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한번 칠하는데 20만원? 10배 비싼 젤 네일케어 '폭리' 논란

김소연 2015. 7. 2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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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 네일, 광택·지속력 높아 여름철 인기몰이그러나 제품 원가 차이 크지 않아…가격은 일반 매니큐어보다 최대 13배 비싸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직장인 김유화(32)씨는 얼마 전 큰 마음을 먹고 동료들 사이에 유행인 젤 네일을 받으러 네일숍에 들렀다가 비싼 가격에 깜짝 놀랐다. 젤 네일 기본가격이 5만원, 큐티클 제거 등 손케어 비용이 1만원에 컬러 추가나 그라데이션 비용 등은 각각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 김씨는 "젤 네일이 안 벗겨지고 반짝거려서 기분이 좋다"면서도 "일반 매니큐어보다 젤 네일이 3~4배 비싸 자주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름, 노출의 계절을 맞아 손톱과 발톱에 네일아트를 하는 여성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광택과 지속력이 일반 매니큐어보다 오래 가는 젤 네일이 큰 인기다. 그러나 일반 매니큐어와 과정에서 별반 차이가 없음에도 젤 네일은 기본 3배에서 10배 가량 가격이 비싼 탓에 소비자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27일 본지 조사에 따르면 지역별 차이가 있긴 하지만 서울지역 네일숍에서 젤 네일(손) 기본 가격은 4만~6만원이다. 큐티클 제거 등 손 관리 비용은 따로 1만원이 들고 색깔을 추가하려면 컬러별 3000~5000원, 그라데이션이나 프렌치 등 간단한 아트를 넣으려면 1만원을 추가로 받는다. 비즈나 다양한 그림까지 넣으면 최대 20만원이 든다. 일반 매니큐어를 받는데 손 1만5000원, 발 2만5000원선에 비해 최대 13배 가량 비싸다. 젤 네일은 지우는 것도 일명 속오프(Soak-off)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것도 약 1만원의 비용이 청구된다.

젤 네일은 지속기간이 2~3주로 일반 매니큐어보다 오래 유지되고 광택이 난다. 또 UV램프를 이용해서 젤을 단단히 굳히기때문에 잘 긁히지 않는다. 이에 따라 손, 발 노출이 많은 여름철, 네일숍을 찾는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다. 그러나 일반 매니큐어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은 문제다.

한 네일숍 관계자는 "일반 네일보다 젤 네일이 비싼 이유는 매니큐어 원가가 다르고 그림을 그릴 때 솜씨가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또 일반 네일은 바람에 말리면 되지만 젤 네일은 UV램프 기계 등 필요한 재료가 많아 좀 더 비싼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림 솜씨 외에 원가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영등포 한 네일 도매상가 확인 결과 네일숍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쓰는 젤 네일은 대개 2만원대다. 일반 네일제품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젤네일 중 가장 고가제품도 개당 5만원대로, 이들 제품을 쓰는 숍은 기본가도 7만원 이상으로 높게 책정된다. 네일 재료를 전문으로 파는 온라인 쇼핑몰에도 5개 컬러에 UV램프 기계 등이 포함된 젤 네일 키트 가격이 10만원 선으로 크게 높지 않다. 게다가 매니큐어 한 병으로 수십명의 손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원가가 비싸 가격이 높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창업비용도 높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매니큐어 진열장이나 직원 인건비, 재료비 등 매장 임대료를 제외한 창업비용은 3000만원이면 충분하다. 매장 임대료 역시 백화점이나 마트, 쇼핑몰 등에 숍인숍 형태로 소규모 창업이 가능해 크게 높지 않다. 이 때문에 한국네일협회는 네일산업을 소규모 창업에 고소득이 가능한 비즈니스로 소개하고 있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는 '작은 사치' 열풍 속 여전히 젤 네일이 인기다. 관악구 한 네일숍 관계자는 "우리는 한 장소에서 10년간 운영해 회원만 600~700명에 달한다"며 "여름이니까 노출이 많아 요새 장사가 잘 되는 편인데 특히 젤 네일이 예쁘고 오래 가니까 손님 대부분이 젤 네일을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아무리 홈쇼핑에서 셀프 젤네일 키트를 팔아도 결국 혼자 못해서 다시 오는 손님들이 많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한다"고 덧붙였다.

한 소비자는 "젤 매니큐어 원가가 아무리 높아도 한 병에 수십번 쓸 수 있고 또 일반 네일과 과정이 비슷한데 가격이 비싸다"며 "불황에 공산품은 점점 저렴해지는데 수작업 하는 곳만 '전문가'라는 이유로 계속 비싼 가격을 불러 씁쓸하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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