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교육감 "학생에게 '삼성 최고' 각인 안 돼"

CBS 박재홍의 뉴스쇼 2015. 8. 2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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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취업 금지? 반도체 유해성 경고한 것"
- 산재 책임 소극적인 삼성에 대한 경각심 차원
- 실제로 취업하려는 학생을 막은 사례 없어
- 삼성 드림클래스? 사교육 통한 삼성 이미지 홍보
- 학생들, 삼성에 대한 무비판적 인식 경계해야
- 한국사 국정교과서? 결국 '정권교과서'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승환 (전라북도 교육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에 전북 학생을 취직시키지 말라는 김승환 전북 교육감의 말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어떤 취지였는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교육감님, 안녕하십니까?

◆ 김승환>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제가 앞서 말씀드렸습니다마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에 전북학생들을 취직시키지 말라, 이렇게 말씀하신 게 사실이신가요?

◆ 김승환> 사실입니다.

◇ 박재홍> 그러면 지시를 하셨다는 게 누구에게 하셨다는 말씀인 거죠?

◆ 김승환> 학교 간부회의 석상에서 이런 말을 했고요. 이 말을 한 게 벌써 한 3년이 됐습니다. 그리고 교육감 입장에서는 우리 학생들이 가능한 한 많이 취직시키는 게 좋고 좀 더 좋은 일자리를 찾아가는 게 좋죠. 그런데 거기에서 늘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은, 우리 학생들이 취업해나가는 업종이 우리 학생들의 생명, 신체, 건강 여기에 위협이 없는가, 안전한가, 이걸 볼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에서 여러 가지 백혈병 등 질병이 발생하고, 그것을 산업재해라고 인정하라는 노동자들의 주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에 낸 소송은 몇 년씩 끌고 있고 그것을 고발하는 책도 나오고 영화 ‘또 하나의 약속’도 나오고, 그래서 이건 교육감으로서 그냥 좌시할 일은 아니다. 뭔가 경각심을 불어넣어줘야 되겠다고 이런 판단을 했던 것입니다.

◇ 박재홍> 백혈병 환자도 물론 있습니다마는, 삼성전자 경우에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굉장히 선망하는 직장이고 대학생들도 가장 선호하는 기업 중 하나 아니겠습니까?

◆ 김승환> 글쎄요. 가치 판단의 문제인데요. 삼성그룹이 대한민국 기업 중에 가장 선망하는 기업이냐, 꼭 그렇지 않을 것 같고.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서 ‘나는 이 일이 가장 좋다’, 이렇게 판단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나는 아니다’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저는 그렇게 봅니다.

(사진=전라북도교육청 홈페이지 캡처)
◇ 박재홍> 하지만 이런 지시를 두고 “학생들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는데 특정 기업에 가지 말라 지시하시는 건 월권행위가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습니다마는.

◆ 김승환>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교육감이 왜 그런 지시를 내렸는지 그 이유는 방금 말씀을 드렸고요. 이 지시를 내렸을 때 학생들이 ‘이 지시 때문에 나는 선택하지 않겠다’, 그건 아닙니다. 학생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에 취직하겠다라고 말할 때, 거기 지원할 때 교육감이 막을 수는 없는 겁니다. 실제로 그렇게 막은 사례도 없고. 다만 이제 학생들에게 그리고 해당 학교의 교원들에게 이 부분에 대해서 경각심을 갖고 주의를 하시라 이런 뜻인 겁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이제 반도체는 우리 경제를 견인한 매우 중요한 산업 중의 하나인데, 그러면 이를테면 전북학생들만 그런 안전한 곳에서 일하고 다른 지역 학생들은 그러면 위험한 반도체 관련된 일을 하라는 의미로 들리기도 한다, 이런 지적도 있는데요.

◆ 김승환> 반도체 산업이 엄청난 수익을 내는 사업인 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걸 맨 처음 시작한 것이 미국이죠.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 현재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노동자들의 각종 산업재해가 그 당시에 미국에서도 문제가 되면서 지금 미국은 거의 손을 뗐죠. 그리고 이 산업이 한국과 대만으로 넘어온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런 역사를 보면, 국민 경제를 생각하면 반도체 사업이 성장해야 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노동자들의 건강이나 인권을 생각한다면 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박재홍> 또 이와 관련해서 논란이 되는 것은 삼성드림클래스 방학캠프 문제인데요. 전국에서 전북 교육청만 학생모집을 거부한 부분인데. 삼성드림클래스는 농촌지역과 취약계층 중학생들에게 과외 공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인데, 전북에서 하면 안 되는 이유가 뭔가요?

