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덕문 "연극배우 잇단 자살..밥이 안넘어가"(인터뷰)

뉴스엔 2015. 8. 2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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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글 조연경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대학로를 부활 시켜야 한다는데 따지고 보면 '단 한 번이라도 잘됐던 적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죠. 드라마도, 영화도 좋지만 연극무대에 대한 끈을 놓고 싶지는 않고, 할 수 있는 한 계속 무대 위에 올라가려 합니다."

'도둑들', '명량'에 이어 '암살'을 통해 또 한 번 1,000만 흥행을 맛봤다. 기쁘고 감사하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사라지는 순간 다시 현실이다. 영화보다 연극계에 잔뼈가 굵은 최덕문은 아직까지 주목받지 못한 채 단 한 번의 기회를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는 이 땅의 많은 배우들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1인으로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대변, 깊이있는 속내를 엿보이게 했다.

최근 진행된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최덕문은 영화 '암살'(감독 최동훈/제작 케이퍼필름)의 흥행에 대해 "광복절까지 딱 맞아 떨어지면서 잊고 있었던 우리의 과거와 역사에 찰나의 순간 만큼이라도 관심을 갖게 해 준 작품 같다. 나를 비롯한 젊은 친구들이 이렇게 잘 살게된 것도 그 분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하다. 여러모로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암살'이 그 계기와 이유가 돼 준 것에 대해 나름의 자부심을 느낀다. 관객들에게 만큼이나 나에게도 의미있는 영화로 남게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연극 무대에 서다가도 드라마와 영화의 맛을 보면 서서히 연극계에서는 발을 빼는 배우가 대다수다. 드라마와 영화가 제 몸에 맞아 연극계를 떠나는 스타도 있고, 또 스케줄이 안 맞아 몇 개월간의 연습 준비과정이 필요한 연극을 어쩔 수 없이 소홀히 하다 새로운 새계에 자리를 잡기도 한다. 연극을 드라마와 영화계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사용하는 배우들은 거의 없지만 1,000만 작품이 여러 편인 배우가 연극의 끈을 놓지 않는 경우도 드물다. 최덕문은 "공연은 나에게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내 삶의 일부분이다"고 단언했다.

"연극이나 뮤지컬 무대를 놓는다는 것 자체의 의미를 사실 잘 모르겠어요. 좋은 작품이 있고, 좋은 사람들이 있으면 그게 어느 현장이건 일단 하면 된다고 생각하니까. 뭐 바쁘면 못 할 수도 있고 시간이 되면 할 수 있는거죠.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한 배우가 연극 무대에 선다고 해서 그걸 독특하게 바라 볼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배우는 연기만 할 수 있다면 어디에서든 나타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래야만 배우라고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최덕문은 연극이 주는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를 '관객'으로 꼽았다. 연기를 하면 그 순간 즉각적으로 반응이 오는 공연장은 배우에게 더할나위없는 짜릿함을 준다. "그러다 불이 탁 꺼지면 짠한 마음이 드는 곳이 또 연극무대다"고 전한 최덕문은 "그걸 어떤 배우가 싫어하겠냐. 싫어 할 이유가 없다"며 "돌이켜 보니 어느덧 2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재미있고 즐겁다. 다른 직업, 다른 일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가끔은 주변에서 '너도 연출 한 번 하지?'라는 제안을 하기도 해요. '글 한 번 써보는게 어때'라고 하면 그 순간은 솔깃한데 전 제가 저를 너무 잘 알거든요. 글을 쓸 힘이나 연출할 힘이 나에겐 없어요. 그리고 그 힘이 있다고 해도 연기에 쏟아붓고 싶은 마음이 더 크죠.(웃음) 할 줄 아는게 연기 밖에 없다고 하는데 그 말도 맞지만 굳이 연기 외에 하고 싶은 것도, 할 줄 아는 것을 찾고 싶은 마음도 별로 없어요. 연기쟁이가 연기나 해야지. 하하"

이와 함께 최덕문은 현 연극계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잊혀질만하면 한 번씩 생활고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배우들의 소식이 전해지는 만큼 연극계에 몸 담고 있는 배우 중 한 명으로서 감히 모든 것을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그 슬픔은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최덕문은 "과거나 지금이나 연극계는 힘들다. 대학로는 단 한 번도 잘 된 적이 없다"며 "후배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말도 버티라는 것 밖에 없다. 버텨야 기회도 오고 승산도 있는 것이 이 세계다"고 토로했다.

