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징조" "통제 완화 따른 일시 현상".. 중 자본유출 갑론을박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4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외국자금의 탈중국 움직임이 두드러지면서 원인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위기를 암시하는 징조란 비관론이 나오는가 하면, 중국 당국이 자본통제를 완화한 데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일 뿐이며 중국 위기론을 과장해선 안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지난달 14일 중국 인민은행은 6월 말 기준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3조6900억달러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6월 사상 최대규모였던 3조9900억달러보다 3000억달러 줄어든 것이며 4분기 연속 줄었다. 과거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자금유입 등으로 계속 불어나던 것과는 분명 다른 흐름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일 미국 골드만삭스 외환 전략가 로빈 브룩스를 인용해 올 2분기 중국에서의 자본 유출 규모가 2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JP모건의 니콜라스 파니지르트조글로 전략가는 지난 5분기 동안 중국 자본유출 규모가 52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이 자본 유출을 위험하다고 보는 이유는 중국의 경기가 더 악화하고 있으며 과도한 부채와 과잉투자에 따른 위험이 중국 경제를 금융위기로 몰고 가는 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준비하고 있고 중국 증시도 큰 손실을 겪으면서 중국에서 자본 유출의 심각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자본 유출 속도가 급격하지 않다는 점에서 중국이 점차 자본통제를 완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는 시각도 있다.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 때문으로 보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는 것이다. 중국 매체 21세기경제보도는 최근 외국 자본이 중국 증시 투자를 줄이면서 대규모 외화 유출 관측이 나왔지만 외화가 줄어든 더 중요한 원인은 인민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위안화는 올해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될 예정이다. 그러기 위해 당국이 달러를 풀고 위안화를 흡수하면서 환율을 안정적으로 방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에스워 프라사드 전 IMF 중국 책임자는 “중국에서 자본유출이 늘어난 것은 해외투자를 가능하게 하려는 중국 당국의 정책적 조치와 중국 국내에서는 안정적인 투자기회가 부족하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의 변동성과 성장 전망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증시 불안으로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중국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수 있고 외환보유액은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 | 오관철 특파원 ok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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