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의 "김정은과의 연기, 느낌 상당히 좋더라" [POP인터뷰]

2015. 9. 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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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김은주 기자]배우 송창의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지난 2002년부터 뮤지컬과 드라마를 종횡무진하며 활동 영역을 파괴하는 도전에서도 그러하다. 매번 파격 변신을 했다.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는 동성애자로 전작 ‘닥터 프로스트’에서는 천재 심리학자로 ‘동일인물이 맞나’ 싶을 정도로 늘 변화를 추구했다.

지난 30일 종영한 MBC 40부작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에서는 고등학생 아이를 둔 마흔 넷의 선생을 연기했다. 송창의는 올해 서른일곱 미혼이다. 그럼에도 어색하거나 이질감이 들지 않았다. 특히 연기 경력 20년에 달하는 여자 주인공 김정은을 상대로 뒤처지지 않는 에너지를 발산했다.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행보들이다.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그이지만 예능은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단순히 집을 지어주는 프로그램인 줄 알고 덥썩 들어간 SBS ‘에코빌리지 즐거운 家’를 경험한 뒤 “방송인들의 고충을 알았다”며 혀를 내둘렀다. 솔직한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가 세워졌다. 아마도 이런 매력을 ‘스타 PD’ 나영석은 진작에 알았나보다. KBS 재직 당시 맡았던 ‘해피선데이-1박2일’ 출연 섭외를 하기도 했다. 송창의는 “그때 일정이 맞지 않아 정중히 고사했다. 지금도 왜 나를 섭외했는지 모르겠다”며 눈을 크게 뜨기도 했다. 거침 없는 남자 송창의를 만났다.

[배우 송창의]

-호흡이 긴 드라마를 끝낸 소감은

아들을 둔 아버지 연기를 한다는 게 쉽지 않았는데 그 인물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했다. 이번 작품은 많은 부분에서 보람이 됐던 것 같다. 물론 아쉬웠던 점은 분명 있었다. 다소 힘들었던 부분도 많았는데 마지막 회를 보면서 많은 배우들이 함께 달려왔다.

-여자 주인공 김정은과의 로맨스는 어땠나.

3년 전에 광고를 함께 찍은 적이 있다. 이번에 만나게 돼 기대를 많이 했고 참 좋았다. 상대 배우의 눈을 바라보면서 연기를 하는데 느낌이 상당히 좋더라. 연기하는 접근 방식이 잘 붙었던 것 같다. 특히 김정은 씨 대사에 ‘오열한다’ ‘달려든다’ 등이 있는데 120%를 한다는 느낌이었다. ‘아 이게 김정은 씨가 가진 에너지구나’ 싶었다. 좋은 배우라는 느낌을 받았다.

-덕인의 모든 것을 사랑했다. 실제로도 그런 사랑이 가능한지

그 사랑이 너무 치열해서 지치겠더라. 내가 맡은 진우라는 인물은 그렇게 사랑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으니 이해가 되더라. ‘이 사람에게는 소중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저는 그런 사랑 못하겠다(웃음). 결혼하는 장면에서 신부가 걸어오는데 가슴이 짠하더라.

[배우 송창의]

-이번 작품 찍으면서 결혼에 대한 생각도 들었나.

결혼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생각할 나이가 됐다. 하지만 작품 때문에 자극을 받고 결혼을 생각하고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작품에 충실해서 찍었다. 결혼은 좋은 인연이 나타나면 하지 않을까.

-마지막 회에 노래를 불렀는데

이문세의 노래는 원래 좋아했다. 뮤지컬 ‘광화문 연가’를 한 적도 있다. 이문세의 ‘그대와 영원히’는 누가 들어도 아는 국민가요다. 나중에 연인에게도 불러줄 수 있을 것 같다(웃음).

-이 캐릭터를 선택하게 된 배경은

처음에 역할 제안을 받고 ‘제가 44세에 아들 하나를 둔 아빠 역할이 가능합니까’ 감독님에게 물었다. 감독님이 ‘송창의와 김정은이 했으면 좋겠다. 이 조합을 끌고 가고 싶다’ 하셨는데 그때 느낌이 왔다. 작품을 치열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에피소드는

개인적으로 마음이 아팠던 장면은 아들을 공항에 보낼 때다. 실제로 조카가 한 명 있는데 그 아이가 컸을 때 상상하면서 연기하니 가슴이 짠하더라. 인상 깊었던 장면은 덕인(김정은)이 아이의 죽음에 배경을 알게 됐을 때 오열하는 장면이었다. ‘저러다가 쓰러지는 것 아니야’ 걱정될 정도로 김정은 씨가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런 힘든 감정 장면이 있을 때 될 수 있으면 지켜봐줬다.

[배우 송창의]

-드라마와 뮤지컬 둘 다 병행하고 있다.

어렸을 때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보면서 배우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뮤지컬 공연에서 해소하는 부분이 있다. 무대를 끝내고 분장을 지우면 속이 시원하다. 뮤지컬에서 여장도 해보고 아기 역할도 하다보니까 해소가 되는 것들이 있다. 드라마는 메시지가 있다. 이번 작품은 학교 폭력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배우는 다채로운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기에 경험이 중요한 것 같다. ‘연기가 어색하지 않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기분이 좋다.

-예능 도전은 또 하지 않는지

실생활을 노출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예전에 나영석 PD가 ‘1박2일’ 연출할 당시 섭외 전화가 왔는데 일정이 맞지 않았다. 왜 날 선택했는지 지금도 모르겠다. 예능하시는 분들은 대단한 것 같다. 재미를 주기 위해서 온몸을 아끼지 않는다. 난 그렇게 못하겠다.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은?

영화 얘기를 하자면 최근에 ‘암살’ ‘베테랑’ 둘 다 봤는데 정말 좋았다. 특히 ‘베테랑’에서 유아인 씨가 연기를 잘했다. ‘암살’에서는 이정재 선배의 연기가 좋았다. 배우들의 열정이 모인 작품들을 보니까 에너지를 느껴서 즐겁게 봤다. 영화 작업도 하고 싶더라. 매년 쉬지 않고 연기한 이유는 내 직업이 배우이기 때문이다. 내 직업에 가치를 두고 달려왔다. 이번에 하면서도 이순재 선배를 보며 평생 그렇게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김은주 기자 gl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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