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4개 교단 일제히 총회 개막

2015. 9. 1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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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과 통합,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가 14일 역사적인 제100회 총회의 막을 올렸다. 예장백석과 대신은 이날 통합총회를 열어 교단 통합을 마무리 짓고, 국내 3대 교단으로 발돋움했다.

◇예장백석·대신 통합총회=예장백석(총회장 장종현 목사)과 대신(총회장 전광훈 목사)은 이날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리조트 1층 그랜드볼룸에서 통합총회를 개최했다. 양 교단이 통합 논의를 시작한 지 17년 만이다. 통합교단의 총회장에는 장종현 목사를 선출했다. 이번 통합으로 양 교단은 7000여 교회를 둔 한국교회 제3의 대형교단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예장대신 측 일부 인사들은 통합총회에 반발하며 별도의 총회를 개최해 논란을 일으켰다.

양 교단은 통합선언문에서 “오늘 통합은 온 세상의 그리스도인들이 하나 될 것을 명하신 그리스도의 명령에 순종한 것이며, 십자가 희생으로 막힌 담을 허무신 그리스도의 모범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기독교선교 130년과 광복 70년을 맞이한 뜻깊은 해에 우리의 통합이 작은 밀알이 되어 한국교회는 물론 우리 사회가 분열을 마감하고 새로운 연합과 일치의 역사를 시작하는 원년을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통합총회는 ‘믿음으로 하나 되어 사랑하는 총회’(창 2:24~25)를 주제로 15일까지 열린다. 총회에선 한국교회를 복음으로 지키고 세속화의 물결을 저지하는 데 뜻을 모을 계획이다. 종교인 과세와 이슬람 확산, 동성애 및 차별금지법 반대, 역사교과서 왜곡 등에 대한 입장을 담은 선언문도 채택한다.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양병희 목사는 축사에서 “통합총회를 축하드린다”며 “분열의 역사를 딛고 대통합을 이룬 백석과 대신 교단이 미래지향적으로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무궁하게 발전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한다”고 말했다.

예장대신은 이날 통합총회에 앞서 라비돌리조트 2층 메이플룸에서 제50회 총회를 열고 통합과 관련한 안건을 처리한 뒤 통합총회에 합류했다. 하지만 통합에 반대하는 대신개혁협의회 소속 회원들은 총회장 밖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성명에서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통합총회는 원인무효에 해당한다”며 교단수호를 다짐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6시 경기도 광명 함께하는교회에서 ‘예장대신 제50회 총회’를 별도로 개최했다. 이들은 총회가 불법으로 징계한 총대들의 회복과 새 임원 선출, 비상수습전권위원회 선임, 각 기관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예장합동=대구 동구 안심로 반야월교회(이승희 목사)에서 예배를 드리며 제100회 총회를 시작했다. 백남선 총회장은 공의로운 발언들이 총회를 채워가게 하자고 강조했다. 백 총회장은 “총회 활동을 하면서 가룟 유다를 흉내 내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며 “이번 총회를 통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신앙의 사람들이 일어나서 무너져가는 한국교회와 교단을 세워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총회는 전체 148개 노회 1529명(목사 766명, 장로 763명)의 총대가 참석한 가운데 개회됐다. 회순 채택 후 임원 선거에 돌입할 예정이던 총회는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과거 남울산노회 소속이었던 울산남교회의 노회 소속 관련 분쟁으로 평동노회에 회원권이 있는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20여 분간의 논쟁 끝에 백 총회장이 총대들에게 찬반을 물었고 결국 평동노회에 회원권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 이로써 평동노회 소속으로 목사부총회장 후보에 출마했던 장대영(수도중앙교회) 목사의 피선거권이 박탈돼 총회가 개회되자마자 목사부총회장 후보 한 명이 제외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총회 장소인 반야월교회 입구에서는 총대들의 관심을 호소하는 플래카드와 피켓 시위대가 등장하는 등 소란스러웠다. 제자교회 정삼지 목사를 지지하는 성도 130여명은 “제자교회의 노회소속은 중립입니다”를 외치며 노회 분립 움직임이 불법임을 주장했다. 이들은 “한서노회분립위원회(위원장 이성택 목사)가 ‘중립’인 제자교회를 한서노회에 소속시켜 분립하려고 한다”며 “제자교회는 지난 97·98·99회 총회 결의에 따라 아직 노회소속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서노회에 소속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총회인준 지방신학교 신대원생들은 총회신학원 수료학비가 과다하다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총신대 운영이사회는 지난 7일 ‘총회신학원 수료학비 하향 조정의 건’에 대해 6주 수업에 225만원인 현행안을 유지하기로 한 바 있다. 성추행 논란을 빚었던 전병욱(홍대새교회) 목사의 징계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대도 총회장 입구를 지켰다.

