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들 "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는 시류 역행"

임아영 기자 2015. 9. 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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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이청연 인천시교육감,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등 수도권 4명의 교육감들이 8일 “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는 시류 역행”이라며 최근 여당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우리 사회가 이룩해온 민주주의의 가치와 부합하지 않으며, 자율성과 다원성의 가치에도 맞지 않다”며 “국가는 사회적 합의에 근거한 큰 틀에서 교육과정의 범주를 정하고, 그 허용 범위 내에서 다양한 형태와 내용의 교과서를 통해 교육과정을 보다 풍부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미래 세대의 교육에 있어 ‘역사’가 갖는 중요성은 두말할 것 없다”며 “그러나 그것이 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로 귀결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우리 스스로 선택해온 교육과정의 다원화 및 자율화 흐름과 모순된다”며 “국가가 일방적으로 확정한 하나의 교과서로 획일적 교육을 받도록 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문화 다양성과 창의성을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교육감 4명은 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고, 특히 서울대 역사학 관련 교수의 절대다수가 반대 의견을 표하고, 역사 교사 2255명이 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등 학계와 교육계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며 “국민 여론에 귀를 기울여 여당과 정부가 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재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독립운동가 지청천 장군의 외손인 이준식씨(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가 한국사교과서의 국정화 시도 중단을 요구하는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이날 오전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장만채 전남도교육감, 김승환 전북도교육감, 김석중 부산시교육감,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등 6명의 교육감도 공동 성명서를 내고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는 중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가가 일방적으로 확정한 하나의 교과서로 획일적 교육을 받도록 한다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원리와 문화 다양성을 위해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양한 관점과 시선은 교육내용의 질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높은 수준의 바른 역사관을 수립할 수 있게 만든다”고 밝혔다.

교육감들은 “학생들의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이런 노력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라고 하는 불필요한 제도적 역행으로 훼손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면서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국정화 시도는 바로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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