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상에 100만원 깔고 케이크엔 금가루.. '허세잔치'

박효목기자 입력 2015. 9. 16. 11:46 수정 2015. 9. 1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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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뿐인 자식인데…" 1000만원대 돌잔치도인터넷 육아카페 등엔 '럭셔리 인증컷' 올리며 허영심 경쟁 부추기기도

지난 5일 아들 백일잔치를 한 김모(여·28) 씨는 잔치를 며칠 앞두고 시어머니에게 현금으로 100만 원을 마련해 달라고 부탁했다. 산후조리원에서 만나 알게 된 친구가 1만 원짜리 100장을 바닥에 깔아놓고 마련한 백일상 사진에 자극받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하나뿐인 아들이 돈 걱정을 하지 않고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어머니한테 부탁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딸 백일잔치를 한 정모(31) 씨는 아내 성화에 못 이겨 30만 원짜리 케이크를 주문했다. 정 씨는 "아내가 평생에 한 번뿐인 딸 백일잔치를 하는 것인데 남들과는 다르고 고급스럽게 하고 싶다고 했다"며 "정교한 꽃장식이 달린 케이크 위에 금가루를 뿌리고 아이에게는 백일 기념 순금 목걸이도 채웠다"고 설명했다. 정 씨 부부는 아이와 부부 의상과 손님 식사 비용까지 400여만 원을 썼다. 돌잔치도 아닌 백일잔치까지 수백만 원을 써 행사를 치르는 등 부모들의 허례허식 경쟁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심지어 인터넷 육아 카페 등에는 값비싼 꽃장식 등으로 치장된 백일잔치 인증 사진을 올리며 허영심 경쟁을 부추기는 부모들도 나타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텔 연회장(40석 기준)을 빌릴 경우 하객 1인당 6만∼7만 원 정도의 식대를 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백일잔치에 입을 아이와 부모 의상을 빌리고, 메이크업과 사진 촬영, 백일상 등을 최고급 패키지로 준비할 경우 500만 원은 훌쩍 넘는다"면서 "돌잔치의 경우 1000만 원을 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 인기가 많은 업체는 올 연말까지 예약이 끝난 상태"라고 귀띔했다. 현택수 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은 "저출산으로 한 자녀만 둔 가정이 늘어나면서 자기 자녀만큼은 특별하게 키우고 싶은 부모의 욕심이 빚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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