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대학별 교수성명 잇달아(종합)
부산대·덕성여대·고려대교수들 "시대에 역행…국정화 중단해야"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교수들의 집단 성명이 대학별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대학교 역사 관련학과 교수 24명 전원은 15일 성명을 내고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대학 사학과, 고고학과, 역사교육과 교수 등으로 재직 중인 이들은 성명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면서 "국정 교과서 제도는 일제 식민통치 체제와 유신 때만 있었던 독재 권력의 산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서 "교과서 국정화는 학생들에게 획일적인 역사 인식을 강요하는 폭력"이라면서 "정치권은 국정화를 즉각 중단하고, 역사학계를 망라한 '역사교육위원회'를 구성해 전문성 있는 학계에 교육 제도를 맡겨야 한다"고 요구했다.
비역사 전공을 포함한 덕성여대 교수 40명도 이날 성명을 내고 "한국사 국정화 반대가 우리 사회의 공통된 여론인데 교육부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민주화로 인해 검정 교과서 제도로 바뀐 지 불과 10년도 채 안 돼 국정 교과서 제도로 회귀하는 것은 백년지대계인 교육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고려대학교 인문사회계 교수들도 16일 오전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에 반대하는 입장을 담은 교수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선언에는 역사계열 교수 20여명과 함께 인문사회계열 교수 140여명이 이름을 올렸다.
정태헌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는 "교과서라는 게 기본 틀은 공유하되 그 안에서 다양성을 추구하도록 해야 하는데 아예 국정화를 해버리겠다는 건 시대에 역행하는 방침"이라면서 "교수들이 상당히 보수적임에도 이렇게 들고 일어나는 건 그만큼 기본이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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