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물소리 벗 삼아'..장성 남창계곡 트래킹

2015. 8. 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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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엄쉬엄 가다 계곡물에 '탁족'..짙은 녹음에 더위 '싹'

쉬엄쉬엄 가다 계곡물에 '탁족'…짙은 녹음에 더위 '싹'

(장성=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검은 아스팔트 위로 뜨거운 열기가 피어오른다.

희뿌연 습기가 점령한 도시. 비치파라솔과 쪽빛 파도가 일렁이는 휴양지로 탈출을 꿈꾸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일에 쫓겨 미처 여름휴가를 잡지 못했더라도 절망은 금물. 조금만 눈을 낮춰 보면 대도시 근교에도 더위를 식힐 수 있는 곳이 많다.

휴가철을 맞아 취재진이 찾은 곳은 광주광역시에서 30여분 떨어진 장성 남창계곡.

내장산국립공원에 속한 남창계곡은 광주와 장성 사람들에게는 오래전부터 알려진 대표적인 피서지이지만, 입암산성까지 이르는 트래킹 코스는 모르는 사람이 많다.

'날도 더운데 트래킹이라니?' 하시는 분도 많겠지만, 남창계곡은 여느 트래킹 코스와 다르다.

경사가 완만해 어린이나 노약자도 쉬엄쉬엄 걸을 수 있고, 짙은 녹음 아래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여유롭게 트래킹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30도가 웃도는 지난 주말 남창계곡을 찾았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벌써 계곡마다 사람들이 돗자리를 깔고 자리를 일찌감치 잡았고, 식당마다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10여분쯤 계곡을 따라 올라가자 깊은 숲이 나타났다.

아름드리나무가 드리운 그늘로 들어가니 서늘한 바람이 이마를 스쳤다.

폭염에 지쳐있던 기분이 조금씩 살아났다. 이름 모를 새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바위에 부딪히는 계곡 물소리가 시원하게 들렸다.

며칠 전 내린 비 때문인지 계곡물은 적당하게 불어 있었다.

맑게 고인 물 속에서 조약돌이 반짝거리고, 피라미가 곡선을 그리며 지나갔다.

신발을 벗고 발을 담갔다. 시원한 바람이 온몸을 감싸고, 차가운 물이 더위에 지친 정신을 깨운다.

천국이 따로 없다. 한 시간 전만 해도 무더위에 녹아내릴 듯했던 몸이 싱싱하게 살아난다.

신이 난 아이들은 옷을 입은 채로 물에 뛰어들었다. 어른들도 덩달아 물장난을 치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경사진 트래킹 코스를 조금 오르자 삼나무 숲이 나타났다.

몸에 좋은 피톤치드 향이 향기롭게 코를 간지럽게 한다. 삼나무숲은 짙은 그늘이 드리워졌다.

뜨겁게 살을 파고들던 햇살도 자취를 감췄다. 깊게 숨을 마시니 신선한 공기가 온몸에 가득 차오른다.

걷다 쉬기를 얼마나 반복했을까? 1시간도 채 안돼 눈앞에 거대한 산성이 나타났다.

입암산성이다. 삼한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알려진 입암산성(사적 제384호)은 3m 높이에 전체길이가 15㎞에 달한다.

고려시대 몽고군이 쳐들어올 때 막았다는 기록도 있다.

1960년대까지 마을이 있었는데, 이후 사람들이 떠나면서 습지가 형성됐다.

18만㎢의 습지에는 멸종위기종인 붉은박쥐와 하늘다람쥐, 삵, 진노랑상사화 등이 서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국내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파리목 꽃등애과의 미기록종 곤충 2종도 발견돼 주목을 받고 있다.

내장산국립공원 백암사무소 최미경 홍보담당은 "남창계곡 트래킹 코스는 경사가 급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며 "자연관찰로와 입암산성 습지 등 자연환경 보존이 잘 돼 있어 아이들의 환경 교육에도 좋다"고 말했다.

◇ 찾아오는 길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IC에서 나와 1번국도를 따라 20여분을 달리면 남창계곡 이정표가 나온다. 계곡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1시간 정도 올라가면 입암산성이 나온다. 여유가 있다면 해발 680m 높이의 정상에 올라 아름다운 백양사 지구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남창계곡 인근에 백양사와 장성호 관광지가 있어 하루 코스 관광으로 추천할 만하다. (문의 : 내장산국립공원 백암사무소 ☎ 061-392-7288)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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