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委 회의 날이었는데.. 그는 대낮에 술취해 지방호텔 묵었다

최재훈 기자 입력 2015. 8. 3. 03:00 수정 2015. 8. 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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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논란 현역의원 "누군가 모함하고 있어" 與 "곤혹".. 野 "철저조사"

성폭행 논란에 휩싸인 현역 국회의원이 대낮에 여성 보험설계사와 호텔에서 성관계를 가졌다는 당일은 이 의원이 소속된 상임위원회의 중요 회의가 있었던 날인 것으로 확인됐다.

새누리당 경북지역 초선인 B의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40대 보험설계사 A씨는 지난달 13일(월요일) 오전 11시쯤 대구 수성구 G호텔에서 30여분 동안 성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경찰에서 "B의원이 '보고 싶다. 외롭다' 등의 문자를 보내며 수차례 호텔로 오라고 해서 갔더니 술이 덜 깬 채 알몸에 가운만 걸치고 있던 B의원이 갑자기 달려들어 성폭행했다"고 진술했다.

당일(13일) 1시간쯤 뒤 국회에서는 B의원이 소속된 상임위원회 산하 소위원회의 임시회가 열렸고 중요한 정책 결정이 이뤄졌다. 정원 5명 중 2명이 빠졌는데, 이 중 한 사람이 B의원이었다. 중요 회의가 예정돼 있었던 전날 지역구도 아닌 곳에서 술에 취해 지방의 호텔에서 묵었고, 자신이 참석 대상인 국회 일정이 서울에서 예정된 무렵에 성폭행 논란을 부른 행동을 한 셈이다.

B의원은 2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절대 사실이 아니다. 누군가 모함하고 있다"며 "경찰에서도 이미 무혐의 처리됐다"고 밝힌 뒤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이 인터뷰에서도 의원은 성폭행을 하지 않았다는 것인지, 성관계 자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내가 그럴 사람으로 보이느냐"고만 했다. 앞서 B의원은 본지에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술을 마시다 다툼이 일어나 헤어졌을 뿐 성관계는 없었다"며 호텔에 함께 있었던 자체를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는 A씨의 진술대로 B의원이 묵고 있는 호텔에 A씨가 들어가는 장면이 CCTV에 찍혀 있었다. 또 B의원은 A씨가 경찰에 신고한 후 A씨를 만나 사과를 하고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 이후 A씨는 지난달 27일과 31일 2~3차 조사에서 "성관계를 가졌지만 전력을 다해 도망가지는 않았다"고 진술을 바꿨다. 경찰은 B의원에 대해 소환 조사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는 B의원의 말은 수사 절차상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정치권으로도 비화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2일 "경찰은 철저히 수사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새누리당도 어물쩍 덮고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김정현 수석부대변인도 "새누리당에서 이런 종류의 사건은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지만 사안이 터질 때마다 미봉책에 그쳤으니 이런 일이 재발되는 것"이라고 했다.

새누리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황진하 사무총장은 2일 "해당 의원이 결백을 주장하고 있어 일단은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며 "우선 (사건이 발생한) 지역의 당직자들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관련 비서실에서 내용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안다"며 "객관적이고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고 그 결과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 청와대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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