◆ 김승환> 전북 교육청도 계속해왔다가 지난번 겨울방학 때 거부를 했고 또 이번 여름방학에 거부를 한 겁니다. 거부한 이유는 방금 말씀하신 것 중에 이게 과외공부거든요. 사교육입니다. 교육청이라고 하는 기관은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고 공교육의 역량을 강화시키는 그런 기관입니다. 그런데 이런 기관에서 사교육의 연결고리를 해 준다는 것이 과연 맞는 거냐, 이런 뒤늦은 자성을 하게 된 겁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삼성이라고 하는 우리나라에서 아주 가장 큰 기업, 이 기업이 공헌도 많이 하지만 문제도 많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런 학생들에 대한 배려를 통해서 우리 어린 학생들이 어려서부터 삼성에 대한 이미지가 자기 자신도 모르게 각인될 거다. 저는 그것을 우려하는 겁니다. 어떤 지역이든지 모든 것이 나쁘고 모든 게 좋고 이런 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학생들은 특히 성장기에 감수성이 예민할 때 균형적으로 다뤄질 필요가 있는데.

◇ 박재홍> 어떤 이미지가 각인된다는 말씀이죠?

◆ 김승환> 삼성이라고 하는 것은 좋은 기업이다. 우리 학생들이 자라나는데 많은 도움을 준 기업이다. 그래서 우리는 삼성에 대해서 항상 좋은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런 이미지를 말하는 겁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무비판적으로 삼성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부분을 염려하시는 건가요? 그러면 이런 일련의 모습을 보면서, 교육감님이 반도체 산업의 위해성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혹은 어떤 사교육 그 문제 걱정하시는 것이 아니라, 반삼성 혹은 반기업 정서가 있으신 게 아니냐, 이런 비판도 있습니다.

◆ 김승환> 글쎄요. 이게 문제가 되는 건 삼성인데, 바로 반기업이라 몰고 가는 것은 무리라고 보고요. 그리고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성드림클래스에 대해서 도교육청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연결고리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학생들이 개인 자격으로 참여할 기회까지 막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도 교육청에서는 이런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또 삼성은 “이 프로그램은 사교육을 받기는 어렵지만 학업에 열의가 있는 학생을 돕기 위한 취지다” 이렇게 입장을 말하고 있는데, 이런 것도 공감을 못하시는 건가요?

◆ 김승환> 삼성은 그렇게 말을 하죠. 이게 사회공헌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저는 사회, 그런 측면보다도 삼성 홍보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보는 겁니다.

◇ 박재홍> 그러면 이런 지적을 학부모님들이나 학생들도 공감하고 있습니까?

◆ 김승환> 공감하는 측도 있고 공감하지 않은 측도 있을 거라고 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앞으로 이러한 교육청의 정책은 변함이 없으신 거군요.

◆ 김승환> 당분간 변함이 없을 겁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김승환 전북 교육감을 만나고 있는데요. 다음으로 정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좀 짚어보죠. 앞으로 교육감님은 앞으로 국정교과서가 현실화된다면, 전북이 별도 대안 교과서를 부교재로 만들겠다 이렇게 밝히셨네요. 어떤 부교재를 말씀하시는 거죠?

◆ 김승환> 한국사를 국정교과서로 하게 되면 말은 국정이지만 사실은 정권 교과서가 될 거라고 봅니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학교사 교과서가 될 거다, 그러면 우리 학생들이 균형적으로 역사의식을 갖고 역사에 대한 판단 능력을 가져야 할 텐데 이것이 상당히 문제가 될 거다, 이렇게 판단을 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각 시도 교육청은 자체적으로 (이런 문제를 완화시킬)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권한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걸 보완하는 역사교과서를 자체적으로 만들겠다, 그런 뜻입니다.

◇ 박재홍> 그런데 정부 논리는, 하나의 국정교과서에 다양한 시각을 균형 있게 담는 것이 옳다, 기존 교과서는 편향된 시각이 많다, 이런 지적 아니겠습니까?

◆ 김승환> 저는 정부 여당의 그 견해에 동의하지 못하고요. 현재 8종이 있지 않습니까? 그 8종 중 상당수에 대해서 정부 여당은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겁니다. 입맛에 맞지 않다, 그래서 입맛에 맞는 걸로 통일해야 되겠다, 차라리 그렇게 말하는 게 솔직하지 않겠습니까?

◇ 박재홍> 입맛이라면 어떤 입맛을 말씀하시는 거죠?

◆ 김승환> 정부 여당의 입맛에 맞는 거죠. 그래서 과거 일제시대에 일제치하에서의 친일활동들 그리고 독재체제, 권위주의체제 이런 것들에 대해서 크게 문제를 삼지 않는 그런 교과서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지 않는가 하는 우려도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우편향적인 교과서가 나올 수도 있겠다, 이런 말씀이군요.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김승환>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전라북도 김승환 교육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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