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톨게이트 지나면서 '돌발 행동'..성희롱에 골머리

2015. 8. 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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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휴가 초절정기입니다. 이맘때면 되면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지는 사람들 있는데 바로 고속도로 요금소 직원들이죠. 바쁜 것도 힘든데 일부 몰상식한 손님들도 나타나서 더 힘들다고 합니다. 김종원 기자가 고속도로 직원들의 애환 들어보고 왔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SBS 김종원 기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김종원 기자 직접 만나보셨는데 어떻던가요. 정말 많이 바쁘시죠?

▶ SBS 김종원 기자:

그렇습니다. 요금소 톨게이트죠. 24시간 돌아가다 보니까 이 분들이 교대근무를 합니다. 한번 근무에 투입이 되면 8시간을 일을 하게 되는데요. 보면 굉장히 좁은 부스 안에서 앉아서 일하지 않습니까. 많은 분들이 굉장히 덥고 매연에 시달린다고 생각하시는데 덥지는 않습니다. 그 안에 에어컨이 이미 80년대 초반부터 에어컨이 설치가 돼서 에어컨은 나와서 덥진 않은데 매연에 시달리는 건 맞고요.

그리고 거기 안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돈 세는 일이 상당히 많지 않습니까.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고 있으면 내가 얼마를 거슬러줘야 하는지 깜빡하기 때문에 상당히 신경을 곤두세워서 일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지켜보니까 손님이 계속해서 들어오다 보니까 손님 들어오면 "안녕하세요" 돈 받고 거슬러주고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이게 기본 멘트인데 1분에 안녕하세요만 3번 정도. 요즘 같이 바쁠 때는 차가 계속 밀려들어오니까 1분에 4번 정도까지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계속 반복하게 되더라고요.

"안녕하세요"만 1시간을 따져보면 180번. "안녕히 가세요"까지 "감사합니다"까지 1시간에 거의 300번 400마디가 하는 건데. 물 한 모금 마실 틈이 없어요. 손님이 밀려오는데 물마시면 짜증을 확 내거든요. 배도 많이 고프고 그 일이. 참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휴가도 요즘 같은 때는 못 가고 다른 사람들 다 휴가 끝나면 그때 가는 이런 스케줄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놀러가는 사람들 보면서 일하는 것도 서러울 수도 있는데. 이 분들 진짜 힘들게 하는 게 따로 있다면서요?

▶ SBS 김종원 기자:

스케줄이야 바쁘면 일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많아지면 별의별 일이 많지 않겠습니까. 혹시 보신 분들 있을지 모르겠는데 톨게이트 부스에 보면 '성희롱 No'라고 돼 있는 스티커가 있습니다. 저게 왜 붙어 있을까 했는데 성희롱을 하는 분들이 그렇게 있어요. 실제 저희가 영상을 받아서 뉴스 보신 분들은 아마 보셨을 텐데 이렇습니다. 성희롱하는 손님들이 있고 진상 갑질을 하는 손님 이른바. 이렇게 두 종류로 나뉘는데 먼저 성희롱 손님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면 여러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하의 탈의형, 지퍼 오픈형, 야동형 등등이 있는데 먼저 톨게이트 들어올 때 멀쩡히 들어와요. 그런데 보면 하의를 벗고 있습니다. 얼마나 놀라겠습니까 근무자들이. 지퍼를 열고 몹쓸 짓을 하면서 들어오는 사람이 있고 일부러 보조석에 톨게이트 직원이 볼 수 있는 각도로 태블릿 PC를 켜놓고 야동을 큼지막하게 틀어놓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이분들의 공통점은 돈을 손에 쥐고 안 놓는대요.

▷ 한수진/사회자:

돈을 내야 되는데 건네줘야 하는데?

▶ SBS 김종원 기자:

주긴 주는데 손을 꽉 쥐고 있는 거죠. 톨게이트 직원이 돈을 받으려고 당기는데 안 놓으니까 보게 되잖아요. 그러면 보게 되는 거죠. 그게 나를 봐 달라, 지금 내 모습을 봐 달라, 이 뜻이라고요. 톨게이트 오래 근무한 분들은 돈 줄 때 쥐고 있다, 뭔가 딱 바로 거기서 눈치를 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거예요. 무시하는 방법밖에는. 거기서 놀라거나 하면 이 사람들이 또 어떤 돌발 행동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받아야 되는데 이게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해도 얼마나 놀라겠습니까. 야간 같은 경우는 여성이 혼자 근무를 하는 거다 보니까 굉장히 공포스러울 때도 많다고 하는데. 돈도 찝찝하다고 해요. 무슨 짓을 한 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쉬는 시간에 가서 손 두 번 씻고, 세 번 씻고 이거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어서 한 번 이런 손님 만나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많이 놀란다고 하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성희롱 명백한 범법행위잖아요. 차 번호 적어뒀다가 처벌하면 안 돼요? 찾아내서?

▶ SBS 김종원 기자:

그래서 이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상당히 많다 보니까 강력대처를 하기 시작했어요. 저희가 잘 신경 안 쓰고 지나쳐서 모르는데 부스에 가만히 보면 블랙박스 같은 게 설치돼 있어요. 상대편 운전자를 찍을 수 있게, 증거가 필요하니까. 그리고 톨게이트는 아시다시피 왔다 갔다 하면 차량 번호가 다 찍히고 기록이 되지 않습니까. 그런 행위를 한 운전자는 강력히 증거자료를 첨부해서 경찰에 고발하고 수사 의뢰를 하고 이런 식으로 하더라고요. 실제 처벌을 받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고요. 이렇게 강력처벌을 한 이후로 좀 줄었다고 합니다, 성추행이. 앞으로 이런 못된 생각 하시는 분 있으실지 모르겠는데 강력히 처벌이 된다는 것 꼭 기억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처벌해야죠. 이런 짓 하시면 안 되죠. 그런데 한, 두 명은 아닌 모양이에요. 스티커까지 붙일 상황인 거 보면 말이죠.

