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도,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 '짜릿한 끝내기 만루홈런'

2015. 9. 11.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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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루홈런이 주는 인상은 강렬하다. KBO리그 첫 만루홈런은 원년인 1982년 개막전에서 나왔다. MBC 이종도(오른쪽)가 삼성과의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끝내기 만루홈런을 치고 팀 동료 유승안과 포옹을 하고 있다.
■ KBO리그·메이저리그를 장식한 역사적인 만루홈런들

알렉스 로드리게스 25개 ML역대 최다
박찬호, 타티스에게 한 이닝 두번 허용

‘딕슨 야구사전’에 따르면, 그랜드슬램은 카드의 콘트랙트 브릿지(Contract Bridge) 게임에서 나온 단어다. 이것이 스포츠로 옮겨와 위대하거나 엄청난 업적을 이뤘을 때 쓰는 단어로 변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야구 최초로 만루홈런을 때린 타자는 로저 코너다. 1881년 9월 10일 트로이 트로얀스 소속으로 기록됐다. 1871년 9월 5일 내셔널 어소시에이션 소속 보스턴 레드스타킹스(지금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찰리 고울드가 그보다 먼저 만루홈런을 쳤지만 메이저리그 기록으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 그랜드슬램과 관련한 메이저리그 진기명기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만루홈런을 때린 타자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다. 25개다. 그 전까지 기록은 ‘양키스의 자랑’ 루 게릭의 23개였다. A-로드는 2013년 9월 20일 대선배의 기록을 넘어섰다.

LA 다저스 류현진의 감독으로 친숙한 돈 매링리는 1987년 양키스 소속으로 한 시즌에 6개의 만루홈런을 터트렸다. 매팅리는 14년의 선수생활 동안 그 시즌에만 만루홈런을 쳤고, 다른 시즌에는 만루홈런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강정호가 속한 피츠버그의 전설 로베르토 클레멘테는 1956년 7월 25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인사이드 더 파크 만루홈런을 때렸다. 외야가 넓었던 포브스 필드에서 달성한 진기록이다.

2005시즌 기록이기는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만루홈런이 나올 확률은 전체 홈런의 2.6%라고 했다. 2005년 클리블랜드의 트래비스 해프너는 전반기에 무려 5개의 만루홈런을 때렸지만, 올스타전 이후 하나의 만루홈런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 한국팬들이 기억하는 만루홈런은?

1999년 4월 23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세인트루이스-다저스전에서다. 다저스 선발 박찬호는 3회초 페르난도 타티스에게 2개의 만루홈런을 허용했다. 한국 야구팬들에게는 가슴 아픈 장면으로 오래 남아있다.

어떤 투수는 현역생활이 끝나도 역사적인 홈런을 허용한 데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산다. 2002년 삼성-LG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시리즈를 마감하는 홈런을 맞았던 최원호도 10여년이 흐른 뒤 이와 관련해 인터뷰를 요청하자 언급하기를 꺼려했다.

박찬호가 외롭지 않게 같은 운명을 경험한 투수가 한 명 더 있다. 피츠버그 빌 필립스다. 1890년 8월 16일 톰 번스와 말라치 키드리치에게 만루홈런을 한 이닝에 맞았다. 박찬호는 한 타자에게 한 이닝에 두 방의 그랜드슬램을 허용한 유일한 투수다. 타티스는 그 타석 이전까지 만루홈런이 없었던 타자였다.

KBO리그를 한동안 부정배트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던 가장 시끄러운 만루홈런도 있다.1997년 5월 4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졌던 LG-삼성전에서 나온 정경배의 연타석 만루홈런이 의심이라는 장작불에 기름을 끼얹었다. 당시 대구 원정 3연전에서 삼성에 무려 49점을 내주고 17홈런을 얻어맞은 LG는 삼성 타자들의 방망이에 문제가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프로 데뷔 2년차의 7번타자가 1회에 이어 3회 만루홈런을 때리자 LG는 “문제가 있다”고 확신했다. 두 팀과 기업의 자존심까지 걸린 부정배트 소동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났지만, 당사자인 정경배는 억울했다.

이보다 앞서 KBO리그를 축복한 만루홈런도 있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에서 나온 MBC 이종도의 10회 끝내기 만루홈런과 그해 한국시리즈 6차전 9회 터진 OB 김유동의 만루홈런, 그리고 올스타전에서 나온 롯데 김용희의 만루홈런은 막 출범한 KBO리그의 성공을 보장하는 듯한 축포였다. 안타깝게도 삼성 이선희는 개막전과 한국시리즈에서 만루홈런을 맞아 지금까지 비운의 투수로 인식되고 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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