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대주주 사업 '밀어주기 방송' 논란

2015. 8. 26.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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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태영 소유 인제스피디움 무대로

레이싱 소재 예능까지 잇단 편성

노조 "태영이 개입"…사쪽 "아니다"

호텔숙박권 구매 부당지원 의혹도

<에스비에스>(SBS)가 대주주인 태영건설의 사업을 도와주기 위해 관련 예능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밀어주기식 방송'을 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에스비에스본부(노조) 등에 따르면 에스비에스는 지난 5월 7일 <모닝와이드>에서 태영건설이 소유한 자동차 테마파크인 인제스피디움을 소개했다. 6월 7일 간판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은 인제스피디움에서 촬영한 방송내용을 내보냈다. 지난 7일에는 라디오프로그램인 <두시탈출 컬투쇼>의 공개 방송을 인제스피디움에서 진행했다. 29일부터 국내 최초 '연예인 레이싱 서바이벌'을 표방한 예능프로그램 <질주본능 더 레이서>(토요일 저녁 6시25분)가 방송되는데, 역시 인제스피디움이 주무대다. 10월 방송 예정인 시청자 참여 레이서 서버이벌 프로그램 <랠리스트>(토요일 밤 12시15분)도 이곳에서 촬영될 예정이다.

26일 노조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인제스피디움의 심각한 적자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부당하게 편성에 개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제스피디움은 연이은 적자로 자본잠식 상태에 처할 정도로 경영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엔 태영건설의 자체의 경영상황도 좋지 않다. 자연스럽게 에스비에스 쪽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태영건설은 2012년엔 645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나 2013년 120억원으로 줄었고, 2014년엔 69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태영건설은 에스비에스의 지주회사인 에스비에스미디어홀딩스의 지분 61.22%를 가지고 있다. 현행 방송법은 방송의 경영과 편성을 엄격하게 분리하고 있다. 그동안 에스비에스는 대주주가 민간기업임에도 방송편성과 경영이 비교적 잘 분래돼 운영돼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노조는 방송편성 뿐 아니라 에스비에스 미디어홀딩스의 자회사들이 인제스피디움 안에 있는 호텔 숙박권을 사들였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노조는 지난달 6일 발행한 노보에서 "에스비에스 본사 500장, 에스비에스 미디어넷 200장, 에스비에스 미디어크리에이트 200장, 에스비에스 에이앤티(A&T)가 숙박권 100장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인제스피디움을 위해 계열사들을 동원해 부당지원을 했다는 것이다.

노조 쪽 주장에 대해 에스비에스 관계자는 "자동차 관련 프로그램이다 보니 성격상 인제스피디움을 활용하게 된 것일 뿐"이라며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현재의 트랜드를 반영한 순수한 편성이지, 태영건설이 편성에 개입한 것은 전혀 아니다"고 밝혔다. 숙박권 구입 의혹에 대해선 "사원 복지 차원에서 구매한 것이지 부당 지원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편성으로 보기에는 두 프로그램(<질주본능 더 레이서>와 <랠리스트>)의 컨셉이 비슷하고 촬영장소마저 동일하다는 점에서 논란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에스비이에스의 한 프로듀서는 "한 장소를 배경으로 연이어 프로그램이 제작되는 경우는 외부의 압력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디는 "대주주 마음대로 공중파 메인시간의 편성이 좌지우지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은 "자연스러운 편성이라고 보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가 부당한 편성개입이 있었는지 조사에 착수해야한다"고 말했다. 노조 쪽은 "향후 예정돼있는 인제스피디움 띄우기 방송은 모두 폐지해야 한다"며 "프로그램 폐지 결정 때까지 총력 투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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