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을 땐 고기·치킨…우울할 땐 술·매운 음식 찾아"
육류·술·매운 음식 등이 기분을 달래주거나 안정시켜 주는 컴포트 푸드(comfort food)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24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지난해 광운대 산업심리학과 이상희 교수팀이 이같은 내용의 연구 논문을 '감성과학'에 발표했다.
조사 결과 행복을 느낄 때 남학생은 고기(19.2%), 여학생은 치킨(13%)을 가장 많이 찾았다.
즐거운 감정이 충만할 때의 컴포트 푸드론 남학생은 술(16.7%) 치킨(13.9%), 고기(12.7%), 여학생은 치킨(13.5%), 아이스크림(11.9%), 피자와 스파게티(9.9%) 등을 꼽았다.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는 "고기를 먹으면 일명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이 분비돼 기분이 좋아진다"며 "고기 안에 세로토닌의 원료 트립토판(아미노산의 일종)이 풍부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선 트립토판이 천연 우울증 치료제로도 활용되고 있다.
고기·치킨 등 육류를 떠올리는 것은 이런 음식이 '즐겁다'는 감정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는 "고기나 치킨은 가족 또는 친구와 어울려 먹는 문화가 있으며 축제·야구장·월드컵 경기 시청 등 즐겁고 활동적인 공간에서도 고기가 빠지지 않는다"며 "컴포트 푸드는 개인의 과거 경험이나 사회 문화의 영향을 받는다"고 풀이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이상희 교수팀의 연구에서 슬픔·분노 등 부정적 감정이 심할 때 찾는 위로 음식으로는 술·초콜릿·매운 음식·음료 등이 꼽혔다.
슬픔을 느낄 때 남학생은 술(32.5%), 초콜릿(11.4%), 음료(6.8%), 여학생은 초콜릿(21.3%), 술(14.6%), 매운 음식(9.9%)을 즐겼다.
분노가 밀려오면 남학생은 술(23.7%), 매운 음식(18.2%), 음료(8.1%), 여학생은 매운 음식(33.8%), 초콜릿(13.1%), 술(8.9%)로 마음을 진정시켰다.
남학생이 부정적인 감정이 일 때 컴포트 식품으로 술을 주로 택한 것은 술을 좋아하고 술을 통해 관계가 형성되는 한국 사회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도 해석된다.
이영은 교수는 "매운 맛 성분인 고추의 캡사이신은 천연 진통제 엔도르핀의 분비를 촉진시켜 몸의 열기를 땀과 함께 배출시킨다"며 "매운 음식을 먹으면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아지고 열이 식으면서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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