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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멋따라> "임금 머물 곳"…원효대사가 예언한 청남대

송고시간2015-08-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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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개방…대청호·문의문화재단지와 어우러진 관광명소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청주 대청호반에는 청남대가 자리잡고 있다. '남쪽에 있는 청와대'라는 의미다.

지금은 충북의 대표적 관광명소가 됐지만, 청남대는 1983년 말부터 2003년 초까지 20년간 대통령의 별장으로 이용되던 곳이다.

청남대에는 신라의 고승인 원효대사의 예언이 깃들어 있다.

원효대사가 이 부근 사찰인 현암사에 들렀다가 산 아래 펼쳐진 금강의 지형을 둘러보며 "이곳에 장차 호수가 생길 것이며 임금이 머무는 나라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고 한다.

천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거대한 인공호수 대청호가 생겼고 청남대가 생겼으니, 임금이 머무는 곳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이 사실이라면 원효대사의 예언은 맞아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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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공 후 20년 만에 일반에 개방…충청권 대표 관광명소 부상

청남대는 1983년 12월 준공됐다.

1980년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한 전두환 당시 대통령이 "이런 곳에 별장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면서 일사천리로 추진됐다는 게 정설이다.

청남대는 준공된 지 20년 만인 2003년 4월 18일 일반에 개방됐다.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청남대의 대통령 별장 기능을 폐쇄하고, 관리권을 충북도로 이관하면서다.

청남대는 대통령 별장이었다고 하지만 호화로움보다는 수수함이 묻어난다.

역대 대통령들은 여름·설 휴가를 비롯해 매년 4∼5회, 많게는 7∼8회씩 이용했다. 모두 더하면 20년간 총 80여회 400여일을 머문 셈이다.

휴양 중에도 국정 보고를 받을 수 있는 통신 시설을 갖췄고, 오각정과 미니골프장, 낚시터, 조깅코스, 대청호를 조망할 수 있는 작은 정자인 초가정에서는 지금도 역대 대통령들의 향취가 묻어난다.

대통령 광장에는 청와대와 백악관, 버킹엄 궁전 등 세계 9개국의 대통령궁 또는 왕궁 사진이 들어간 타일 벽화가 있다.

이곳에는 역대 대통령 이름을 딴 산책로도 있다.

전두환 대통령길(1.5㎞, 소요시간 30분), 노태우 대통령길(2㎞, 40분), 김영삼 대통령길(1㎞, 30분), 김대중 대통령길(2.5㎞, 60분), 노무현 대통령길(1㎞, 20분), 이명박 대통령길(3.1㎞, 90분)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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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에는 전직 대통령 동상도 세워져 있다. 다양한 나무와 야생화의 풋풋한 향기도 넘쳐난다.

지난 6월에는 외형이 청와대 형상을 빼닮아 '미니 청와대'로 불리는 대통령 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연면적 2천837㎡의 대통령 기념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청와대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하지만 크기는 실제의 60% 수준이다.

기념관 1층에는 역대 대통령들의 업적·생애가 담긴 역사기록화 20점이 전시돼 있고, 지하에는 대통령의 일상을 체험할 수 있는 '대통령 체험장'이 있다.

◇ 볼거리·먹을거리 풍성…문의문화재단지와 한우거리

대청호는 둘레 길이가 80㎞에 달하는 국내 3번째 규모의 인공 호수다. 청주시와 보은군, 옥천군, 대전 동구 대덕구에 걸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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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문의면 구룡산 중턱의 현암사나 팔각정에서 내려다보면 대청호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인근에는 문의문화재단지가 조성돼 있다. 옛 조상의 생활 모습을 볼 수 있는 가옥과 주막집, 토담집, 대장간 등이 있다.

문의는 한때 청주에 비견되는 큰 고을이었다. 대청댐이 건설되면서 수몰된 마을의 가옥과 문화재를 모아 옛 모습을 재현해 놓은 곳이다.

문화재단지 내 산책로 곳곳에서는 고인돌과 유물, 조형물을 감상할 수 있다. 도시에서 접하기 어려운 색다른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탁 트인 대청호 전경을 살필 수 있어 사계절 내내 나들이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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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를 구경하고, 대청호가 펼쳐놓은 풍광에 매료돼 눈을 즐겁게 했다면 걸음을 옮겨 한우 특화거리에 가 보자.

대청댐 인근 문의면 소재지에 한우고기 특판장 1곳과 음식점 10여곳이 있다. 특판장에서 원하는 고기를 장만, 식당에서 구워먹는 방식이 강원 횡성의 한우거리와 비슷하다.

이곳에서는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맛도 좋아 청남대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필수코스가 되다시피했다.

청주로 들어오면 서문대교 부근 전통시장 내 삼겹살거리를 택하는 것도 좋다.

청주의 돼지고기는 조선시대 공물로 바쳐졌을 정도로 품질이 좋고 귀했다. 삼겹살을 연탄불 석쇠 위에 얹어 소금을 뿌리거나 간장소스를 듬뿍 묻혀 구워먹는 특별한 문화가 청주에서 발달한 이유다. 그 옛맛에 빠져 소주 잔을 곁들이면 청남대와 대청호를 둘러보느라 고단했던 피로가 말끔히 가셔지는 걸 느낄 수 있다.

▲ 청남대 =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문의시내로 6 ☎ 043-257-5080

▲ 문의문화재단지 =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문산리 산6-1 ☎ 043-201-0915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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