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빼고.."안철수·박원순·박영선 손잡다"

2015. 9. 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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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안철수 '공정성장' 토론회

야권 유력 주자 한자리에

김한길 축사 "큰 변화 필요"

박영선 북콘서트 이어 사흘만에 함께

주류-비주류 갈등 시점이라 관심

"안철수·박원순·박영선 손잡다, 맞죠?(웃음)"

1일 국회에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주최로 열린 '공정성장론' 중간보고 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안철수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 박영선 의원이 나란히 사진 찍는 모습을 보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참석자들 사이에선 웃음이 새어나왔다. 문재인 대표를 제외한 야권의 유력 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토론회에는 김한길 전 대표를 비롯해 비주류 의원들이 다수 참석한 터였다.

당 혁신위 활동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천정배 무소속 의원 등을 중심으로 한 신당·분당론이 불고 있는 시점에 열린 이날 토론회가 '비문재인 연대'의 계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경제담론인 공정성장론을 역설하며 "소득주도성장론은 기업의 임금 인상을 정부가 강제할 수단이 부족해 불충분하다"고 문 대표의 '상품'인 소득주도성장론의 한계를 지적했다. 박 시장은 "안 의원 입장에 100% 공감했다는 게 오늘 결론"이라고 안 의원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날 토론회는 '공정성장 해법 찾기' 연속 토론회를 진행해온 안 의원이 과거 토론회에 참석한 인사들을 다시 초대하는 형식으로 마련됐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주류-비주류 갈등이 커지고 있는 시점이라 당내 관심을 모을 수밖에 없었다.

비주류 쪽 한 관계자는 "혁신위 활동 종료를 앞두고 당내 (비주류 쪽) 주요 인사들이 계속 접촉을 갖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비주류 쪽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김한길 전 대표는 이날 토론회 축사에서 "지난 재보선 패배 이후 당 지도부와 혁신위원회가 많은 애를 쓰긴 했지만 그 성과가 국민들의 희망을 자아내는 데에는 성공하지 못한 것 같다. 더 큰 변화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문재인 리더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비주류 쪽의 이런 분위기는 문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내 친노 세력에 대한 불신과 총선 공천을 둘러싼 불안감, 그리고 친노계에 대해 부정적인 호남 민심 등이 바탕이 되고 있다. 비주류 쪽에서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복귀설을 계속 흘리는 것도 연장선상에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박영선 의원이 지난 29일 대전에서 열린 북콘서트와 이후 방송에서 '곰팡이론'을 거론하며 손 전 고문의 복귀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안민석 의원,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 등도 잇따라 방송에서 복귀 필요성을 거론했다. 또 천정배 의원이 신당에 대한 입장을 곧 밝힐 예정이고, 1일 광주지역의 3선 박주선 의원은 "친노 패권주의가 청산되지 않는 한 당에서 함께 동거할 수 없다"며 탈당을 시사했다.

그러나 당 주류 쪽은 문 대표가 최근 내년 총선 체제 돌입에 속도를 내는 반면, 비주류 쪽은 별다른 대안도 없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당 분위기를 흩뜨리는 것 아니냐는 반격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표는 호남 광역지자체와 내년 예산정책 협의차 3~4일 광주와 전주를 잇따라 방문한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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