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메이저 첫승 .. 면도날 서브 통했다

US오픈 테니스 상금 8000만원 확보내일 세계 5위 바브링카와 2회전

정현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 69위 정현(19·상지대)이 한국 선수로는 7년 만에 테니스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에서 승리를 따냈다.

　정현은 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 킹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남자단식 1회전에서 제임스 덕워스(23·호주·95위)를 3-0(6-3, 6-1, 6-2)으로 완파하고 2회전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테니스 메이저 대회 본선에서 이긴 것은 지난 2008년 5월 이형택(39)이 프랑스오픈 1회전을 통과한 이후 정현이 7년 3개월 만이다. 정현은 1회전 승리로 랭킹 포인트 45점과 상금 6만8600 달러(약 8000만원)를 확보했다.

　정현은 지난 6월 말 윔블던 1회전에서 서브가 약해 역전패를 당했다. 두 달 동안 서브 훈련에 집중한 정현은 이날 서브에이스 10개를 기록했다. 덕워스는 시속 200㎞나 되는 강서브로 맞섰지만 정현의 서브가 더 정교했다. 서브에서 막힌 덕워스는 8개의 실책을 쏟아냈지만 정현의 실책은 1개 뿐이었다. 정현은 “ 올 시즌 목표였던 메이저 대회 1승을 거둬서 기쁘다. 하지만 아직 대회는 끝나지 않았다. 흥분하지 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은 4일 스탄 바브링카(30·스위스·5위)와 2회전을 치른다. 바브링카는 1회전에서 알베르트 라모스 비놀라스(27·스페인·58위)를 3-0으로 꺾었다. 지난해 호주오픈과 올해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바브링카는 정현이 상대하는 최고 랭킹 선수다. 바브링카는 올 시즌 37승12패를 기록 중이고 3개 대회에서 우승했다. 정현은 “바브링카가 실제 경기하는 모습을 본 적은 없다. 한 손으로 백핸드를 치는데 공이 꽤 묵직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바브링카는 “2회전 상대가 누군지 잘 모른다”고 말했다.

　정현과 바브링카는 랭킹과 경험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 하지만 이변은 일어날 수 있다. 바브링카는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 대회에서 당시 세계랭킹 74위였던 페데리코 델보니스(25·아르헨티나)에게 1-2로 졌다. 뉴욕 현지에서 경기를 관전하고 있는 탁정모 코치는 “정현이 리시브를 잘 하고 끈질긴 랠리를 이어가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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