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반대' 법원서기 불륜·이혼전력..극단 보수교회 맹비난

2015. 9. 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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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동성 부부에 대한 결혼허가증 발급을 거부해 법정모독 등 혐의로 구속된 미국 켄터키 주(州) 로완 카운티의 법원 서기 킴 데이비스(49·여)에 대한 미국 보수 개신교계의 반응은 대체로 매우 호의적이다.

'복음주의 기독교인들'로 불리는 미국의 보수 개신교인들은 그가 종교의 자유를 수호하고 있다며 그를 칭송하고 있다. "동성애는 성경이 금하는 죄"라는 데이비스의 종교적 신념이 자신들의 주장과 일치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동성애 혐오 집단으로 악명이 높은 극단적 보수 개신교 교회가 데이비스에 대해서도 "지옥에 갈 것"이라며 원색적 비난을 퍼부어 주목을 끌고 있다.

켄터키주 토페카의 '웨스트보로 침례교회'는 '정통 칼빈주의 개혁신앙'을 내세우는 극단적인 보수주의 교회이며, 동성애자를 혐오하는 집단으로 악명이 높다.

교회의 공식 홈페이지 주소가 '하나님은 동성애자들(fags)을 미워하신다'라는 뜻의 'www.godhatesfags.com'일 정도다. 여기 쓰인 'fag'는 동성애자들을 비하하는 욕설이어서 정상적 대화에서는 극도로 금기시되는 단어다.

이 교회는 또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지지한 유명 인사나 동성애자가 세상을 떠나면 장례식장까지 따라가서 "동성애는 죄"라며 시위를 벌여 왔다.

그런데 이 교회는 이달 3일 데이비스가 구속되자 트위터 등에 잇따라 글을 올려 "잘 된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불륜ㆍ이혼 전력을 들어 데이비스는 "맹세를 깨뜨린 자"이며 "법을 따르지 않은 위선자"라는 것이 이 교회의 견해다.

웨스트보로 침례교회는 "킴 데이비스는 모든 법을 따르기로 하나님 앞에서 맹세했다"고 지적하면서 "따라서 그는 법을 따르고, 간음을 중단하고, 죄를 더 짓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회는 데이비스의 사진과 "이혼 + 재혼 = 간음", "하나님은 간음을 미워하신다", "불편한 진실: 하나님은 이혼을 미워하신다", "동성 결혼은 '기독교인들' 탓", "결혼은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이 평생 하는 것", "회개하지 않으면 멸망한다" 등 구호를 합성한 사진을 트위터 등으로 전파하고 있다.

데이비스는 첫 남편과 결혼한 상태에서 다른 남자와 불륜관계를 맺고 쌍둥이를 임신하는 바람에 1994년 이혼하고 재혼했다.

둘째 남편은 불륜 상대와는 다른 인물로, 자신의 생물학적 자녀가 아닌 쌍둥이를 자신의 자녀로 입양했으나, 데이비스는 결국 2006년에 그와 이혼하고 불륜 상대였던 남성과 결혼했으며 2008년에는 이 남자와도 이혼하고 둘째 남편과 다시 결혼했다.

데이비스는 2011년에 죄를 회개하고 '거듭난 기독교인'이 됐으므로 과거의 행적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웨스트보로 침례교회는 데이비스가 첫 남편과 이혼한 후 다른 남자들과 살고 있는 것 자체가 엄연히 성경이 '간음'으로 규정하는 죄이며, 따라서 데이비스는 계속 간음죄를 저지르고 있으며 회개하지 않은 것이 틀림없다는 견해를 주장하고 있다.

이 교회는 "킴 데이비스의 둘째, 셋째, 넷째 결혼에 대해 그리스도께서 이를 간음이라고 하신다는 이유로 만약 법원 서기가 결혼 허가증 발급을 거부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며 "'기독교인들'이라는 사람들이 이런 죄를 저지르기 때문에 이 나라(미국)에서 동성 결혼이 인정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킴 데이비스가 진짜로 하나님을 조금이라도 두려워한다면 법원 서기직을 그만두고 간음 상대인 남자와 함께 사는 집에서 나오는 것이 올바른 처신이라고 이 교회는 주장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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