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걷기 좋은 길' 있으면..성인병 위험 '뚝'

남주현 기자 입력 2015. 7. 31. 20:39 수정 2015. 7. 3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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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산책하기 좋은 공원이 집 주변에 있더라도 가는 길이 복잡하고 이렇게 경사까지 심하면 선뜻 집을 나서고 싶은 생각이 안 들죠. 반대로 가는 길이 쉽고 평평하다면 기꺼이 걷고 싶은 마음이 들텐데요, 서울대 연구팀이 사는 형편이나 공원 조성 비율은 비슷하지만, 주변 길 조성이 다른 두 지역 주민을 비교해봤습니다. 그랬더니 복부 비만이나 당뇨병, 고혈압 같은 성인병에 걸릴 확률이 제법 차이가 났습니다.

뉴스인 뉴스, 남주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골목길입니다.

옹벽이 깔끔하게 단장돼 있고, 가로수도 잘 조성돼 있습니다.

하지만 걷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경사가 심해서입니다.

또 다른 골목길도 자전거를 타기 버거울 만큼 경사가 있습니다.

[김광열/지역 주민 : 지하철까지도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인데 언덕길이 있다는 부담감 때문에 마음이 조금 그렇죠.]

실제로 골목길의 기울기에 따라 사람들의 걷는 양이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대 연구팀이 평균 경사 각도가 8도 이상인 지역과 평평한 지역에서 사는 3~40대 주부에게 GPS를 장착하고 걷는 양을 측정했습니다.

두 지역은 주부들이 즐겨 찾는 공원의 비율이나 쇼핑몰 수는 비슷했지만, 일주일간 걸은 거리는 평평한 지역 주부들이 60%나 더 많았습니다.

걷는 양은 성인병 비율의 차이로 나타났습니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두 지역에서 2년 이상 거주한 주민 1만 6천 명을 대상으로 건강상태를 조사했더니, 평평한 지역에 산 사람들이 복부 비만 위험도는 17%, 고혈압 위험도는 12%, 당뇨병은 14% 낮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비룡/서울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 경사로나 이런 것들은 특히 취약한 사람들을 잘 못 걷게 하는 그런 문제가 하나 있고, 병이 있는 사람한테도 취약한….]

지역사회 내 공원이나 보건소, 병원의 숫자 못지않게, 골목길의 환경도 건강을 결정하는 요인이라는 겁니다.

경사가 심한 길이라도 더 걷고 싶게 꾸밀 수 있습니다.

[박소현/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 골격을 바꾸기 어려울 때는 조경 처리를 하거나, 주변에 있는 상가들에 조금 더 사람들이 갈 수 있게 (정비해야 합니다.)]

하루 30분 이상 즐겁게 걸을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

도시 설계와 재개발에 반영해야 할 중요한 요소입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이용한, 영상편집 : 박선수, VJ : 김형진)남주현 기자 burnet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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