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탐노씨] 불량감자 유현철 '출연료 깎기'에 지쳐 떠난 남자

박현택 2015. 8. 20.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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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박현택]

'불량감자' 유현철이 방송·영화 활동을 접고 홀연히 사라진 이유는 간단했다.

신물이 났기 때문. 그가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절, 방송계에는 '출연료 등급'이 있었다. 1급부터 17급까지 나누되, 1~6급은 아역배우들이 해당된다. 즉 등급의 숫자가 낮을수록 액수가 적은 셈. 유현철은 7급에 해당했다. 아역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등급이었다. 유현철은 "힘들게 촬영을 마치고나니, 몇푼 되지도 않는 그 돈을 깎으려고 하더라고요. 100만원이라면, '70만원만 받자'라는 식이었어요. 주연배우들 돈은 잘 챙겨주면서요. 아예 못받는 경우도 허다한데, 결혼까지 하다보니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만뒀습니다"

사람들은 그의 이름은 모를지라도 '불량감자'만은 기억한다. 자신이 보유한 강렬한 캐릭터를 뒤로 하고 2010년 사라진 그는 무엇을 하며 살았을까.

[롱탐노씨]는 한때 우리 곁에 있었지만 어느날 사라져버린 스타들을 찾아 사연과 근황을 들어본다.

- 활동을 왜 그만뒀나.

"제가 한창 방송과 영화에 나올때는, 출연료를 주지 않고 도망가는 회사가 너무 많았어요. 주더라도 '딜'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몇 푼 안되는 돈인데, 돈을 떠나서 '짜증'이나더라고요. 어느덧 아이가 셋이 되고나니, 2009년부터 사업자를 내고 선거 영상과 로고송을 제작하는 회사를 차렸습니다. 보험쪽일도 하고 있고요. 그래도 방송·영화쪽에서 오래 있던 사람이다보니, 그쪽 관련 일을 하게 되더라고요. PPL 광고를 대행하는 업무도 하고 있습니다. "

- 미련은 없나.

"왜 없겠어요. 하지만 상심이 컸어요. 주연배우는 어마어마한 돈을 받는데, 6~7번 나온 사람의 돈을 깎는걸 보니 굉장히 씁쓸했습니다."

- 활동을 접은것이 가장 아쉬운 순간이 있다면.

"큰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인데 아빠가 어떤 일을 했는지 전혀 몰라요. 물론 같이 지나가다보면 행인들이 '어? 불량감자다'라고 하니까 대충은 알겠죠. 그래도 제가 한창 활동할때는 큰 애도 유치원생이라 정확히 알지 못해요. 어느날 아이 학교에 행사가 있어 갔는데, 그 후로는 '아빠, 왜 일 안해?'라고 하더군요.

- 현재는 출연료를 막무가내로 깎거나 지급하지 않는 경우는 과거보다 줄지 않았을까.

"아직도 허다하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현재는 제가 활동하던 시절과는 업계가 너무 달라졌어요. 대형 매니지먼트 와 외주제작사의 시대죠. 저 처럼 홀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낄 틈이 없어요. 솔직히 대한민국에서 저만큼 강렬한 캐릭터가 또 있을까요? (웃음) 아깝죠."

- 오디션도 보면서, 대형기획사에 들어가려는 노력은 안해봤나.

"저 혼자 몸이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PD도 만나고, 기획사 오디션도 보겠죠. '나 좀 써주십사' 하면서요. 그런데 아이가 셋이다보니까, 생계를 위해서는 그런 모험을 하기가 조금씩 어려워져요."

- 그동안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현재는 다행히 제 사업이 '걸음마 단계'에서 벗어났지만, 5년전에 가방을 메고 처음 나섰을때는 '왜 방송안해요'라는 말을 만나는 사람마다 했어요. 왜 물으시는지는 알지만 수백번 듣다보니 견디기 어렵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저를 향한 사람들의 웃음도 힘들어졌어요. 하루는 식당에서 장모님께 꾸중을 듣고 있었거든요. (웃음), 심각한 분위기였는데, 저쪽 테이블에서 '불량감자다'하면서 웃으시더라고요. 문득 마음이 안좋았어요."

- 99년 과자 광고를 통해 '불량감자'라는 캐릭터를 얻었고, 이름보다 유명하다. '올가미' 였을까.

"제 이름은 몰라도 캐릭터는 알아주시는데, 감사할 따름이죠. 그걸 '올가미'로 생각하거나, 벗어나고 싶다고 한다면 욕심일거에요. 다른 배우나 연기자 중에서 평생 캐릭터 한번 못 잡고 사라지는 분들도 얼마나 많으신데요."

- '불량감자'이미지와는 다른 배역도 하고 싶었을텐데.

""감독님들이 제게 '불량감자'스러운것 만을 원하셨어요. '유현철의 다른 모습'을 그려보려고 하시는 분은 없었고, '안전한 캐스팅'에만 저를 사용하신거죠. 제가 '건달'역도 많이 했는데, 물론 '정상적인 건달'은 아니었어요. (웃음). 아무리 강한 캐릭터를 가진 사람이 있어도, 제가 옆에 있으면 그 분의 캐릭터가 죽곤 했어요. 최민수씨와도 광고를 찍은적이 있는데, 제가 워낙 강하니까 당황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광고는 단독샷 아니면 주로 예쁜 여자 옆에 서는 역할만 들어오곤 했어요."

- 불량감자로 살고 싶나 유현철로 살고싶나.

"제 아이들은 저랑 하나도 닮지 않았어요. 아이들과 동네를 지나가면 "기분 좋으시겠어요, 하나도 안닮아서"라고 하세요. 문득 걱정되더라고요. 요새 아이들은 사춘기도 빨리오는데, '불량감자'때문에 놀림을 받지는 않을까. 그래서 학교 행사에도 거의 가지 않아요. 그리고 '우리 아빠가 불량감자다라고 말하지 마'라고 당부하기도 하죠. 손영춘 선배님이라고 칠득이 역할을 하신 분이 계세요. 그분이 어느날 "우리 애가 학교에 갔는데, '너네 아빠 바보지'라고 했다더라"고 하시더라고요. 아이들이니까 어느정도 놀림은 있겠지만, 아무래도 걱정이 됩니다."

- 사람들이 '유현철'에게 가진 가장 큰 오해는.

"머리가 나쁘거나 당하고만 사는줄 아시는 점이죠. (웃음) 실제 만나보신 분들은 '반전'이라고 하세요. 보험을 할때는 정확하게 설명해줘야 하니까,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드리면 'TV에서 보던거랑 달리 스마트하다'라고 하세요. (웃음). '불량감자'가 PPL 광고집행건으로 평택시청에 가서 평택시장에게 브리핑을 하고, 평택 시의원에게 예산집행을 받아낼때는 다들 놀랐죠."

-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제가 종교인은 아니지만 '감사'와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알게됐어요. 사실 몸이 아파서 병원생활을 5년 정도 했거든요. 그래서 모든것에 감사드리는 마음이 생겼어요. 예전에는 사람들이 다가와주면 '으쓱'하기도 했어요. 지금은 저를 알아봐주시고, 박수 쳐 주시는것 자체가 너무 감사해요. 저는 연기관련 학교를 나온것도 아니고, 연기학원을 다닌것도 아니에요. 오직 촬영장에서 배웠습니다. 언제든 불러주시면 달려가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 [롱탐노씨] 다음편은 개그맨 오재미를 찾아갑니다.

박현택 기자 ssal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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