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길따라 멋따라> '시간이 멈춘 풍경'…연천 민통선 생태 여행

송고시간2015-09-19 07:00

이 뉴스 공유하기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본문 글자 크기 조정

순수 자연 속 여행의 즐거움…자연생태-안보관광 즐길 최적지

(연천=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경기도 최북단에 위치한 연천. 휴전선 인접 지역으로, 심리적 거리는 훨씬 멀게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

남과 북을 가로막은 철책과 지뢰, 군부대로 상징되는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은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는 동시에 문명 세상의 발길에 차이지 않은 생태계를 품은 자연을 선물한다.

민족의 비극을 여실히 보여주는 땅이지만, 마냥 슬프지만 않은 것은 순수한 자연 속에서 여행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연천에 다녀오면 연천이 품은 매력에 푹 빠져들고 만다.

◇ 자연생태-안보관광 즐길 수 있는 최적지

연천은 민통선 안의 자연 생태와 안보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최적지다. 연천에서 남북 군사분계선을 가로질러 흐르는 임진강을 따라가면 한탄강과 합류하는 동이리에서 중국의 적벽에 비견할 만한 절벽과 마주하게된다.

<길따라 멋따라> '시간이 멈춘 풍경'…연천 민통선 생태 여행 - 2

한반도 내륙에서 볼 수 있는 강안 주상절리다. 주상절리는 단면이 다각형 기둥 모양인 절리(갈라진 틈)를 말한다. 용암대지에 임진강 물이 흘러들면서 절리 면을 따라 침식돼 수직 절벽이 형성된 것이다.

지구 역사상 가장 오래된 신생대의 지질 운동을 볼 수 있는 장소다.

임진강 주상절리는 높이 40m, 길이 1.5km에 달한다. 강을 따라 평화누리길이 펼쳐져 트레킹하면서 병풍처럼 펼쳐진 수직 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 비가 내린 뒤에는 절벽에 수십 개 폭포가 생겨 커다란 물줄기를 쏟아낸다.

일교차가 큰 이맘때면 물안개가 피어올라 몽환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단풍이 들면 바위틈 단풍잎이 붉게 물들어 적벽이라고도 부른다.

주상절리에서 임진강 상류로 계속 올라가면 징파나루가 나온다. 자갈이 훤하게 비칠 정도로 물이 맑다고 해서 맑을 징(澄), 물결 파(波)를 쓰는 징파강에 있던 나루.

예전에는 한양과 함경도를 오가는 주요 길목이었으며 1970년대까지만 해도 경운기 엔진을 단 배가 강을 건너다녔다.

지금은 북삼교와 군남댐이 생기면서 너른 자갈밭으로 변했다.

◇ 북한 땅 생생히 볼 수 있는 태풍전망대

분단의 현실을 피부로 느끼려면 태풍전망대로 가야 한다. 육군 28사단(태풍부대)에서 관리하는 전망대는 비끼산 정상 수리봉에 위치한다. 북한과 가장 가까운 전망대로 휴전선까지 800m, 북한 초소까지 1.6km에 불과하다. 맑은 날에는 개성이 보인다.

전망대 앞으로 남방 한계선의 철책이 길게 늘어섰고, 그보다 멀리 북방에 휴전선이라 부르는 군사분계선이 있다.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 2km 사이에 국군과 북한군의 관측소와 초소가 빼곡하다. 사소한 움직임도 금방 알아챌 수 있을 만큼 시야가 확 트였다.

전망대 너른 터에는 장병이 종교 활동을 할 수 있는 교회, 성당, 성모상, 법당, 종각 등이 있고 한국전쟁 전적비, 소년전차병 기념비가 세워져있다.

전시관에는 임진강 필승교에서 수습한 북한 사람들의 생필품과 일용품, 휴전 뒤 여러 차례 침투한 무장간첩들의 침투 장비 일부가 전시돼 있다.

<길따라 멋따라> '시간이 멈춘 풍경'…연천 민통선 생태 여행 - 3

태풍전망대에서 내려오면 임진강 평화습지원이 있다. 군남홍수조절지로 인해 두루미의 천연 서식지가 사라져 새로 조성한 인공 습지다.

민통선 안에 둥지를 틀어 겨울철에 두루미 무리를 볼 수 있다. 두루미의 먹이가 되는 율무를 재배하는 밭도 있다.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이 대치한 현실을 확인할 수 있는 곳으로, 망원경 장비 등이 갖춰지지 않았지만 우리 군 관측소와 북한군 관측소의 거리가 가까워 북한 땅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출입은 신분증만 있으면 자유롭다.

◇ 왕가의 풍모 느껴보자…조선왕가 염근당

연천의 조선왕가인 염근당은 원래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 있었으나 성균관대학교 기숙사 건축으로 이곳으로 옮겨왔다.

집을 옮기려 해체하던 중 고종 황제의 손자 이근의 집이라는 상량문이 발견됐다. 일반 민가에서 보기 어려운 곧게 뻗은 기둥과 서까래가 이채롭다. 오랜 세월에도 금 가고 터진 곳이 없는 이유는 궁궐을 지을 때 쓰는 금강송을 자재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천평야를 내려다보는 누마루를 가진 사반정과 함께 'ㅁ'자 마당을 완성하는 염근당 뒤편에는 별채 자은정이 있다.

황토로 벽과 바닥을 채워 힐링을 위한 장소로 적격이다. 인근에 고려왕의 위패를 모신 연천 숭의전지, 임진강을 바라보는 당포성, 동이리 주상절리, 전곡선사박물관 등의 관광지가 있다. 문의 조선왕가 (☎031-834-8383), 연천군청 문화관광체육과 (☎031-839-2061)

◇ 국내 3대 캠핑장 '한탄강 오토캠핑장'

<길따라 멋따라> '시간이 멈춘 풍경'…연천 민통선 생태 여행 - 4

한탄강 오토캠핑장은 국내 3대 캠핑장 중 하나로 한탄강 관광지 내에 위치한다.

차량 86대를 수용할 수 있고, 49대의 고정식 캠핑용 캐러밴을 갖추고 있다.

꼬마자동차(10대)와 가족자전거(25대), 전동스쿠터(15대)를 비롯해 인조잔디 축구장, 물놀이장, 바닥분수대, 인공폭포, 공룡 캐릭터 공원 등 체험시설과 부대 시설도 있다.

민물 매운탕이 유명해 입구에 매운탕이나 해장국을 하는 음식점도 여럿 있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전곡리 선사유적지와 허브 아일랜드가 볼만하다.

승용차로 이용할 경우 자유로를 타고 문산, 적성을 거쳐 전곡 사랑교를 건너 좌회전하면 된다.

nsh@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