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노약자석 앉았다고 폭언..'지하철 임신부' 사건 전말

2015. 9. 1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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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 한수진/사회자: 
임신 10주차인 임산부 아내가 지하철에서 한 남성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남편의 글이 SNS에 올라와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데요. SBS 스브스뉴스에서도 보도되면서 주말 내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된 일인지 지하철에서 폭행당한 임산부를 직접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를 익명으로 진행하는 점 청취자 여러분의 양해 바랍니다. 나와 계시지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 한수진/사회자: 

충격이 크시겠어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조금.

▷ 한수진/사회자: 

말씀으로는 조금이라고 하시지만 상당하셨던 것 같습니다. 남편이 쓰신 글을 보면 그런 점을 잘 느낄 수 있던데요. 무엇보다 건강은 괜찮으세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아기는 건강한 것 같아서 

▷ 한수진/사회자: 

다행이네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쉬고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현재 임신 몇 개월이시죠?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4개월차 12주 들어왔어요.

▷ 한수진/사회자: 

사실 12주면 임신을 했는지 안 했는지 겉으로 봐서는 전혀 알 수 없는 정도죠.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모르시는 분들은 알기 어렵죠.

▷ 한수진/사회자: 

이때가 중요한 시기라서 그 어느 때보다 조심해야 하는 시기고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4~5주에도 그런 부분들이 있어서 조금 더 조심스러운 면이 더 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실제로 연구 결과 보면 24주차 이전 초기 임산부 경우에는 5명의 1명꼴로 유산의 아픔을 겪고 있어서 정말 조심하고 배려를 받아야 하는 시기인데... 그러면 그날이 9월 1일 저녁이었던 것 같아요. 지하철에서 정확하게 어떤 일이 있으셨던 건가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퇴근길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앉아서 가는 건 상상할 수 없는데 자리가 났더라고요. 서너 정거장 남겨두고 자리가 났어요. 정말 참고 참다가 자리에 앉았어요.

▷ 한수진/사회자: 

내내 서서 오다가 서너 정거장 남기고.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잠깐만 앉자 하는 마음에 앉았는데 옆에서 툭 치는 느낌이 나더라고요. 자리가 좁다 보니까 잘못 치신 거겠지, 하고 가만히 있었어요. 손바닥으로 어깨를 툭툭 치시더라고요. 가다 보면 이번 역이 무슨 역인지 여쭤보시는 분들도 많고, 길을 여쭤보시나, 하고 이어폰을 낀 상태여서 이어폰을 빼고 바라봤어요. 언성을 좀 크게 젊은 사람이 앉으면 안 된다고. 

▷ 한수진/사회자: 

거기가 일반석이 아니라 노약자석이었던 모양이죠?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 한수진/사회자: 

일어서라.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임산부예요, 이렇게 말씀을 드렸어요.

▷ 한수진/사회자: 

연세가 어느 정도 돼 보이시던가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60대 중후반 정도

▷ 한수진/사회자: 

60대 중후반 정도 보이는 어르신이 툭툭 치시면서 여기 노약자석, 이 스티커 안 보이느냐, 일어서라.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네. 죄송합니다. 임산부예요. 말씀드렸더니 저는 그렇게 대화가 끝인 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다시 이어폰을 꼽았어요. 그 분은 그게 끝이 아니셨나 봐요. 주먹으로 정말 삽시간에 다시 팔뚝을 치시더라고요. 너무 놀라서 

▷ 한수진/사회자: 

쳐다봤더니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정말 아까보다 더 언성이 높게 욕설을 하시면서 

▷ 한수진/사회자: 

욕설을 하셨다고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네. 쌍시옷이 들어가는...

▷ 한수진/사회자: 

그렇게 심한 욕을?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네. 너무 창피할 정도로 (울먹) “젊은 년이 여기 앉아서 불구자도 아닌데..” 이런 식으로 

▷ 한수진/사회자: 

“젊은 년이 불구자도 아닌데 여기 앉아서?”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네. 

