던 사람이 후천적이고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 신경세포가 손상돼 기억력을 포함 여러 가지 지적 능력을 상실해 제대로 기능할 수 없게 된 상태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학영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하나의 질환 명이 아니라 여러 가지 뇌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질환들이 나타내게 되는 증상 군을 일컫는다. 치매라고 하는 상태를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한 질환들 중에서 퇴행성 뇌 질환 특히 알츠하이머병이 가장 흔한 원인이 되기 때문에 치매라고 하면 알츠하이머병과 거의 같은 말로 사용되곤 한다”고 설명했다. 치매 원인 질환으로 알츠하이머병 외에도 전두측두치매, 레비소체치매와 같은 다른 종류의 퇴행성 뇌 질환도 있다.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뇌 손상으로 인해 초래되는 치매인 혈관치매 역시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다. ‘치료가 가능한 치매’라고 여겨져 온 갑상샘기능저하증, 비타민 결핍, 알코올 중독을 포함한 약물 중독, 우울증 등도 치매의 원인에 포함된다. 이 중 퇴행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병과 뇌혈관질환에 의한 뇌 손상이 원인이 되는 혈관치매 두 가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80∼90%이다.
◇예방 위한 조기검진 필수=치매는 조기 발견과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증상이 심한 경우 일반인들이 봐도 치매라고 쉽게 알 수 있으나, 치매 초기단계에서는 치매 여부를 감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학영 교수는 “자세한 환자의 증상기록과 함께 신경학적인 검사와 신경심리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신경심리검사는 환자의 지적 능력의 손상이 노령화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변화인지 아니면 치매의 초기단계에 해당하는 인지적 결함인지를 구별하고, 치매에 의한 변화라면 다양한 질환 중에서 어떤 질환에 의한 치매인지를 구분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된다”고 말했다. 치매 진단 후 원인을 밝히기 위해 CT, MRI, SPECT, PET와 같은 뇌 촬영을 한다. CT와 MRI가 뇌의 구조를, SPECT와 PET는 뇌의 대사나 기능을 측정하다. 혈액검사(간기능, 혈당, 신장기능, 빈혈 검사), 뇌파검사, 갑상선 기능검사 등도 실시하고, 치매 원인을 파악해 적절한 치료를 시행한다.
한지원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치매 조기 검진과 치료를 통해 치매 발병을 2년 정도 지연시킬 경우 40년 후 치매 발병률을 80% 수준으로 낮출 수 있고 치매 환자의 평균 중증도 또한 감소하게 된다는 사실이 이미 보고 된 바 있다”며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치매 예방을 위한 조기 검진이,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집중적인 추적 관리가 필수”라고 밝혔다.
치매 예방과 관련 전문가들은 치매의 50%가 예방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경과 박선아 교수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을 예방하거나, 약물 복용을 통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선아 교수는 “무리하지 않으나 땀이 날 정도의 규칙적인 운동을 주 3회 이상 30분에서 1시간 정도 꾸준히 해야 한다. 유산소 운동과 함께, 근력 운동과 유연성 운동이 도움이 된다”며 “사회활동을 통해 주위 사람과 담소를 나누며, 뇌활동을 위해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도 필수다. 건강에 좋은 특정음식만을 먹는 것 보다 신체와 뇌에 영양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 추천된다. 금연은 필수이며. 밝은 마음으로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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