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장로교단 첫 목회자 납세 결의'.. 예장합동 '은급재단 금품의혹 명단 공개'

최기영 기자 2015. 9. 16.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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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에서 '성소수자를 위한 목회지침' 마련을 위한 연구를 촉구하는 헌의안에 대해 반대하는 총대원들이 손을 들어 입장을 표시하고 있다. 김나래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가 16일 장로교단 중 처음으로 목회자들의 근로소득세 납부를 결의했다. 성소수자 목회 지침을 마련하자는 헌의안은 부결시켰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과 통합은 각각 은급재단과 연금재단 문제 해결을 위해 강도 높은 조치들을 취하기로 결의했다.

◇기장=강원도 원주 영강교회에서 이날 열린 제100회 총회 3일차 회의에서 종교인 과세와 관련, “근로소득세 납부가 타당하다”는 입장을 채택했다. 대한성공회가 2012년 개신교 교단 중 처음으로 교단 차원의 성직자 납세를 결의한 데 이어 두 번째다.

교회와사회위원회는 “종교인 납세에 대한 신학적·실정법적인 검토 결과와 사회적 여론, 정부의 시행 의지 등을 고려할 때 교단 입장을 근로소득세 납부로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헌의안을 제출했다. 전날 헌의안 보고 때는 일부 총대가 반대의견을 제시해 채택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왔으나 이날 회의에서는 별다른 이의 제기 없이 바로 통과됐다. 기장 관계자는 “종교인 납세를 관철하려는 정부 태도나 사회 여론을 생각할 때 더 이상 납세 자체를 거부할 수 없다는 교감이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 목회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 교육을 하고 자료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소수자에 대한 목회지침’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를 허용해 달라는 교회와사회위원회의 헌의안은 부결됐다. 교회와사회위원회 위원장 김경호(들꽃향린교회) 목사가 “성소수자의 커밍아웃과 결혼 등은 교회에도 임박해 있는 중요한 문제”라며 “찬반을 전제한 것이 아니라 목회적으로 이들을 어떻게 대할지 연구하자는 것”이라고 헌의안 취지를 설명했으나 반대 의견이 잇따랐다. 결국 최부옥 신임 총회장이 원안에 대한 찬반을 거수로 물었고, 총 투표자 438명 중 반대 258명, 찬성 74명, 기권 106명으로 기각됐다.

100회 총회를 기념해 준비한 제7문서 ‘교회를 교회답게’도 채택되지 않았다. 제7문서작성 특별위원회는 “자기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교회는 교회가 아닙니다”라는 제1명제를 시작으로 18개 명제로 구성된 문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일부 총대들은 ‘교회는…이 아닙니다’라는 형식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결국 1년 더 연구하자는 한 총대의 새로운 안이 압도적 지지를 받아 통과됐다.

◇예장합동=대구 반야월교회에서 개최한 제100회 총회 셋째 날 회무에서 은급재단 납골당 문제와 관련,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인사들의 명단을 전격 공개했다. 총대들은 이들 인사에 대해 회원권을 일시 정지하고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교회법과 사회법에 따라 사법처리하기로 결의했다. 납골당은 법정 소송이 마무리된 후 전문 감정기관의 평가를 받아 매각하기로 했다.

또 총회에서 선임했던 납골당문제조사처리위원회 위원 가운데 조사처리 과정에서 총회에 손해를 끼칠 수 있는 행위를 했던 위원들도 교회법과 사회법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이날 공개한 명단 중 처벌 대상을 선별하는 일은 김기철 목사와 이시홍 신신우 장로에게 맡기기로 했다. 세 사람은 17일 오전 처벌자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이티구호헌금 전용사건은 격론 끝에 다음 회무 때 결론을 내기로 했다. 총대들은 아이티구호헌금 전용사건 처리가 이번 회기에 종료돼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했지만 해당자 처벌이 또 다른 법정 분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논쟁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예장합동은 총회본부를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본부직제조정 및 구조조정분과위원회’의 보고에서는 “총회 연 예산 중 직원급여가 30%를 차지한다”며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총대들은 ‘현행 5국 1실 체제를 3국 체제로 재편’ ‘직원 정년제 61세로 하향 조정’ ‘신규채용은 공채로 하되 총대 친인척 배제’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학원선교위원장 권순웅 목사는 “총회가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교회와 노회, 교계 언론이 힘을 모아 종교용도 건물에서도 주중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법제화 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장통합=충북 청주 상당교회에서 열린 제100회 총회 셋째 날 회의에서 총회연금재단에 대한 외부특별감사를 2년마다 실시한다는 내용의 연금재단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특별감사 선정은 총회 임원회가 하고, 비용은 연금재단이 부담키로 했다. 그동안 연금재단은 비정기적으로 감사를 받아왔다. 매회 감사비용이 5000만~1억원 정도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대부분 총대들은 “비용보다 신뢰 회복이 먼저”라며 개정안을 가결했다. 연금재단에서 특별감사를 수용하지 않거나 감사를 거부·방해하면 총회는 연금재단 이사장과 해당 이사를 기소 의뢰할 수 있게 했다.

총회 산하 기관·단체의 이사 및 감사는 총회가 임면(任免)한다는 조항도 신설했다. 전날 총회가 파송한 연금재단 이사 전원을 해임하기로 결의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한 총대는 “지금 총회연금재단 이사들은 ‘친구’이기 때문에 ‘도둑’처럼 몰아내선 안 된다”며 반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연금재단가입자회장 이군식 목사는 “이미 여러 차례 합의를 시도했지만 결국 결렬됐다”며 “현재 법적으로 두 이사회가 존재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총회가 정당성을 가져야 하고 이를 위해선 임면 조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장고신·고려=예장고신과 고려는 이날 천안 동남구 충절로 고려신학대학원에서 통합총회를 열고 39년 분열역사를 마무리했다. 고신 측은 고려 측 총회가 열린 경기도 안성 사랑의교회 수양관에 환영사절단을 보내 새 식구들을 안내하는 등 예의를 갖췄다. 고신 측 총대들은 고려신학대학원 회의장에 입장하는 고려 측 총대들을 맞으며 5분 이상 기립박수로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신상현 예장고신 총회장과 원현호 예장고려 총회장이 한목소리로 “고신 총회와 고려 총회는 이 시간부터 통합됐음을 공포한다”고 선포했으며, 양 교단 총대들은 박수로 동의했다. 신 총회장은 원 총회장에게 고신 교단 배지를 전달했으며, 총대들은 신 총회장의 구호에 맞춰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온전한 연합을 이뤄 하나님 나라를 위해 힘쓰고 헌신합시다”라고 외쳤다.

고신 측 통합추진위원장 김철봉 목사는 “통합 논의 과정에서 최대 덕목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너그러움이었다”면서 “조국 통일을 앞둔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교단 통합으로 준비시키셨다. 이 일에 함께 전진하자”고 독려했다. 고려 측 통합추진위원장 천환 목사도 “한국교회가 분열을 거듭하고 있는데 지난날의 과오를 회개하고 하나 되기 위해 노력한다면 분명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이라며 “고신 측 식구들의 깊은 환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양 교단의 통합으로 노회는 36개에서 44개로 늘어났다. 총대 수도 470여명에서 610명으로 증가했다. 통합으로 예장고신 소속 교회 수는 2113개, 성도 수는 55만명으로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 교세와 비슷한 수준이 됐다.

원주·대구·청주·천안=김나래 최기영 이용상 백상현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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