▷ 한수진/사회자: 

“무슨 싸가지 없게” 이런 얘기도 했다면서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 한수진/사회자: 

욕설을 참 많이 심하게 하셨네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계속 욕만 하셨어요.

▷ 한수진/사회자: 

혹시 술 먹은 거 같지 않았어요? 맨 정신에 그랬다는 거예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술은 안 드신 것 같았어요.

▷ 한수진/사회자: 

혹시 그 분이 임신부라고 한 말을 못 알아들으신 게 아니었을까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그러고 난 다음에 또 욕설을 하셨을 때 저 임산부라고요, 또 얘기를 드렸거든요. 그런데도 그때 딱 일어나시면서 그 다음역이 저도 내려야 할 역이었고, 그 분도 내리셔야 할 역이었나 봐요. 내리면서도 계속 욕을 하시는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임산부라고 몇 차례 얘기를 했는데도 언성을 높이고 욕을 하고 내리면서 까지도 계속 욕을 했다는 거예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화가 나기도 하고

▷ 한수진/사회자: 

기가 막히죠. 놀라고.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네. 신랑한테 전화를 했어요. 그랬더니 경찰에 빨리 신고하라고... 신랑은 마중 나와 있는 상황인데 퇴근하고... 지금 가는 길이니까 거의 다 왔으니까 조금만 기다리고 있으면 도착한다고.

▷ 한수진/사회자:

폭행도 하고, 욕설도 했다니까 남편분도 굉장히 겁이 나셨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경찰에 신고를 해라. 경찰에 신고하셨어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네, 바로 전화를 했어요. 그리고 지하철을 내렸고, 경찰서에 같이 가시자고 말을 건넸죠. 그랬더니 밀치시더라고요. 그 상황에서도 또 제가 임산부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쇼핑백을 제가 들고 있었는데 그 부분을 치시다가 그게 위쪽에 걸려있던 부분이라 쇼핑백을 치시려고 하신 건지 아니면 밀려고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밀치셨어요. 

▷ 한수진/사회자: 

배를 확 밀치셨어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네. 다행히 넘어지거나 이러진 않았지만 순간 너무 놀라서 그때 경찰분하고 통화 중이었거든요. 임산부라고 말씀 드렸잖아요. 이렇게 말씀 드렸는데 지나가던 어떤 젊으신 분이 도와드릴까요? 이렇게 여쭤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좀 도와달라고 그랬더니 경찰 올 때까지 같이 있어주신 분도 계셨고.

▷ 한수진/사회자: 

젊은 분이 그 광경 보다 보니까 이게 너무 이상한 거죠. 그러니까 도와주시겠다, 하면서 옆에서 경찰이 올 때까지 지켜주셨다는 거고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파출소에서 지구대 그 쪽에서 경찰분들이 나와 주시고, 그래서 같이 경찰서로 이동하고 조사를 받고 그렇게 했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신고를 하자마자 경찰이 왔고, 그때 그 어르신 그 분도 같이 경찰에 동행을 할 수 있었던 거고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경찰에 갔어요. 거기서 사과를 하시던가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아니요. 차라리 그때 미안하다고 하셨으면 이렇게까지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미안하단 말씀을 하시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자기는 안 그랬다 무고죄로 112에 전화해서 내가 신고를 하겠다고.

▷ 한수진/사회자: 

오히려 나는 무고죄다. 무고죄로 저 여자를 고소하고 싶다, 그렇게 말했다는 거예요? 자기는 아무 죄도 없다는 그런 뜻이죠? 잘못한 것도 없는데, 폭행한 적도 없는데, 욕도 한 적 없는데, 저 여자가 괜히 저런다, 하는 얘긴 거죠?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네. 저희가 돈을 뜯어내려고 저 젊은 여자 남자가 아까까지는 저 남자가 없었는데 와서 둘이 짜고 저렇게 

▷ 한수진/사회자: 

저 젊은 부부들이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네. 부부인지 아닌지도 모르겠다. 임신했다는 것도 내가 말을 어떻게 아느냐. 

