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난민의 '소리없는 비명' 세상에 알린 29세 여기자(종합)
닐류페르 데미르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사진을 찍는 것뿐이었다"
서방언론, '네이팜탄 소녀'·'독수리와 소녀' 등 역사적 사진과 비교
(이스탄불·서울=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김경윤 기자 = "그 아이를 되살리기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더는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사진을 찍어서 세상에 알리는 것뿐이었다."
세 살배기 꼬마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마지막 모습을 촬영해 난민의 지구촌을 울린 29세 여성 사진기자 닐류페르 데미르는 4일(현지시간) CNN 투르크 등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10대 시절부터 터키 민영뉴스통신사인 도안통신에서 사진기자로 일해온 데미르는 최근 몇 달째 난민 문제에 관심을 두고 취재해왔다.
지난 2일에도 파키스탄 난민들이 그리스 섬으로 가는 장면을 취재하려 해변을 찾았다. 이곳에서 쿠르디의 주검과 맞닥뜨렸다.
데미르는 "쿠르디를 본 순간 겁에 질렸다"며 "3살 된 쿠르디는 얼굴을 모래톱에 대고 엎드려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을 찍는 것이 '쿠르디의 침묵하는 몸이 지르는 비명'을 표현할 유일한 방법이었다며 "충격적이고 슬펐지만 이 비극을 알리는 것이 최선이었다"고 말했다.
쿠르디의 시신에서 100m 떨어진 곳에서 형 갈립(5)의 시신이 있었고 이어 다른 난민 아이들도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모두 구명조끼나 튜브 하나 없는 맨몸이었다고 데미르는 설명했다
데미르가 찍은 사진은 순식간에 페이스북과 언론을 타고 전해지면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그간 난민 수용에 부정적인 입장은 보이던 유럽 각국이 반성의 목소리를 냈고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시리아 내전 사태도 주목을 받았다.
데미르는 쿠르디의 사진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 소감을 묻자 "2003년부터 이 지역에서 수많은 난민 사고를 목격하고 촬영했다. 그들의 죽음과 그들의 비극…오늘부터 바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방 언론들은 데미르의 보도를 과거 역사를 바꾼 사진들에 비교하며 그를 집중 조명하고 나섰다.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는 1972년 네이팜탄 폭격으로 온몸에 화상을 입고 알몸으로 거래를 내달린 베트남 소녀 킴 푹의 사진이 미국 반전 운동의 기폭제가 됐다면, 쿠르디의 사진이 이번 난민 사태에 유사한 수준의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도 소셜미디어에서 쿠르디의 사진이 1993년 수단에서 촬영돼 퓰리처상을 수상한 '독수리와 소녀'(굶주린 소녀를 독수리가 노려보는 사진)에 비교되고 있다며 사진기자 데미르를 주목했다.
justdust@yna.co.kr,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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