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 혐의 첫 적용 여성, 유죄일까

손현성 입력 2015. 8. 21. 20:51 수정 2015. 8. 2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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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에 집착해 강간" "정당방위 행위"

여성 첫 강간 혐의 국민참여재판 공방

"남성에 대한 집착으로 의도적으로 강간하려 했다."(검찰)

"남성의 가학적 성관계 행위에 대한 정당방위였다."(변호인)

여성으로는 처음 강간(미수) 혐의로 기소된 전모(45)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이 열린 21일 강간죄 성립 여부를 둘러싼 치열한 사실관계 다툼이 종일 이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부장 이동근)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은 오전에 시작해 밤 늦도록 계속됐다. 여성 강간 사건이란 관심 때문인지 긴장감은 늦춰지지 않았다.

사건 담당 경찰은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와 전씨의 수면유도제(졸피뎀) 준비과정과 둔기를 휘두른 사실 등을 증언하며 공소사실을 뒷받침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는 지난해 8월 불륜 사이인 유부남 A(51)씨를 집으로 불러 수면제를 탄 홍삼액을 먹인 뒤 강제로 성관계를 가지려 했다. 잠든 A씨의 양 손발을 노끈으로 묶기도 했다. 그러나 잠에서 깬 A씨가 달아나려 하자 둔기로 머리를 내리쳐 상처를 입혔다는 것이다. 의도적인 강간을 하려다 미수에 그쳤다는 게 검찰의 일관된 입장이다.

변호인은 이를 정면 반박했다. 변호인은 "전씨와 A씨는 수면제가 든 홍삼액을 나눠 마신 정황이 있고, 손발을 묶은 건 평소 가학적인 성관계를 요구한 A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며 역공했다. 둔기로 A씨를 친 이유에 대해선 "전씨가 A씨 아내의 전화를 받은 사실을 털어놓자 A씨가 격분해 전씨를 마구 폭행하는 과정에서 방어하려다 친 것"이라고 했다. 변호인 측은 전씨가 강간의 고의성이 없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을 강조했다. 전씨도 법정에서 "제가 목에 졸린 자국과 팔에 멍이 든 사진 등을 경찰에 제출해 A씨를 고소하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손현성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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