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포세대의 삼중고]취업난 뚫었더니 주거난..경제적 악순환에 '허덕'

조현아 2015. 8. 1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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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풍요시기 출생, 높은 교육 불구 취업에 발목 잡혀쥐꼬리 월급에 치솟는 집값…저축 커녕 생활비 대기도 벅차전문가 "장기 거주주택 등 주거불안정 해소 무엇보다 중요"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삼포세대(三抛世代)'의 삶은 시간이 흘러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들은 극심한 경제난과 취업난 속에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젊은층을 일컫는 말로 지난 2011년 첫 등장했다.

삼포세대의 대부분은 출생 붐이 일어났던 1차 베이비 부머 세대(1955~1963년생)의 자녀(1979~1985년생)들인 '에코(echo)세대'로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시기에 태어나 높은 교육을 받고 성장했지만 취업에 발목 잡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대다.

이제 30대 초중반이 된 삼포세대중에서는 힘겹게 취업난을 뚫고 사회에 진입한 경우가 있을테고 어렵사리 대출을 받아 결혼, 출산을 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얼마 안되는 월급과 치솟는 집값에 돈을 모으기는 커녕 생활비 지출에도 벅찬 하루를 보내고 있다.

결혼 3년차인 A(31·여)씨 부부의 경우 당분간 아이를 낳지 않기로 했다. 내집 마련을 위해 7000만원 가까이 대출을 받은 상황에서 양육비 부담 생각에 좀 처럼 엄두가 나질 않아서다. A씨는 "대출이자를 갚느라 생활이 빠듯해 임신 계획은 일단 보류한 상태"라며 "대출금을 갚는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2015년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매매가격은 한달 전보다 0.28%, 전세는 0.34%씩 상승했다.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평균 2억7400여만원으로 특히 수도권과 서울로 한정할 경우 각각 3억6500여만원, 5억3700여만원에 달한다.오를대로 오르고 있는 집값과 달리 젊은층의 소득 수준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33만9612원으로 전년보다 2만9486원 오른 0.7% 상승에 그쳤다. 지난 200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2인 가구를 기준으로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저축할 때 10년이 넘어야 서울의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자가를 소유하고 있는 젊은층의 비중은 낮은 상황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2013년 분석한 '에코세대 주택수요 특성 및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20~30 에코세대 가구주의 자가 비중은 15%에 불과했고 보증금이 있는 월세(42%)나 전세(31%)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내 집'이 아니다보니 내야 하는 주거비 부담도 높았다. 부채가 있는 자가 거주자의 경우 소득 대비 대출 원리금이 62만원(16%), 전세는 46만원(14%), 보증부 월세는 34만원(18%)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적은 소득에 주거비 부담까지 가중되면 빚을 지게 되고 다시 이자를 갚느라 소비를 줄이면서 경제적 악순환에 허덕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모아 놓은 자산이 적은 상태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산 경우 나중에 집값이 떨어지거나 금리가 상승했을 때 부담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하지만 정부의 정책은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부동산 규제 완화와 공급을 늘리는 측면에 주로 집중되고 있다. 젊은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임대주택 공급과 임차인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에코세대의 경우 주택 구매 의사는 있지만 구매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에코세대의 주거 안정 지원은 인구감소, 저성장, 내수불안 등을 방지하는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행복주택 유형의 임대주택 공급은 필수적이며 장기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임차 거주자의 경우에는 자금 부족으로 임차 거주를 지속하기 때문에 주거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는게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ha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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