"'두 발로 버텨라. 버티는 놈이 이긴다'는 말만 끊임없이 하는 거예요. 우리도 그 말을 듣고 자랐고 후배들도 그 말을 듣고 있고. 그렇게 밖에 얘기해 줄 수 없는 현실이 미안하지만 정말 방법이 없거든요. 최근들어 선배님들이 연이어 세상을 떠나셨는데 예상치도 못했던 안 좋은 소식들이 들리는 날이면 진짜 밥이 안 넘어가요. 스트레스도 잘 안 받는 편이고 고민하는 것도 싫어하는 성격인데 그런 이야기는 참 힘들더라구요. 답답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기 때문에 산 사람은 살아야 하고 또 버텨내야 한다. 최덕문은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는 마인드로 하루 하루를 살고 있다"며 "가끔 연극 연습을 하거나 현장에서 촬영을 할 때면 짜증나는 일들도 발생하는데 술 한 잔 하면서 푸는 맛도 제법 재미있다. 그 맛에 연기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가장 큰 원동력은 단연 관객이다. 개봉을 하든 공연을 올리든 관객들에게 박수를 받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이유야 어찌됐든 조금 더 크게 바라보자면 배우가 속해 있는 집단은 말도 많고 탈도 많다는 연예계다. 그리고 최덕문의 말마따나 스타는 관객 혹은 팬의 사랑을 먹고 살아야 하기에 얼굴을 알려야 조금 더 잘 살 수 있는 직업인 것도 맞다. "'조금 더 일찍 빛을 봤다면 어땠을까'라는 욕심이나 갈망은 없었냐"는 질문에 최덕문은 검지 손가락을 하늘로 향하게 쭉 들었다가 다시 바닥으로 떨어뜨리더니 "이렇게 올라가면 이렇게 내려간다. 이건 만고의 진리같다"고 읊조렸다.

최덕문은 "빨리가든 천천히 가든 목표는 정상이다. 솔직히 나는 시간만 많다면 세월아 네월아 올라가고 싶다. 아주 천천히 올라갔다가 정상에서 바람 한 번 쐬고 다시 천천히 내려오면 그만큼 행복한 일도 없을 것 같다. 빨리 올라가면 그 만큼의 재미가 있을 수도 있지만 놓치는 것도 많을 것 같다"며 "열심히 정상만 바라보고 올라가는 사람이 있다면 경치 구경도 하고, 이 높이에는 뭐가 있는지 한 번씩 둘러보면서 올라가는 사람도 있어야 하지 않겠냐. 그런 의미에서 난 후자다. 정상을 맛보고 싶은 마음은 그렇게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망한 영화도 많고 망한 연극도 많다. 특히 연극은 돈을 못 받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도 소주 한 잔 하면서 털어내는 것이다. 때문에 지금은 작품을 고른다기 보다 들어오면 일단 한다. 연극 드라마 영화 가리지 않는다. 그럴 수 밖에 없다"며 "다만 도저히 내키지 않을 정도로 스토리의 흐름이 흥미롭지 않다거나 '이건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은 아주 조심스럽게 거절한다. 근데 많지 않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덕문은 "나 은근히 재벌 연기도 많이 했다. 꽤 인텔리로 보이는 것 같다"며 흡족함을 표하더니 "의외로 출연 제의가 들어오지 않는 캐릭터는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법한 그런 캐릭터다. 무릎 튀어나온 트레이닝복에 머리는 3일쯤 안 감고, 동네에서 괜히 삥이나 뜯고 돌아다니는 그런 역할 있지 않냐. 아니면 백수 삼촌 같은. '왜 이런 역할은 날 시키지 않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랑 딱 맞는 것 같다. 꼭 한 번 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조연경 j_rose1123@ / 이재하 jud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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