▷ 한수진/사회자: 

그렇게 오히려 큰 소리를 쳤다는 거예요? 때리거나 욕설한 사실을 전혀 인정 안 하는 그런 상황이었고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네. 처음에는 쳤다고 얘기하셨어요. 파출소에서. 그리고 쳤으면 폭행이다 똑바로 얘기하시라 경찰분들이 계속 얘기하시니까 안 쳤다고. 그냥 살짝 밀었다고. 

▷ 한수진/사회자: 

아니 경찰에서라도 사과를 했으면 그냥 사과를 충분히 받으실 뜻이 있었는데 그런데 거기서도 오히려 무고죄로 고소하겠다, 그러고 공격하고 비난하고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저도 이런 상황이 정말 갑자기 생기고, 정말 당황하다 보니까 이런 상황에서는 생각을 못 하잖아요. 목격자나 이런 분들 보신 분들한테 도와달라고 얘기를 했었어야 했대요. 그게 누군가의 연락처를 받든가 

▷ 한수진/사회자: 

그 얘긴 누가 하는 건가요? 경찰이 그런 얘길 했나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경찰이

▷ 한수진/사회자: 

그 상황을 목격해줄 사람을 확보했어야 한다?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네. 

▷ 한수진/사회자: 

참.. 그게 그 상황에서 되나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목격자분이 동행을 안 하셨으니 저 분은 아니라고 우기니까 증거가 없는 거죠. 그래서 CCTV를 꼭 확인해 달라고 꼭 찍혔을 거라고. 왜냐하면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가는 길, 정말 짧은 구간에서 생긴 일이거든요. 그 부분을 지하철 안은 아니더라도 거기에 분명히 찍혔을 거다. 조사를 받고 다음 날 확인을 하겠다고 약속을 받고

▷ 한수진/사회자: 

집으로 돌아오셨는데 남편분이 얼마나 화가 나고 기가 막혔으면 SNS에 그날의 사연을 올렸고요. 그래서 그 글을 보고 목격자가 연락을 해왔다면서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네. 진술을 해주셨어요. 

▷ 한수진/사회자: 

봤다. 자신이 봤다라고 하시던가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네. 문자가 굉장히 장문으로 고맙게도 오셔서

▷ 한수진/사회자: 

어떤 장면을 봤다고 하던가요? 그대로 밀치고 욕설하는 장면을 다 봤다고 그래요?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네. 노약자석 바로 옆에 기둥에 서계셨나 봐요. 팔을 치시고 욕설을 하시는 부분을 본인은 분명히 봤고 들었고, 그런데 본인이 다음 역에서 내리느라고 내렸다. 그런데 저희도 수유역에서 내렸다고. 

▷ 한수진/사회자: 

이제라도 목격자가 나타났으니까 다행이고요. 이번 사건 참 기가 막힙니다. 사실 그날 출근길 복잡하고 붐비지만 임산부들 위해 마련되는 핑크존 임산부들이 이용할 수 있었다면 이런 봉변당하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평소에 핑크존 이용도 상당히 어려운 모양이죠?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제가 그 일 있고 다음 날 역무실에 가서 배지 좀 받을 수 있냐고 물어봤었어요. 배지는 없고, 임산부 고리가 있다. 임산부라는 걸 증명할 수 있는 카드를 받았거든요. 카드지갑 같은 걸. 그런데 솔직히 그걸 받으면서도 그냥 어떤 분이 혹시나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보여드리면서 임산부입니다. 이렇게 얘기하려고 받아놓은 거고. 항상 꺼내고 착용을 한다거나 그런다고 알아주실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얼마나 소용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말이죠. 노약자석에 앉았는데도 그런 일을 당하셨으니까.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여러 가지로 힘든 일 겪으셨는데 다행히 아이 괜찮다고 하니까요. 건강관리 잘 해서 건강한 아이 낳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지하철 임신부 폭행 피해 당사자: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우리 사회가 같이 고민해봐야 할 문제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지하철에서 폭행을 당한 임산부와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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