▶ SBS 김종원 기자:

3년 전만 해도 굉장히 많았답니다. 이런 사람들이.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 SBS 김종원 기자:

네. 그런데 강력처벌하고 하다 보니까 요즘 조금 줄었다고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도 아직도 정신 못 차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네요. 그리고 진상 갑질 손님이 또 있다는 거예요. 이건 어떤 경우인가요?

▶ SBS 김종원 기자:

요즘 진상 손님 이런 말 많은데 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적으로 화를 내는 분들이 그렇게 많다고 해요. 요즘 여름 덥지 않습니까. 휴가철이면 차가 막히니까 운전 장거리 운전 어떤 교통 정체에서 오는 스트레스 이걸 애먼 톨게이트 직원들한테 푸는 거죠. 차 막힌다고 뭐라고 그러고, 왜 내 줄만 늦게 가냐고 뭐라고 그러고, 나는 널 쳐다봤는데 너는 왜 날 안 쳐다보냐고 뭐라고 그러고.

▷ 한수진/사회자:

엉뚱하게 화풀이를 하는 거예요.

▶ SBS 김종원 기자:

그렇죠. 심지어 목소리가 잘 안 들린다고 뭐라고 그러고. 뭐라고 그러는 방식이 참 사람 기분 나쁘게 하는 방식이더라고요. 동전을 던져버린답니다. 톨게이트 직원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서.

▷ 한수진/사회자:

옛다 하고 던져버리는 거예요? 아이고.

▶ SBS 김종원 기자:

그러면 이거 바닥에 흩어진 거 주우러 나와야 하잖아요. 눈물이 핑 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가 하면 사무실이 있어요. 톨게이트 부스 말고 도로공사 사무실이 있는데 거기로 들어와서 욕을 한 바가지 하고 가는 사람도 있고요. 어떤 사람은 목마르다고 음료수 가져오라고. 이렇게 하인 부리듯이. 이것도 해줘야 한답니다. 안 그러면 화를 내고 민원을 넣고 하니까 웬만하면 꾹 참고 해준다는데 이게 참 사람 얼마나 기분 나쁘겠습니까. 이런 일을 당하면.

▷ 한수진/사회자:

이런 분들은 정신세계를 분석해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 도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 그런데 보통은 지금 작은 부스에서 혼자들 일을 하시는 거죠?

▶ SBS 김종원 기자:

네.

▷ 한수진/사회자:

사실 여러 명이라도 되면 어떻게라도 해볼 텐데. 한 소리도 못 하고 힘들고 집중도 안 되고 괴롭겠어요.

▶ SBS 김종원 기자:

이런 사람 한 명 왔다 가면 집중도 안 되고 다음 손님 왔는데도 계속 찝찝하고 그렇겠죠. 반대로 이런 걸 풀어주는 손님도 있다고 해요. 이런 손님 한 번 받아서 기분 나쁜데 예를 들면 서울 톨게이트 같은 경우 오기 직전인 신갈쯤 휴게소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오는 분들이 있다고 해요. 물론 녹아서 먹을 수는 없는데 건네주고 고생하십니다, 이렇게 말씀하신다고 해요. 그게 그렇게 감사하다네요. 어떤 할아버지 같은 경우는 서울 톨게이트까지 왔다가 차를 돌려 나가서 아이스크림을 사갖고 와서 다시 와서 주고 간 할아버지가 있는데 그 분은 두고두고 직원 분들이 감사하는 생각을 갖고 계시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받아서가 아니라 사실은 말 한 마디죠. 고맙습니다, 수고하십니다.

▶ SBS 김종원 기자:

별거 아닌 일에 화를 내고 또 별거 아닌 일에 기분이 풀리고 이렇게.

▷ 한수진/사회자:

요금소 자동화한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 SBS 김종원 기자: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기계가 응대하게 되면 이런 진상 손님은 없어질까요?

▶ SBS 김종원 기자:

그렇죠. 기계한테 화를 낼 수는 없으니까. 기계가 상대하면 진상손님은 없어질 텐데 이게 요금소 직원 분들은 기계화가 되면 다 짤릴 소위 짤리는

▷ 한수진/사회자:

감원?

▶ SBS 김종원 기자:

그렇죠. 감원의 대상이 되거든요. 이런 진상 손님 때문에 자동화된다는 걸 반길 수만도 없는 게 일자리를 위협받기 때문에 이것 때문에 또 다른 스트레스라고 해야 할까요. 이중고로 어디 가서 말도 못하고 이런 일을 겪고들 계십니다. 아주 짧게 머무는 곳이잖아요. 이런 곳에서 상대를 배려하는 게 진짜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무더운 날씨에 오늘도 톨게이트 오가는 분들 많을 텐데 서로 좀 따뜻한 인사 말씀. 따뜻한 이라는 말이 요즘엔 드리기 뭐한 날씨네요.(웃음) 기분 좋은 한 마디씩 건넬 수 있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SBS 김종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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