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발언에 현직 교사 항의 편지

2015. 8. 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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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방미중 LA 동포 환영회서 "좌파세력이 준동…국정화 바꾸려 노력"

이성권 서울 대진고 교사, 새누리당 누리집에 공개 비판 글 올려

"결론 안 난 상태… 정치 지도자의 일방적 개입 정당성 없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미국 방문 동안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강조하자, 현직 고교 교사가 공개 편지를 보내 '정치 지도자의 일방적 개입은 정당성이 없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성권(52) 서울 대진고 교사(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 대표)는 1일 새누리당 누리집에 김 대표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띄웠다. 김 대표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동포 환영회에 참석해 "진보좌파 세력이 준동하면서 미래를 책임질 어린 학생들에게 부정적 역사관을 심어주고 있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역사 교과서를 국정 교과서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현재 하고 있다"는 발언이 전해진 몇 시간 뒤였다.

27년째 고교에서 사회 교과를 가르쳐온 이 교사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는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인데, 김 대표가 미국에서 일방적으로 결론을 내는 모양새는 좋지 않다. 지도자 한 사람의 의견에 의해 좌우되는 결론은 생명력도 정당성도 갖지 못할 것"이라며 "상명하달식 결정은 올바른 접근이 아니다"라고 김 대표의 발언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학생들의 역사관을 좌우할 중차대한 사안인데도 학자, 교수, 현장 교사는 논의에서 소외돼 있다. 교육 영역에 맡겨주기 바란다"며 "정치적 해석과 개입이 없다면 훨씬 더 나은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가치와 지향을 지닌 이들의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을 제안했다.

그가 대표를 맡고 있는 한국교육정책교사연대는 2013년 10월 '중도 노선의 교육운동단체'를 표방하며 출범했다. 전국 중·고교 교사 100여명이 가입해 있다. 이 단체는 "즐거운 교실, 행복한 학교"를 구호로 걸고 △대학 수학능력시험(수능)의 폐지 또는 자격고사화 △지식보다 사회적 책무감 중시 △수월성 교육보다 모든 학생의 탁월성에 주목할 것 등을 강조하고 있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 발행 방식을 두고는 그동안 거센 논란이 일어왔다. 2013년 교학사 발행 교과서는 오류투성이에 친일·독재 미화 논란이 거셌는데도 국사편찬위원회가 검정 심사를 통과시켜 비판이 제기됐고, 이에 교육부가 다른 교과서 6종과 함께 내용 수정 명령을 내려, 특정 관점의 서술을 강요하며 교과서 검정 발행 취지를 퇴행시켰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이를 계기로 교육부는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 전환을 검토하겠다며 지난해 9월 토론회, 여론조사 등을 했으나, 한국사 국정화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센 탓에 아직껏 "검토중"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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