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학습량 20% 감소? 부풀려졌다"

입력 2015. 7. 31. 19:40 수정 2015. 7. 31.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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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교육부 2차 개정 시안 보니

'다항식의 곱셈과 인수분해를 할 수 있다'면 하나를 아는 것일까, 둘을 아는 것일까.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기준대로라면 하나를 아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단체들의 생각은 다르다.

교육부는 31일 '2015 교육과정 개정 2차 공청회'에서 '수학과 교육과정 연구진'이 발표한 수학 교과 2차 개정 시안은, 성취기준을 근거로 할 때 2009 교육과정에 견줘 20% 정도 줄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은 '실제 경감 비율은 8.7%'에 불과하다는 자체 분석 결과를 내놨다. 사교육걱정은 "연구진이 두 개의 성취기준을 하나의 문장으로 묶어 제시하거나, 삭제했다는 성취기준이 교수학습 유의사항에는 그대로 남아 있어 겉으로 드러난 것과 달리 실질적인 학습량은 크게 줄지 않았고 수치가 부풀려졌다"고 짚었다. '성취기준'은 교수·학습·평가의 실질적인 근거로, 각 교과에서 학생이 실제로 성취할 지식과 능력을 제시한 것이다.

교육단체 "실제 경감비율 8.7% 불과"두개의 성취기준을 하나로 묶거나교수학습 유의사항엔 그대로 남겨"수능 개편방향 밝혀야 사교육 방지"

2차 시안의 내용을 보면, 중학교 수학에서는 '① 분수와 소수의 관계를 이해하고 ② 크기를 비교할 수 있다'거나 '① 순환소수의 뜻을 알고 ② 유리수와 순환소수의 관계를 이해한다'는 내용에서 보듯 두 개 이상의 성취기준을 통합한 성취기준이 다수 눈에 띈다. 사교육걱정은 "두 가지 이상의 성취기준을 통합해 성취기준의 수만 줄이는 것은 내용 감축이 아니다. 두 가지 이상의 성취기준에 맞는 평가가 쉽지 않아 '성취 수준'을 개발할 때 다시 쪼갤 것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학습량이 얼마나 줄었는지 학년군에 따라 살펴보면, 수학 공부 부담이 가장 큰 고등학교에서는 변화폭이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걱정의 분석에 따르면, 초등학교 과정은 1~2학년 6.1%, 3~4학년 19.7%, 5~6학년 7.4%가 줄었다. 중학교에선 5.3%가 줄었다. 고등학교 공통수학은 감소폭이 2.6%뿐이다. 교육부는 2차 시안에서 2009 교육과정 대비 고1 공통수학의 학습량이 26% 줄었다고 밝혔지만, 사교육걱정은 "공통수학의 수업시수도 동시에 20%가 줄어든 점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사교육걱정은 내용면에서도 '반드시 삭제하거나 상급 학년으로 옮겨야 할 내용이 아직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초등 수학에서는 교사들 대다수가 '초등학생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라 지적한 '비례와 비례배분'이 중학교로 상향 이동해야 할 내용으로 꼽혔다. 중학생을 힘겹게 하는 기하의 '형식 논증'과 '대푯값 구하기', 고등학교의 '순열과 조합', '함수 극한' 등도 조정이 필요하다. 암기 수업으로 전락한 '심화 미적분'도 대학 과정으로 보내야 한다고 사교육걱정은 지적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 부소장은 "성취기준을 20% 줄이려면 무엇보다 교수·학습·평가의 혁신이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교과서 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2021년 대입 수학능력시험 과목은 2017년에 확정되는데 그때까지 아무런 수능 관련 방안을 밝히지 않으면 학부모의 불안이 가중돼 사교육이 늘어날 위험이 크다"며 "연내에 수능 개편의 원칙적인 방향이라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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