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IT 전문가와 종이만 들고 간담회 하자는 꼴"

심혜리·박순봉 기자 입력 2015. 8. 3. 22:01 수정 2015. 8. 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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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야 거듭된 압박에도 해킹 삭제 자료 제출 거부여 "자료 핑계 6일 간담회 무산시키려.." 새정치 비난

국가정보원의 스마트폰 해킹 의혹 사건 자료 검증을 논의하기 위해 6일 열기로 했던 국정원·전문가 기술간담회가 무산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야당이 간담회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국정원을 거듭 압박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성사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새누리당은 ‘정쟁 프레임’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을 역공했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안철수 당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 신경민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 등은 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정원에서 자료 제출이 불가하다는 답을 보내왔다”며 “최소한의 자료 없이는 기술간담회도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국정원에 자료 공개 여부를 다시 물은 뒤 조건 수용 여부에 따라 6일 간담회 참석 여부를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이 3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오는 6일 열기로 한 국가정보원·전문가 기술간담회와 관련해 국정원에 자료 제출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 권호욱 선임기자

안 위원장은 “IT 전문가들이 IT 자료를 보지 않고 A4 용지 하나를 갖고 간담회 하자는 꼴”이라며 “앞뒤 모순에 말이 맞지 않는 답으로 일관하는 국정원 모습에 깊은 실망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앞서 새정치연합이 국정원에 요구한 자료는 삭제한 하드디스크 원본과 삭제한 것이 시스템·파일·문고 데이터베이스(DB) 중 어떤 형태인지, 삭제한 자료가 개인 PC에 있는지 서버에 있는지 등 6가지다. 국정원은 이들 자료에 대해 지난 주말 공개할 수 없다고 답변해왔다.

새정치연합은 일단 6일로 예정된 기술간담회를 ‘보이콧’하겠다고 밝히진 않았다. 신 의원은 간담회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자료 없이는 의미가 없기 때문에 자료를 제대로 내놓고 하자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 해도 좋으니 자료를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에 재차 자료를 요구하면서 이마저 거절될 경우 기술간담회 불발의 책임을 국정원에 돌리기 위한 ‘명분 쌓기’로 풀이된다.

반면 새누리당은 야당이 추가 자료를 요구하며 전문가 간담회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자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지금 상태에서 간담회를 개최할 경우 추가 의혹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이 자료 제출 문제를 갖고 간담회를 무산시킬 상황에 와 있다”며 “새정치연합이 의혹으로 제기한 게 모두 거짓말로 드러나 안철수 일병 구하기로 들어간 상태”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야당이 요구하는 자료를 줄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일부 자료를 준다고 해도 더 나올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의진 대변인도 논평에서 “야당은 불가능한 요구조건을 붙이며 간담회 개최 자체를 저울질하고, 오히려 간담회 개최를 꺼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혜리·박순봉 기자 gra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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