예장합동은 18일까지 ‘총신대에 대한 총회의 감독권 강화’ ‘이단 논란 단체에 대한 대응’ ‘목회자 윤리 지침 마련’ ‘교회 세습 방지법’ ‘동성애대책위원회 설치’ 등을 논의·처리한다.

◇예장통합=충북 청주 상당교회(정삼수 목사)에서 제100회 총회를 개막했다. 총회에는 전국 65개 노회의 목사 및 장로 총대 1413명이 참석했다.

나흘간의 회무 일정 중 첫 순서로 치러진 임원선거에서는 목사부총회장 채영남(광주 본향교회) 목사가 총회장직을 승계했다. 개회예배 설교를 맡은 채 목사는 총회 주제인 ‘주님, 우리로 화해하게 하소서’를 제목으로 “다양한 갈등이 교회에 발생하고 있는데 하나님께서는 사도 바울을 통해 화해를 명령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100년은 또 다른 도전과 고난의 시기가 될 것”이라며 “서로 용서를 구하고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믿음의 사람들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총회에선 총회연금재단을 둘러싼 논란이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총회연금재단은 최근 모 업체에 대한 투자 적절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제기돼 왔다. 재단은 또 지난해 99회 총회에서 연금재단 이사의 임기를 4년에서 3년으로 줄였는데도 이를 거부해 갈등을 빚고 있다.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대위)가 ‘레마선교회 이명범씨를 이단에서 해지해 달라’고 청원한 것도 관심사다. 담임목사 청빙이나 연임 시 시무기간을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해 달라는 요청과 특별위원회로 있는 여성위원회를 상설화해달라는 헌의안도 올라와 있다. 98·99회 총회에 이어 올해도 녹색총회 캠페인으로 진행된다. 회의 인쇄물은 가능한 재생용지를 사용하고, 물병에 든 생수 외에 모든 음식물의 회의장 반입이 금지된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티백이나 인스턴트커피도 제공하지 않는다.

◇기장=강원도 원주 영강교회에서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라’는 주제로 제100회 총회의 막을 올렸다. 기장은 100회 총회를 기념해 모든 예배와 행사를 ‘광야’라는 콘셉트에 맞춰 진행했다. 개회예배는 ‘언약궤 의례’를 시작으로 경건하게 열렸다. 25개 노회장이 하나님의 뜻을 상징하는 낱말 조각을 언약궤에 붙이고 교단의 주요 문서를 언약궤 안에 넣으며 기장 교단의 정체성과 신앙을 되짚었다.

총회장 황용대 목사는 ‘기억하는가? 기장의 발걸음을!’이란 설교에서 “구약의 이스라엘 민족들은 하나님에 대한 기억을 잃으면서 타락하기 시작했고, 신약에서 예수님의 성만찬을 통해 예수를 통한 새 세계를 약속받았다”며 “이번 총회는 기억을 강조하며 기장의 정체성과 사명을 확인하는 총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교단의 뿌리와 공교회적인 에큐메니컬 국제협력을 기억하자는 취지에서 표창 예식을 진행했다. 고인이 됐지만 신앙의 모범을 보였던 신앙의 선조 7명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대상자는 프레데릭 S 밀러 목사, 윌리엄 스코트 목사, 장공 김재준 목사, 만우 송창근 목사, 늦봄 문익환 목사, 장준하 선생, 이우정 장로 등이다. 고인들을 대신해 이들의 기념사업회 관계자 등이 수상했다. 그동안 기장과 활발히 교류해온 미국그리스도교연합교회, 미국제자교회, 캐나다연합교회, 독일 개신교선교연대에도 표창을 수여했다.

이들은 성찬식에 이어 교회 앞마당에서 ‘광야의 식탁’ 의례를 진행했다. 믿음으로 파송 받은 목회자들이 갈 곳은 바로 광야임을 몸으로 결단하자는 취지에서 만나와 메추라기 대신 주먹밥과 물로 식사를 나눴다. 교단 총회장 선출 및 주요 헌의안 의결은 15일부터 진행된다.

화성,원주,청주, 대구=유영대 김나래 이용상 최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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