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여성비하 막말 거센 역풍..내분조짐·사퇴론까지(종합2보)

입력 2015. 8. 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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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토론진행자 겨냥 '월경 암시' 발언에 공화당내 '벌떼' 공격 트럼프 핵심참모, 캠프 이탈 "내가 트럼프 해고"
폭스뉴스 여성 간판 앵커 메긴 켈리 (클리블랜드<오하이오주>=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6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 주(州) 클리블랜드의 실내 농구경기장 '퀴큰론스 아레나'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첫 TV 토론에서 진행을 맡은 폭스 뉴스의 여성 간판 앵커 메긴 켈리.

여성 토론진행자 겨냥 '월경 암시' 발언에 공화당내 '벌떼' 공격

트럼프 핵심참모, 캠프 이탈 "내가 트럼프 해고"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김세진 특파원 권수현 기자 =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첫 TV토론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도널드 트럼프가 여성비하 발언으로 거센 역풍에 휩싸였다.

TV토론을 진행한 여성앵커를 상대로 '월경'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가 비난세례를 받은 것은 물론, 핵심 참모가 선거캠프에서 이탈해 내분 조짐이 나타나고 당내에서 후보 사퇴가 언급되는 등 안팎에서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트럼프는 6일 토론에서 과거 자신의 여성비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송곳 질문'을 던진 폭스뉴스 여성앵커 메긴 켈리를 향해 도(度)를 넘어선 '분풀이 성' 막말을 쏟아냈다.

7일 새벽 트위터에 "토론회 최대 패자는 켈리"라는 글을 올리면서 켈리를 '빔보'(bimbo: 섹시한 외모에 머리 빈 여자를 비하하는 비속어)라고 지칭했다.

또 NBC 아침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서는 "폭스뉴스 사회자들이 좋지 못했고 특히 켈리가 프로답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결정적으로 문제가 된 발언은 여성의 월경을 암시한 '피'를 언급한 것이었다.

트럼프는 CNN방송에 출연해 "(켈리의) 눈에서 피가 나오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녀의 다른 어딘가에서도 피가 나오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켈리가 월경 탓에 예민해져서 토론에서 자신을 괴롭힌 것이 아니냐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여성비하적 표현이다.

이 발언에 공화당 지지층에서부터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보수단체 '레드스테이트'는 8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트럼프를 기조연설자로 초청했다가 7일 이를 취소했다.

이 단체는 "직설적인 논객이나 비전문적 정치인이라고 해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으며 품위가 그런 선 중의 하나"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번 막말 파문의 여파로 트럼프 캠프의 핵심 참모인 정치컨설턴트 로저 스톤이 이탈하는 등 선거캠프 내부에서도 불협화음이 터져 나왔다.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자문 출신으로 공화당의 전설적인 선거전략가인 스톤은 트럼프와 수십 년 동안 친분을 쌓으며 정치적 자문을 해온 인물이다.

트럼프 선거캠프 측에서는 성명을 내고 7일 밤 스톤을 해고했다면서 "스톤이 선거전을 자신의 홍보에 이용했다"고 비난했다.

스톤은 그러나 8일 트위터를 통해 "미안하지만 트럼프가 나를 해고한 게 아니라 내가 트럼프를 해고했다. 핵심 이슈에서 벗어나 메긴 켈리와 이전투구를 벌이는 상황에 이견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스톤은 CNN방송 인터뷰에서도 "'인격논란과 자극적인 언론 싸움이 너무 커져 핵심 메시지가 가려진다. 이런 상태에서 더는 일할 수 없다'는 내용의 사퇴 편지를 트럼프에게 보냈다"면서 "그에게 켈리 관련 논란은 미친 짓이니 그만하라고까지 조언했다"고 말했다.

스톤은 캠프 이탈에 앞서 트럼프에게 "켈리 관련 짓거리를 끝내라. 이건 완전히 미친 짓이다. 이 때문에 우리가 죽는다"고 말했다가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고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공화당 경선에 참여하는 다른 대선후보들은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트럼프에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공화당의 유일한 여성 대선주자인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패커드(HP) 최고경영자는 8일 트위터에 "트럼프, 변명의 여지가 없다. 나는 켈리 편"이라고 비판했다.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도 트위터에 "변명의 여지가 없는 발언"이라고 적었고,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는 "기본적 품위도 없는 심각한 인격 부족"이라고 날을 세웠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8일 열린 '레드 스테이트' 집회에서 "트럼프는 53%의 여성 유권자들을 모욕했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같은 장소에 등장한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도 "공화당은 여성과 전쟁을 벌이지 않고 있다"며 트럼프를 에둘러 비판했다.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성명에서 "군 최고 통수권자 직위에 어울리지 않는 발언이자 우리가 기대하는 지도력과도 맞지 않는다"며 "트럼프를 배제함으로써 생길 위험을 감수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폴리티코는 이번 '월경 암시' 발언 파문으로 그가 논란을 잠재우고 남은 선거전을 잘 치를 수 있을지에 대해 공화당 내부의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으며, 몇몇 유력인사들은 그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뉴햄프셔주의 유력 공화당 활동가인 르네 플러머는 문제의 발언에 대해 "끔찍하다. 그는 사퇴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활동하는 공화당 전략가인 브루스 헤인스는 "트럼프 대선운동은 위기에 처했다"고 평가했다.

rhd@yna.co.kr, smile@yna.co.kr,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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